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2008

어제오후늦게부터내리는비가오늘도하루종일이어진다.오전에는학회참석하고오후에귀가하여날이개면산에가려던계획이무산되어버렸다.이것저것해야하는일이줄지어있다는생각에마음이여유롭지않지만날만개었다면만사제쳐놓고나섰을것이다.

볕이좋은곳은곳곳에개나리가꽃망울을터뜨려멀리서도알아볼수있게노랗게물들고나무들마다새순이돋아나푸릇푸릇하다.매번보는봄의모습이지만볼때마다경이롭다.

지난겨울교정에서유난히마른잎을잔뜩매달고있는단풍나무는아직새순기별이없지만겨우내매달고있던잎을어찌하려는지궁금하다.같이한시간이만만치않지만피차간에별정은남아있지않아봄바람한번에이별할듯하다.

사람들은인생이한번의춘하추동으로끝나는데나무들은매년춘하추동을반복하고있는셈이다.매번쉽게잊어버리는사람들에게매년반복해서삶의진리를일깨워주려는것같다는생각도들지만그이치를깨닫기에는하루,한주에매달려있는나에게너무벅찬일이다.그러나심오한이치를깨닫지는못한다해도새로운봄의시작은마음을들뜨게한다.막겨울을마치고봄의시작은겨울이멀었다는것을의미하기에마음이푸근해지고나른해지는몸마저도즐기고싶어진다.

비가계속오는지소리는들리지않아도여전히우산들을쓰고다닌다.다른날놓아두고주말에비가온것이섭섭하기는하지만이번비에묵은먼지털어내고새순들이앞다투어얼굴을내밀것을생각하면반갑기도하다.다들새순을먼저내보내지만개나리며진달래,그리고목련은잎보다먼저꽃을선보일것이다.꽃들도아름답지만연초록의새순들도사랑스러울것이다.

매년봄마다약간의몸살기가있곤했는데이번봄은별일없이지낼수있기를기대해보면서비온봄날밤에한자적는다.

<예전에찍은사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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