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의 풍경

양재천은서초구에서시작하여간남구의탄천으로가는

비교적작은하천인데

내가서울(서초)에거주한지도

17년이되도록한번도찾아본일이없던곳이다

봄의초입에서불현듯양재천을따라산책하고픈생각이들어

친구에게전화를걸어1500시에삼호물산앞의

서초와강남구의경계인다리부근에서만나기로약속을하고집을나섯다

날씨는맑았지만어디기온이야하룻만에달라지는것도아니어서

조금은쌀쌀하였는데

우리는먼저서초의교육문화회관방향을가기로하고

서쪽으로발길을돌렸다.

거기에서처음우리를반기는것은비둘기떼들이

부근의나뭇가지에앉아도열하는모습이었는데

같이섞여있는까치들도짹잭거리며박수를처주고있었다.

우리는강변을거닐며

봄의전령사를찾을마음으로풀섶을뒤지는데

한곳에는큰봉우리는아니더라도

버들강아지들이눈을떠서우리를반겨주었고..

한들한들춤추는것이여울물소리와

조화를이루려는듯

수줌게흔들리고있었고

어디서비둘기한쌍이마른풀잎을헤치며

모이를줒느라바뿐모습이다

여전히강물은흐르는데봄을준비하듯

강에는징검다리가적당히놓여있어

다니는이들로하여금

시골의정겨움도불러일으키는듯한데

서초구에서마련한듯조그만운동장에는

동네청소녕들이뫃여농구도하고

인라인을즐기고자전거를타며

오는봄을몸으로맞이하는듯하였는데

조금올라가니

군데군데가족으로보이는사람들이

아이들과어른들이함께봄볕을즐기고있었고

집에서기르는강아지도깡충깡충뛰며재롱을부린다

우리는그길의끄트머리쯤에서

다시U턴을하여강남구방향으로되돌아오는데

어디서개한마리가물끄러미우리를처다보더니

어슬렁대며오던길을되돌아서는모양이

버림받은강아지같아서안쓰러워보인다.

강아지가도망가는뒤를따라한참을걸으니

요즈음장안에서제일살고싶어한다는

타워팰리스빌딩이눈에들어온다

그이름에버금가려하는듯주변의아파트와는

모양새부터가다른데

처다보는시민들도힐끔힐끔처다보기만한다.

마침우리는웬사람들이웅성대는곳을발견하고는

그쪽으로가서합류해보니

어느젊은이가조그만모형배에모터를달아

시험운항하는것이었는데

불꽃도매어달아운항하는폼이예사솜씨가아니다

우리는걷던길을다시걷는데

강가의억새풀에가린

타워패리스를처다보는데도목이아푸다

건너편에는비교적간벌이잘된

조그한야산에서는참새멧새들지저귀는소리가

건너에있는우리들귀에도간지러운데

어느덧시계는1800시를가르치고있었다

얼마전이라면어두웠을하늘인데

이제야뉘엇뉘엇해가서산을넘을준비를하고

우리의눈에비치는빌딩의가운데로

오늘의빛을거두어드리고있었다..

<200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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