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인용,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본 한국 경제의 현재는?

지난 3월 10일 대통령 탄핵 인용이 이뤄졌다. 온 세계의 시선이 대한민국에 집중된 헌정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주인이 없는 집은 거미줄이 쳐지기 마련. 컨트롤 타워가 사라진 지금 탄핵인용이 한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알아본다.

 

탄핵 선고에 긍정적으로 반응한 국내 증시…‘정치 불확실성 제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첫 증권시장 거래일인 12일 국내 증시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전날 거래일보다 2.55포인트 오른 2027.24p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은 8.73포인트 오른 603.08p에 마감하여 600선을 회복했다. 탄핵 가결 후 소비자 신뢰지수 혹은 증시가 하락하는 일반적인 상황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띠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 호세프(Dilma Rousseff) 전 대통령 탄핵 사례와 비교해보자, 아래 표에서는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되기 전후에 증시와 소비자 신뢰지수가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후 지수는 테메르(Michel Temer) 정부의 다양한 정책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의 탄핵 선고 전후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는 “탄핵 인용이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안정적이었던 것은 시장이 정치 리스크를 예측하고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탄핵 인용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회수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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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탄핵 과정을 보더라도 소비자신뢰지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과정에서 상승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는 3월 21일 기준 2011년 7월 8일(2,180.35p) 이후 5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갱신했고 주식시장도 안정세에 들어선 것을 보인다.

 

대외 변수로 인한 한국 무역 타격정치적 공백 빠르게 채워야..

한국의 무역상황은 권력공백에 다양한 요소들까지 더해 전망이 어둡다. 탄핵소추안이 인용되면서 한국의 신용등급은 상승했지만 한국은 중국의 사드 보복, 미국의 금리인상과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적인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다. 재계는 “정부가 주변 강대국과의 현안을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기업들도 마음 놓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데 강도 높은 무역보복에도 기댈 곳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보호무역주의 만연으로 인한 무역수지 악화이다. 아래는 주요 30개국 대한 수입 규제 조사에 대한 그래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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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행중이거나 추가적인 규제를 고려하는 사례는 총 182건으로 인도(33건)가 가장 많고 뒤를 이어 미국(23건), 중국(13건), 태국(11건), 브라질(10건) 순이다. 세계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를 강화하면서 무역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85%에 달하는 한국은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몰리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런 구조적 요인에 글로벌 경기회복 지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표방 등 다른 요인까지 겹치면서 자유무역 질서가 근본적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조기대선 국면에 들어서면 이전보다 불확실성이 많이 줄어든다”면서도 “새로운 정권이 탄생할 때까지 정책적 공백은 불가피할 것”이라 덧붙였다.

 

예년 수준과 비슷정치 불확실성 걷히자 기업 공채 스타트

취업시장에서는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박근혜 정부가 시행하고 있던 474공약, 4대 개혁, 산업구조조정등이 ‘올 스톱’되었고, 그 여파로 10대 기업들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올해 2월 중순까지 어떠한 채용계획도 내놓지 않아 많은 구직자들의 불안 심리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탄핵 정국이 마무리 되면서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개선의지를 보였다. 아래 표는 주요 기업들의 전년 대비 올해 채용계획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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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특검 수사로 차질을 빚었던 상반기 채용의 문을 열었고, 미뤄놓았던 사업도 재개할 방침이다. 이미 삼성, 현대, SK를 포함한 주요 대기업들은 전년 대비 상반기 채용을 동결하거나 늘릴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최종 채용 규모는 2차 면접전형이 끝나봐야 알 수 있지만 예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신입직원 채용을 계기로 그동안 사회·경제적 요인들로 다소 가라앉았던 사내 분위기도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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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경택(고려대), 문예나(덕성여대), 권남훈(중앙대), 송민지(서울여대), 이종수(명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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