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단상(短想)
가을날의단상(短想)..
모가비
가을을누구라시원하다고했나 가을의햇살은눈부시다. 여름보다따가운햇살은 비수되어얼굴에닥아들고 피할수없는세월앞에 허둥지둥하는데 가을을누구라결실의계절이라고했나 들에서익어가는곡식 저렇듯햇살아래부시어도 주렁주렁달리는근심과회한은 무거운짓눌림으로달려들까 조마조마한데 가을을누구라풍요한계절이라했나 하늘에흰구름두둥실한가로운데 나무들은잎떨쿨채비에바뿐데 가지마다튕겨저나오는아품의소리들 한해를천년같이살아온나무의 한숨소리가 아침안개에 잦아들고있는데 아이야 산은산대로,물은물대로 나무는나무대로,풍잎음풀잎대로 구름은구름대로,바람은바람대로 흐르면서아푼내력을 너이제야알아두려무나. 아이야 그리하여오늘의안타까움이 내일의안타까움이되자않아야되듯 이제너의것을아끼고 너의것으로닦아서 곳간에쌓아두자 뒤이어오는숱한날들에 하나씩꺼내어들고 하나씩풀어보고 하나씩펼처보아 하나가둘이되고 둘이하나가된후에노래하자 아직은오는세월을반가워하지말고 아직은가는세월에연연하지말자 떠나고남는것이란 남고떠나는것이란 애초에존재하지않는것 떠나는이도남는이도 결국은하나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