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지음

이순희옮김


이책은제목이선뜻눈에들어오지않아읽어볼까말까망설이다가그래도2007년의책으로선정되었다기에신청을넣었다.’사마리아인’이란표현도잘몰라인터넷으로찾아보았다.기독교와관련있는용어로강도를만나어려움에처한사람을동족들은모른체지나치는데이방인인사마리아인이구해준데서연유한’선한사마리아인’을반대개념으로쓴제목으로선진국중심의신자유경제주의자들을일컫는말로쓰고있다.이책을읽으면서느낀점은전에’렉서스와올리브나무(2005/12)”문명의충돌(2005/05)’을읽지않았으면왜저자가이렇게일관되게나쁜사마리아인에대해열변을토하는지이해하기쉽지않았을것같다.

저자의주장은저개발국가에서일정한부분의제조업발달을위해서는자생할능력을갖출때까지정부의보호와지원이필요하며신자유경제주의자들이주장하는세계화는경제적으로취약한개발도상국들의형편을배려하지않는,불공정한처사라는것이다.이것이이책에서처음부터마지막까지반복해서강조하는내용이다.저자는이를이해시키기위해저자의아들이야기를예로든다.여섯살난아들진규를학교에보내지않고빨리돈벌이를하도록시키면돈은벌수있지만전문적인직업은가질수없을것이다.그렇기때문에전문적인직업을갖기위해서는일정한시기까지돈을들여교육을시키고보호해주어야한다는논리이다.우리나라도이런과정을거쳐지금의IT강국이되고경제적으로성공한국가의이미지를갖게되었다는것이다.신자유경제주의자들은개발도상국들에게외국의투자및무역에관한규제를완화내지는철폐를주장하지만이들의주장은지금선진국들로분류되는국가들의과거행태를감안하지않은,현재의상황만을고려하고있으며선진국들도과거에는현재개발도상국들의여러제재들보다도더심한규제와자국의보호정책을시행하였으나지금은현재의상황만을개발도상국들에게강요하고있다는것이다.지난번읽은’렉서스와올리브나무’에서는세계화만이살길이라고주장하는내용에그렇겠구나생각했는데이책을읽으니이책의주장이구구절절이옳아보인다.경제학에문외한이니남의주장에이리저리휩쓸리는것이야어쩔수없지만기분이그렇다.지난번읽은’만들어진신’과그에대한반박서인’도킨스의망상’과같은개념의세계화에대한반박서성격이지만’도킨스의망상’과는달리이책은매우인상적이다.과거선진국들의각종보호정책들을인용하고비교적쉽게기술하고있어경제에문외한이라도이해가가능한역작이라할수있다.그러나앞에서이야기한데로이책에서저자가왜처음부터끝까지열내어신자유경제주의자들이주장하는바를반박하는지를이해하기위해서는’렉서스와올리브나무’,’문명의충돌’과같은책들에대한이해가필요하다.


99쪽중에서

한국은한때해적판의천국이었음에도불구하고지금은중국과베트남에서한국가요의해적판CD와한국영화의해적판DVD를만들고있는것을걱정하고있다.더욱어이없는현실은한국에서자유시장을옹호하는이들이그리오래지나지않은과거어느시기에국가개입주의와보호무역주의정책을입안하고실행에옮겼던장본인들인경우가많다는것이다.


155쪽중에서

마지막으로강조하고싶은사실은초국적기업들이반드시외국인직접투자를규제하는나라를피해갈것이라는생각은잘못이라는점이다.신자유주의정통파들의주장과는반대로외국인투자의유입수준을결정하는데있어규제는그다지중요한요소가아니다.만일이들의주장이사실이라면중국같은나라는외국인투자를많이받지못해야한다.그러나크고빠르게성장하는시장과우수한노동력,우수한사회간접자본을제공하는중국은전세계외국인직접투자의약10%를확보하고있다.


206쪽중에서

독일제조업자들은또피아노나자전거의경우조립되지않은상태에서보내영국에서조립하는요령을부리기도했다.원산지표시도장을거의눈에띄지않는곳에찍는방법도사용하였다.19세기영국의저널리스트어니스트윌리엄즈가독일의모조품만들기에대한책[메이드인저머니]에썼듯이,"어느독일회사는대량의재봉틀을영국으로수출하면서잘보이는곳에는’싱어’와’북영국재봉틀’이라는라벨을붙여놓고,메이드인저머니도장은거의눈길이가지않는발판밑에찍었다.그러니대여섯명의재봉사들이힘을합쳐재봉틀을거꾸로뒤집어보기라도하지않는이상그표시를읽을도리가없었다"는식이었다.

현재독일의이미지와는전혀상관이없어보이는과거독일의모습이다.


254쪽중에서

여기서한가지중요한문제는부정한돈이해당국가에남아있는가하는것이다.뇌물로받은돈이스위스은행에예치된다면,이것은투자를통해더많은소득과더많은고용을창출하는일에기여할수없다.이것이자이레와인도네시아가차이를보이는주요한원인들가운데하나이다.인도네시아의경우는부정부패와관련된돈이대부분국내에남아서고용과소득을창출했다.자이레의경우는부패한돈이대부분국외로빠져나갔다.부패한지도자가있다면최소한더러운돈을국내에남겨두기를바라야한다.


256쪽중에서

새뮤얼헌팅턴의"경제성장의관점에서보면엄격하고지나치게집중화된,그리고부정직한관료들이존재하는사회보다더나쁜사회가딱하나있으니,그것은바로엄격하고지나치게집중화된,그리고정직한관료들이존재하는사회이다."


281쪽중에서

오스트레일리아출신의한경영컨설턴트가어떤개발도상국에가서여러공장들을둘러본뒤자신을초청한나라의관리들에게이렇게말했다.

"당신네국민들이일하는모습을보는순간당신네값싼노동력에대해가지고있던내인상이당장깨져버렸다.이들이낮은임금을받고있는건분명하지만이들이내는수익역시똑같이낮다.당신네국민들이일하는모습을보고있으면시간은아무런문제가되지않는다고생각하는,아주만족스럽고태평한국민이라는것을느끼게된다.경영자몇사람과이야기를나누어보았는데,이들은대대로내려오는민족적습관을바꾸기가어렵다고말하더라."이나라는1915년당시의일본이라고한다.


283쪽중에서

영국의유명한파비안사회주의지도자비어트리스웨브는1911년에서1912년사이아시아를여행하고난뒤일본인을’지나치게여가를즐기고,참을수없을정도로개인적독립성이강한’사람들로묘사했다.그녀는또일본에서는’사람들에게도통생각하는법을가르치려하지를않는다.’고말했는데,나의선조들에대해서는훨씬더가혹하게이야기했다.그녀에따르면한국인들은’더러운진흙집에살면서,활동하기불편한더러운흰옷을입은채이리저리배회하는불결하고,비천하고,무뚝뚝하고,게으르고,신앙심이없는미개인1,200만명’이라는것이다.—중략—이런것들이모두서양인들이동양인에대해가진편견이라고는할수없었다.영국인들은독일인들에대해서도비슷한말을했다.19세기중반에독일이경제적인도약을하기전까지영국인들에게독일인들은’둔하고굼뜬사람들’이었다.’게으름’은독일민족의특성으로자주언급되는단어였다.


296쪽중에서

문화에근거해서경제발전을설명하려는시도는,바로이런사실을파악하지못하고있다는점에서,과거를통해확인된바에근거한사후정당화에지나지않는다.자본주의초기시절경제발전에성공한국가들의대부분이신교였기때문에많은사람들은신교가특히경제발전에적합하다고주장했다.하지만제2차세계대전이후천주교문화권인프랑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남부독일이급속히발전하자신교뿐아니라기독교전체가’신통한’문화로취급되었다.일본이부자나라가되기전에는동아시아가유교때문에발전하지못했다는주장이있었으나,일본이번영을이룩한뒤에는중국과한국의유교가개인의계발을중시하는데반해,일본의유교는협동을강조하기때문에급속한경제발전이가능했다는주장으로바뀌었다.그러다홍콩,싱가포르,대만,한국이경제적으로좋은성과를거두기시작하자유교에여러종류가있다는것은잊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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