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 씨 –
BY 모가비 ON 4. 2, 2005
-불씨-
새벽오는데
태우고태운분진(焚塵)
질화로가에
*어릴적의시골겨울밤은길기만하였다.
제한송전으로전기불이꺼지면등잔불이고작인데
등잔불마저석유값이아까워마음놓고켤수가없었다.
숙제는해야겠고,
일기는써야겠고.
빌려온만화책은읽어야되는데
할수없이화롯불에비춰서읽던생각이난다.
그러나그것마저오래쓰면
아침의쏘시개불씨마저없다고야단을맞아야했다.
그래서우리는잠들기전에항상화로의재를모아서
불씨를꼭꼭덮어놓아야했다.
이윽고첫닭이홰를치는새벽이면
어머니는그화로불을뒤적여
찾아낸불씨에불을댕겨아침밥을준비하곤했다.
내이제이렇게밝은전등아래에서
새삼그화롯불이생각나는것은
그때불씨에불을부처부엌으로가시던
어머니의뒷모습이떠오르기때문인지….
그렇게해서온겨우내불씨를살려야했던추억때문인지…
그것도아니면
내이제우리아이들에게얼마만한불씨가되고있는것인지..
그것이알고싶어서는아닐런지…
2002-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