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3 –
성묘가는길
몸뻬자락꼬리잡은
바구니하나
2
홀어미긴한숨
무덤가패랭이꽃
3
뭇어난세월
파뿌리검은머리
흰솜털할미꽃
(2002-09-22)
멀지도않은고향이지만올해는찾지못하고오늘을지납니다.
지난번폭우로고향전체가물바다이었던수해의현장들을텔레비젼에서나
보면서..내가해야할일이란그저모금하는곳에몇푼보내는게고작인게
내스스로보아도안타깝습니다,
저수지의제방이무너저온마을이흔적없이사라진강릉의"모전리"..
그떠내려간집가운데는내가지난번고향에들러머물며그의집툇마루에
걸터앉아담소하던중학교동창생"용기""정기"네집들도포함되어있는것
을보고는더욱가슴아파하면서도,전화한통으로안부나전하는게고작인나
자신을돌아보니한편서글퍼지기도합니다….
더욱이나그"모산저수지"부근에는아버님의산소도있어,어느때보다도올해
에는둘러보아야했는데…사는게무엇인지…그조그만자리하나지키자고이
지경이니참으로헛살아온것같기도합니다.
그것조차산을지켜주시는영감님에게전화한통으로때우고.알량하게도컴퓨
터에손가락을얹어몇번톡톡튕겨서는몇푼보내는것으로할일다했노라고
돌아앉는나…
어머님살아계실제매년추석날이면우리는어머님이이고가시는젯상에올리시
는음식냄새를따라"노가니안댈"길을부지런히걸었는데..
이제그어머님마저이국땅에누우셔서뵈올일도없어저버렸으니지금구천
에계신어머님은이자식의하는짓거리를보고는또무엇이라고호통치시고는
측은해하시고계실까?
하루종일을이렇게뒤숭숭한마음으로지나면서아버님무덤가에지금도피어있
을패랭이꽃을생각해봅니다.그리고항상돋아나있던할미꽃은그자리에
있는지도머리속에그려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