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지만 보고 있는 기술, 캄테크(Calmtech)

은밀할수록 편안해지고, 개인을 배려해주는 기술

새로운 소비 트렌드 형성으로 진화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삶의 질 향상

얼마 전, 구글글래스라는 웨어러블 스마트 안경이 출시되었다. 증강현실 기반의 기기로, 안경알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사용자가 필요한 앱을 이용할 수 있는 안경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기록할 수 있다는 특징으로 인하여, 소비자에게 철저히 외면당했다. 기술 개발자의 기대와 소비자의 인식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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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오르는 기술, 캄테크(Calmtech)

‘조용하다’는 의미의 캄(Calm)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일상 생활환경에 센서와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를 보이지 않게 내장 ·활용해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각종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한다. 어떻게 보면 키다리아저씨 같은 존재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게 조용히 저희를 도와주니 말이다.

현관센서등은 대표적인 캄테크 사례로 꼽힌다.
현관센서등은 대표적인 캄테크 사례로 꼽힌다.

현관센서등은 집에 아무 생각 없이 들어올 때 따로 불을 키지 않아도 눈앞에 어떤 장애물이 있는지 볼 수 있게 해주고, 동시에 에너지 절약도 가능한 기술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이 편하게 생활하는데 도움을 주는 기술은 모두 캄테크다. 바로 “인간적인 형태의 기술을 구현하는 것”인 셈이다. 조용히 정보를 모으고 사용자가 필요할 때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 할 수 있다.

noname03또 캄테크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사물인터넷(IoT)이 있다. 사물인터넷이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의미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물인터넷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고, 2022년에는 사물인터넷 국내시장규모가 현재의 약 5배 수준으로 커질 거라는 전망이다. 사물인터넷이라고 하면 먼 미래의 이야기 같지만 이미 일상에는 다양한 사물인터넷이 존재한다.

▲ 캄테크의 국내 사례

캄테크는 현관센서등 같은 센서기술에서 출발하고 있다.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2030년에는 100조 개가 넘는 센서로부터 수집된 빅데이터를 통하여, 알고리즘이 개발될 것이라 전망했다.

캄테크는 단지 센서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소리 없이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여 커스터마이징된 이용자 혜택(benefit)을 주는 과정으로 발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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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몬스는 2017 S/S 가구 트렌드 및 신제품 품평회에서 캄테크(Calm Tech) 기술이 적용된 침대와 매트리스를 선보였다. 에몬스가 선보인 매트리스에는 웰 슬립 센서라는 특별한 센서가 붙어있다. 이 센서는 비접촉식 센서로써 장치를 몸에 부착하지 않아도 수면을 취하는 동안의 심박수, 호흡수, 뒤척임 등의 수면 환경의 변화를 기록하며, 휴대폰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또 수면 관련 기록들을 기반으로 모션베드가 자동으로 움직여서 바른 수면 자세를 유도한다.

위 사례를 통해 캄테크가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는  ‘무자각성’과 ‘확장성’, 그리고 ‘융합서비스’ 등 3가지로 분류된다. 무자각성은 사람들이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최소한의 주의와 관심만을 끄는 것이다. 확장성이란 가상과 현실의 격차가 없이 잘 어우러지며 또 다른 방향으로의 확장이다. 마지막으로 융합서비스란 캄테크 기술을 이용하여 제3의 서비스와 융합된 가치의 창출이다.

▲ 캄테크의 일장일단(一長一短)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 캄테크는 기술의 본질이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있다는 점을 주지시킨다. 효율성과 자동화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하게만 사용된다면 사람이 관여하지 않고 기기 스스로가 반복적 일을 대신해서 사람이 다른 의미 있는 일에 시간을 쓸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한다. 적게는 하루 몇 분에서 많게는 하루 몇 시간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아끼게 해줄지 모르는 것이다.

캄테크 기술의 발전에는 꼭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캄테크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는 사물인터넷이 활발해지게 되면 그만큼 나의 활동 정보 하나하나가 인터넷 어딘가에 기록된다. 기기로 제어되는 가정용 실내 온도 조절기와 같은 기기라면 문제가 한정적이고 그리 거대해지지는 않겠지만 만일 도시 전체의 교통 시스템에 대해 통제권을 잃게 된다면 재난이 초래될 수 있다.

기기가 오작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프로그램이나 기기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때때로 이러한 결함이나 문제가 꽤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는 가능성을 인지한다. 사물인터넷에서도 문제 있는 기기(자료 수집에 오류가 있는 것)와 결함이 있는 프로그램(자료 처리에 오류가 있는 것)이 미래 세대가 의존할 정도로 성장한 대규모 시스템에 큰 타격을 입힐지도 모른다는 가능성도 자각해야 한다.

캄테크는 보안과 안정성, 신뢰성이라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그러나 대량소비의 시대가 지나간 자리를 대체하는 캄테크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다. 보이지 않고 조용한 만큼 그 가능성과 파급력 또한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안정적인 하드웨어와 통신망을 선점한 우리나라에게는 무한한 기회이다. 캄테크에 대해 어떠한 시각과 자세를 가져야 할 지 생각해야 한다. 인간적인 이 배려의 기술이 어떻게 우리들의 삶을 바꿔나갈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한다.

조선일보를 읽는 전경련EIC의 선택, choeic’s

글 = 강문혁(서울과기대), 강지현(가천대), 전진우(고려대), 한혜리(경기대), 고경태(중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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