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천명관지음

책을다읽은다음이글을쓰면서이책을어떻게읽게되었는지생각해보아도기억이나지않는다.흔히신문에소개된것을메모해두었다가보는데그런기억이없다.그렇지만이책역시처음에는대학도서관에서대출을받았으니기억은나지않으나신문-메모-대출의과정을거쳤으리라.왜‘처음에는대학도서관’이란표현을썼냐면대출을받고난후며칠지나병원도서관에가보니그곳에도이책이있는데거의새책같은상태로있어먼저대출한것을반납후병원도서관책으로읽었기때문이다.

이작가의소설은이책이처음이다.책의겉장에는‘제10회문학동네소설상수상작’이라고적혀있다.동네라는표현을오랜만에본다싶은생각과함께무슨상이름에동네가들어가나싶었는데나의이런무지한생각과는찾아보니문학동네라는출판사에서신인작가발굴에앞장서만든상으로나름대로저명한상이라는느낌이들었다.나에게무슨문학상수상작이라는의미는별로없지만이책은첫쪽부터나를책속으로들어가게만들었다.

421쪽.전에읽은‘인간연습’과는달리판형도큰편이고여백도그리많지않은편이라겉장에적혀있는장편소설이라는표현이어색하지않은책이나비교적짧은시간안에읽을수있었다.소설이비소설보다는쉽게읽을수있으나이책은유난히흡인력이큰작품이다.소설의배경이나시대가불분명하게처리되어있으며등장인물들도제대로성을가지고있는이들이없이그저‘생선장수’‘칼자국의사내’‘곰보’‘쌍둥이자매’등으로표현되어있고주인공인‘금복’과그의딸‘춘희’도마찬가지이다.

‘금복’그녀는산골에서홀아버지밑에있다가생선장수를따라가출을하게된다.그녀는생선장수와살림을차리고건어물장사를시작하여장사꾼으로서의수완을발휘하나생선장수와해어져‘걱정’과살게된다.거대한몸매를가지고힘도좋으나약간을모자란듯한‘걱정’은쓸데없이힘쓰다폐인이되고,‘금복’은‘걱정’과함께그지역의건달인‘칼자국의사내’와동거를하게된다.‘칼자국의사내’는일본에서야쿠자생활을하면서‘나오꼬’라는게이샤의마음을얻기위해손가락6개을잃은과거를가지고있는데‘금복’을‘나오꼬’로생각하면서지내다가‘걱정’을죽였다는오해를받고서는‘금복’에게작살로죽게된다.그녀는이론적으로는설명이되지않는죽은지오래된‘걱정’의씨를갖게되고‘쌍둥이자매’의마굿간에서‘걱정’을닮은‘춘희’를출산하게된다.‘춘희’는돌도지나기전에30킬로그램의무게를자랑하는힘이매우좋은딸이나말을하지못하고지능이떨어지는아이이다.그후‘금복’은평대라는곳으로나와국밥집을하다가그당시들어와유행되기시작한커피점으로바꾸고자리를잡게된다.

한편원래이집에서국밥집을하던노파가있었는데그녀는심한박색으로나이30되도록노처녀로대갓집일을도와주다가그집의반편이외아들을돌보게되는데이반편이의양물이한자는될정도로큰것에놀라반편이와몸을섞게되고,발각되고,?게나는데결국은반편이를죽이게된다.반편이와의사이에딸을하나두는데사고로노파는딸의한눈을찔러외눈을만든다.그녀는돈을벌어야되겠다는생각으로엄청난돈과땅문서등을천장에숨겨놓는데비가많이오는날밤에‘금복’이는물에무거워진돈으로인해돈벼락을맞게되면서이야기는진행된다.이책에서‘금복’과‘춘희’는엄마와딸의관계이지만두명의주인공과같은위치를지키며책의줄거리를이끌어나간다.소설내내이두사람은서로남과같은형태로지내게되는데너무나도다른이두사람의시각이책속에서는잘어우러져표현되고있다.

책을읽고난후정리하다보면소설과비소설은큰차이를보인다.소설의첫번째덕목은우선재미있게읽을수있어야한다는것이내생각인데문제는책을덮고나서는정리가쉽지않다는것이다.물론비소설의경우는대부분이와반대이다.책의내용일부를정리해놓고보니글재주가없어오히려새로이읽을독자들의흥미를반감시킬수도있다는생각도든다.하지만재미로이야기한다면최근읽어본책들중에서는가장재미있는책으로꼽고싶다.책을읽고난후겉장안에있는작가의간단한약력을다시보게되었다.

64년용인출생,영화<총잡이><북경반점>등의시나리오집필.2003년문학동네신인상에단편<프랭크와나>가당선되어등단.현재영화연출준비중.

길지않은내용이지만이소설을재미있게읽은이유를조금은알수있을것같다.시나리오작가로활동을하였다는내용때문인지영화한편을본것같은느낌도든다.

재미있게시간을죽이고싶은이들에게강추.

<2006년12월9일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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