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송시] 꽃/김춘수
[꽃]
-김춘수- 내가그의이름을불러주기전에는 그는다만
하나의몸짓에지나지않았다.
내가그의이름을불러주었을때
그는나에게로와서
꽃이되었다.
내가그의이름을불러준것처럼
나의이빛깔과향기에알맞은
누가나의이름을불러다오.
그에게로가서나도
그의꽃이되고싶다.
우리들은모두
무엇이되고싶다.
나는너에게너는나에게
잊혀지지않는하나의눈짓이되고싶다.
◈해설
이시는’존재의본질에대한인식문제’를다룬다소관념적이고형이상학적인
경향을지닌작품이다.
이시는’이름을불러주기’라는명명행위에대한인식을바탕으로전개된다.내가대상을인식하기
전에는그는다만무(무)와다름없는존재였다.
여기서’하나의몸짓’이란무의미한존재를상징하는것이다.
그리하여2연에서’내’가’그’의이름을불러줌으로써비로소그는내게의미있는존재인’꽃’이된다.
한편3연에이르면이제는주체인’나’도대상인’너’에게로가서의미있는존재가되고싶다고한다.
여기서’대상없는주체도,주체없는대상도무의미하며,성립될수없다’는말을떠올려볼때,이는
‘존재의본질구현’을향한서정적자아의염원이라고할수있다.
시인은한때이러한’존재의본질을찾는’작업에치중한적이있었는데그의작품중에자주언급되는
작품에는<꽃을위한서시>가있다
<출처: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