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 씨 –

-불씨-

새벽오는데

태우고태운분진(焚塵)

질화로가에

*어릴적의시골겨울밤은길기만하였다.
제한송전으로전기불이꺼지면등잔불이고작인데
등잔불마저석유값이아까워마음놓고켤수가없었다.

숙제는해야겠고,

일기는써야겠고.

빌려온만화책은읽어야되는데
할수없이화롯불에비춰서읽던생각이난다.

그러나그것마저오래쓰면

아침의쏘시개불씨마저없다고야단을맞아야했다.

그래서우리는잠들기전에항상화로의재를모아서
불씨를꼭꼭덮어놓아야했다.

이윽고첫닭이홰를치는새벽이면

어머니는그화로불을뒤적여

찾아낸불씨에불을댕겨아침밥을준비하곤했다.

내이제이렇게밝은전등아래에서

새삼그화롯불이생각나는것은
그때불씨에불을부처부엌으로가시던

어머니의뒷모습이떠오르기때문인지….

그렇게해서온겨우내불씨를살려야했던추억때문인지…
그것도아니면

내이제우리아이들에게얼마만한불씨가되고있는것인지..
그것이알고싶어서는아닐런지…

200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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