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대국의 옹졸한 보복, 위기를 기회로… 동남아 본격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지난 2월 28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은 한국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우리나라에 경제적 보복을 가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보복이 한국에 치명적인 이유는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국가로, 한국의 GDP 대비 무역 의존도는 무려 104%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경제 대국의 비율이 평균 20~50%를 이루는 것에 비하면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중국에 대해 2016년 기준 25%에 달해 가장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는 일명 ‘차이나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그림1

중국의 구체적 사드 보복 행태는 대부분 ‘소비재’ 와 ‘관광업’에 치중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중국이 한국의 ‘중간재’와 ‘자본재’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인데, 실제 한국이 대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량 중 70%가 중간재와 자본재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6년 한국에 가장 많이 찾는 외국인은 중국인으로 807만명에 육박하고 이는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에 가까운 47%에 달하며, ‘유커’라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지출하는 돈의 액수만 해도 2015년 기준 139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민의 한국 단체 관광을 전면 금지하기로 하였고, 중국 크루주선사인 스카이시 크루즈사가 연말까지 예정된 14차례 부산 기항을 모두 취소한다고 부산항만공사에 공식 통보하였다. 6월 말까지 최소 90척, 39만명이 부산 여행을 취소하였고,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부산의 경제소득 감소효과는 무려 9천 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 또한 21개 여행사를 통해 제주관광을 예약했다가 취소한 중국 관광객 수는 무려 11만 4493명이며, 여기에 중국인 점유율 90%이상을 차지하는 크루즈선도 제주기항 일정을 취소하며 올해 말까지 중국발 크루즈선의 한국 입항 금지 조치가 계속 된다면 약 300번의 항차가 취소 될 예정이다. 국내 관광업계는 중국에 상당히 의존도가 높아 많은 크루즈선사와 여행사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한한령’으로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 역시 중국 사업에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유통계열사 롯데마트가 집중 표적이 됐다. 중국 당국이 사소한 소방 시설기준 위반을 이유로 롯데마트에 대한 영업중단 처분을 남발하더니, 현재 문을 닫은 롯데마트 수가 전체 중국 롯데마트(99개)의 절반을 넘어선 상태이다. 이에 따른 매출 손실 규모는 최소 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업체들은 이 혼란을 틈타 ‘상업적 쇼비니즘(배타적 애국주의)’을 선동하면서 “한국 제품 대신 중국 제품을 사라”는 마케팅 활동을 노골적으로 펼침에 따라 경제 보복이 수출업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한국 관광 상품 판매 금지, 한국 상품 불매 선동, 롯데마트 영업 정지 등의 수단을 가리지 않는 중국의 횡포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무역 보복에 대해 대처 방안을 찾는 게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넥스트 차이나’, 동남아 시장으로..

중국의 사드보복 사태는 한국이 중국의존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일깨웠다. 단기적으로 한중간의 경제적 관계개선을 회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높은 중국의존도를 분산시키기 위해 새로운 생산기지와 소비시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포스트 차이나”를 벗어나 “넥스트 차이나”를 바라봐야 하는 한국기업의 변화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한국기업이 “넥스트 차이나”로 눈여겨봐야 할 시장은 동남아시아 시장이다. 동남아시장은 중국에 비해 인건비가 저렴하고, 적극적인 외국기업 유치활동으로 현지 투자환경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14일에 열린 ‘한∙인 비즈니스 서밋’에서 “한국 기업이 인도네시아 창조산업, 특히 관광산업에 투자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으며, 인도네시아에서 철강∙석유화학 등 기초산업과 신발∙의류 분야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한국과 문화와 관광 등 ‘next step’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한한령’에 대비하여 동남아 지역으로 한류 수출 시장을 넓히는 작업으로 다양한 노선을 개척할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2

 

▲ 중국의 경제보복 대응 성공 사례, 키워드는 ‘다각화’

<1.연어의 천국>노르웨이

중국이 다른 나라와 정치적·외교적 마찰을 빚는 과정에서 경제보복에 나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노르웨이 노벨평화상 위원회가 반체제 인사(류사샤오보)를 수상자로 결정한자 중국은 학술 교류에 제재를 가함과 동시에 경제 보복 조치로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금지했다. 그 결과로 노르웨이산 연어의 중국 시장점유율은90%에서 30%로 급락했다. 큰 타격을 입은 노르웨이는 수출시장 개척에 발 벗고 나서며 맞서게 된다. 노르웨이는 EU, 한국에 시장을 개척하며 수출다각화를 시행하였고, 홍콩과 베트남을 통한 중국 우회 수출 등을 시도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중국의 수입제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의 연어 수출액은 연65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결국 2016년 양 국가의 교역정상화가 이루어지며 중국 보복 조치는 실패로 돌아갔다.

<2.TWICE 쯔위의 나라>대만

작년 5월 대만 독립성향의 새정권이 출범함에 따라 중국은 대만으로 여행을 떠나는 중국인 관광객을 제한하였고, 이에 중국 관광객은 전년대비18% 감소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조치에 대해 대만 정부는 무비자 확대등을 통한 동남아국가 등으로 시장을 개척하며 시장 다각화와 관광객 국적 다변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였고 그 결과 연간 해외 관광객 1069만명이라는사상 최대의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중국의 경제보복을 극복하고, 다른 국가 관광객을 유치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 것이다.

1

가장 직격탄을 맞고 있는 관광업계에서 역시 줄어드는 유커 관광객들에 의한 피해를 분산하기 위해 동남아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노력을 하고있다. 동남아시아 이슬람 인구가 늘어나면서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무슬림 관광객 120만명을 유치하기 위해 본격 나서기로 했다. 무슬림이 대다수인 동남아 관광객을 위해 할랄 식당기준을 제시하는 등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할랄 식품 시장도 틈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2아모레퍼시픽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 부상 중인 중국 시장에서 성공했지만 일찌감치 시장점유율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기 위해선 중국 밖의 신(新)시장을 개척해 다변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노골화하는 중국 내 반한(反韓) 감정에 대응하여 화장품과 유통, 음식료 업종 등에 속한 많은 국내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이러한 실정에서 동남아 시장을 개척해 성공을 거둔 아모레퍼시픽은 ‘넥스트 차이나’의 모범 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 이처럼 ‘다각화’는 중국의 옹졸한 경제 보복에 대한 유일한 보복이며, 그 열쇠는 이제 동남아시장에 있다.

조선일보를 읽는 전경련EIC의 선택, choeic’s

글 = 강혜진(연세대학교), 김동욱(인하대학교), 유지은(서울여자대학교), 장형욱(중앙대학교), 정지원(한국외국어대학교)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