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나는중학교2학년이었다.
당시는학제가개편된지5~6년된후이기때문에교실이라rh해야보잘것없어서지붕은깡통조각으로만든양철지붕이었고벽은송판에못질한것이어서옆교실의강의소리와우리교실의강의소리가이중창을하던시절이었다.
그래도당시의중학교학생들의자부심만은대단한것이었다.
왜냐하면우리들의주위에계셨던어른들의대부분은일본말은들은풍월로대충(쓰지는못하고)어림짐작으로나마알고있었지만,한글을제대로알고있는분은면사무소직원이나,금융조합(현재의농협..),또는남전(남선전기주식회사인데그후에경성전기와합병해서.지금의한전으로변한것으로안다..)다니는아저씨들정도였으니까….
그래서중학생정도만되어도꽤나유식한축에들었던것으로기억하는데,지금와서생각하면조금은가소럽게생각도되지만..어떻든그렇게우리는매일학교에다녔다.
어느날이었다.
평소와같이책가방을오른손에들고마주오는여학생들의예쁜모습들에반하여곁눈질로슬슬구경하면서건들건들대면서걸어서등교하는길이었다.락교는우리집에서대략3~40본이면도착할거리였다,
나는한참을걸어서그렇게교실에들어섰는데난데없이전학생은운동장에집합하라는전달이왔다.우리모두가부리나케뛰어나가보니바로그날이우리학교교장선생님의취임식날이었다.
그시절나는키가작은편이어서어느때나학급의제일앞에서서"기준…"하고큰소리로웨처야했기때문에누구보다잽싸게뛰어가야했다.
그날도예외는아니어서후다닥뛰기는했지만,다리가짧아서인지는모르겠으나조금늣게도착하였는데그귀한자리마저빼앗기게되었다,
그원인제공자는바로나보다클락작을락경쟁하던아이였는데(지금은서울의어느종합병원의의사로있는녀석)이녀석과불가피하게자리싸움을하지않을수없었다.키가작은게자랑은아니라도내자리를빼았기는게싫다는자존심(?)때문에..한바탕하다가급기야담임선생님까지쫓아오는사태에이르러,우리는결국맨꽁지에꿇어앉아서교장선생님의취임사를들어야했다.
물론나는그때의교장선생님의성함도,취임사도지금기억하지못힌다.
다만벌을선채로들어야했던취임사중에딱한마디가아직까지도머리에남아있고그말은내인생의뇌리속에도박혀있어내가어려울때나좌절하여있을때에도언제나나에게암시를던지던말이었다
그한마디말이란…."목표가멀면멀수록앞으로나아가라,조급해하지말라,그러나쉬지말라.."라는말이었다,
이말은그이후로나의공책맨첫장에기록하는영광(?)을차지하였고,지금도잊지않고어려울때나에게힘을주었던또다른말들중에제일첫머리에오른다.
나는그이후로기회있을때마다그교장선생님의말을자주인용하였다.
어떤자리에서어줍잖게훈시(?)를할때나,아니면그때의친구들과한자리할때에도아무도모르는비밀처럼빠짐없이이말은등장한다.
마치내가지어낸말인것처럼어느정도폼을잡을때도있고,또진지하게인생을살아가는교훈인것처럼인용할때도있으며,가끔한잔하고집에들어와서아이들을불러모아유식한체하고훈게할때에도빠짐없이인용되는명언으로자리매김하기도한다.
사람은경우는다를지라도마음속에담은말들이그사람의생활을지배하는것같다.
나의생활속에서제일처음내가존재한다는인식을갖게한말"목표가멀면멀수록앞으로나아가라,조급해하지말라.그러나쉬지말라."이말은아마앞으로도아이들에게잔소리처럼시시때때로계속해야할말인것같다.
(2002-02-2001:2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