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2011-15)

피곤이아직남아있지만피곤을푸는방법은잠자는것보다산행이도움이될것같아새벽에집을나섰다.계절은여름에접어들고있다.가볍게입은옷차림사이로스며드는바람은시원하다기보다는훈훈한느낌을준다.

이른시간에도도봉산역에는많은등산객들로붐비는가운데산입구에는하수관공사장비들로복잡하다.이시기에는촬영할만한것이무엇이있을까싶었는데산에들어서자마자초여름꽃들이시선을끈다.꽃이그리화려하지는않지만많은꽃송이들이화려함을메우고도남음이있다.유난히꽃들이하얗다.하얀꽃들이초여름과잘어울린다는생각이든다.

해가뜬지는한참되었지만산속에는이제야빛이스며들고있다.햇살이숲으로퍼져나가는모습을보는것은새벽산행의큰즐거움이다.이즈음에는거미줄에매달려등산로를가로막는것들도많이보인다.가능하면자연을건드리지않으려하지만매달려낑낑거리는애벌레두마리를한참보다가숲으로보내주었다.한편에붉은빛의꽃이있어보니헤어진진달래꽃이다.산이라해도이제는보기어려운데정말느지막이핀모양이다.모양이야별다를것이없지만늦은탓에시선을끈다.

어느때보다오르는것이힘들어수시로쉬면서가다보니여러등산객들이앞서간다.하지만가쁜숨소리가옆으로퍼져나간다.가다가선조대에들러잠시쉬는데최근에보던중가장맑게보인다.

하산길은오늘처음가는길.그리다녔어도아직초행길이남아있다는것이신기하다.내려가는데한편이시원하게열려있어조심스럽게가보니새로운시야로도봉의암벽이펼쳐져보인다.처음보는전경이다.가족들에게보여주니매번보여주던선조대와무엇이다르냐고한마디한다.나는새로운시야에서보게되어흥분되었는데다른사람들은차이점을느끼지못하는모양이다.

평소보던것보다아래에서위로올려다보는방향이어서더웅장한느낌이다.

바위가경사진탓에누우니바로머리를세우지않아도눈앞에도봉의암벽이다가온다.새로운길이기는하지만온전하게산입구까지는아니고중간에만월암에서내려오는등산로와연결된곳이다.하지만내려오다보니분기점이어딘지는기억이나지않아이곳을찾아오르려면어렵겠다는생각이든다.등산로한편에다람쥐가앉아무언가먹고있다.볼때마다사진을얻지만워낙경계심이많아가까이가는것은한계가있다.

내려올수록등산객은늘어만가고오랜만에막걸리아저씨도막걸리배낭을메고올라가는모습이보인다.

지난산행과열흘사이에장모님이운명을달리하셨다.막내외동딸의사위에게큰사랑을주시고장인어른옆으로가신것이다.마지막며칠중환자실에서고생하신모습이눈에선하다.의사로서어찌해볼방법이없다는사실을새삼스럽게느낀열흘이었다.지난주내내어려웠지만주위의많은분들이도움을주어잘모실수있었다.

부디좋은곳에서장인어른과함께하시기를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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