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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tead.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반미국가 이란의 짝퉁 스타벅스. 그 존재 의미 - 중동 천일야화
반미국가 이란의 짝퉁 스타벅스. 그 존재 의미
반미 국가 이란의 짝퉁 스타벅스. 그 존재 의미
이란은 미국을 참 미워하는 나라입니다. 이란을 가보면 수도 테헤란은 물론 지방 도시 곳곳에 성조기의 하얀 줄에 검은 거미를 그려놓고 ‘미국은 사탄(악마)’이라는 붉은 글귀를 써넣은 포스터나 ‘자유의 여신상’의 얼굴을 해골로 그려놓은 벽화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현지 관공서에서 공무원에게 영어를 썼다가는 “사탄의 언어를 쓰지 마라. 여기선 ‘파르시 밸래디(이란어)’로 말하라”는 질타와 요구를 종종 받기도 합니다.


미국·영국 등 서방과 밀접했던 이란이 반미 국가로 180도 돌아선 건 1979년부터입니다. 그 해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이슬람주의 정권이 들어섰고, 얼마 뒤 영화 ‘아르고’에서 나오듯 이란 주재 미국 외교관들이 444일간(1979년 11월4일~1981년 1월20일) 현지에서 인질로 잡혔다가 전원 추방됐습니다. 이후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양국은 단교 상태입니다. 전세계에 3만3000여개의 점포가 나가있는 맥도널드가 발을 들여 놓지 못하고 있는 몇 안되는 도시 중 하나가 바로 테헤란입니다. 테헤란 거리에서 한국 드라마 대장금이 방영되는 풍경은 볼 수 있지만, 앤젤리나 졸리 등 헐리우드 스타가 나오는 영상물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법적으로 미국 회사의 진출과 각종 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노력에도 문화의 ‘침투’만은 막을 수가 없나봅니다. 지난해인 2012년 8월 이란 여행을 갔을 때입니다. 중부 도시 이스파한 시내를 돌아다니는데 뙤약볕에 금세 갈증을 느꼈습니다. 물을 사려는데 상점 찾기가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는 것만큼이나 어려웠습니다. 무슬림들이 해가 뜨는 동안은 금식을 하는 라마단 기간이었던터라 상점들이 낮엔 거의 다 문을 닫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입술이 메말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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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부 도시 이스파한 한 일반 카페에 스타벅스 스티커가 붙어 있다. 대표적인 반미 국가인 이란은 미국 시애틀에서 개점해 세계 최대 다국적 커피전문점이 된 스타벅스의 현지 진출을 법으로 막고 있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미국 물품 등 대부분의 수입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 국민들은 우회적인 방법으로 정부의 감시를 피해 자신들의 권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 무늬만 스타벅스인 이란의 한 카페가 대표적인 한 예다. 지난 2012년 8월 15일 만난 이 카페 메니저는 “스타벅스 로고를 붙여 놓으면 손님이 더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 때 저 멀리서 신기루처럼 스타벅스가 보였습니다. 초록 인어 로고가 무척 반가웠습니다. 가게에 서둘러 들어갔습니다. “여기 스타벅스지요?” 창에 붙은 로고를 가리키며 카페 매니저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아니요”라고 답하며 겸연쩍어 했습니다. “가게 유리창에 스타벅스 로고가 있잖아요” 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는 “저걸 붙이면 손님이 더 찾아온다고 해서 구해온 거예요. 여기는 일반 카페에요. 미국 정부는 싫어해도 미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라고 말했습니다. 무늬만 스타벅스인 일반 카페였던 것입니다. 함께 다니던 현지 동료는 “커피빈 스티커를 붙여 놓은 데도 있다”고도 귀띔해줬습니다.

세계 어디에도 없을(북한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무늬만 스타벅스인 이란의 한 카페는 이 나라 정권과 국민의 괴리가 심상치 않음을 의미했습니다. 정권이 반대하고 있는 것들을 국민들은 갈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돌새 노석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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