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속에 오른 도봉산

며칠전그러니까정확히하면지난주금요일(10/21)이었다.

아침부터내리는비에어쩔까하다가약속한바도있으니빠질수도없어서도봉산을향하였는데…
도봉산입구에서30분을넘게기다려도친구가오지않아궁금해했는데전회가온다.같이하지못해미안하다는이야기와함께다음의산행에는기를쓰고가겠단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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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혼자된나는망서리다가그래비오는날의도봉산을보자하고혼자올라보았다.

산을찾음이언제옆에사람이있어야항상좋은것은아니다.때로는혼자가더욱좋은산행일수도있다.오늘의경우에는이미약속했다고는하지만비오는날에한번혼자하는산행을맛보라는기회일수도있다.

우리가만나고자한곳에도이미여러그룹단위로산우들을기다리는사람들이있었지만매표소앞에서는끼리끼리가는산행팀들을여럿볼수있었는데하나같이우의를뒤에달았거나입고,우산을받으며출발하고있었다

매표소를지나법륜사앞을지난다.줄기찬비는아니지만마치봄비를닮은듯내리는비는옷을적시기에맞춤인데일주문으로보이는부처님모습이인상적이어서잠시들어가보았다.이곳의부처님은최근에불사를통하여세워진모양이다.한손에는아기를감싸안고서서내려다보는눈빛이인자하다.마침내리는비에아기가더욱애처로운지빙긋이웃으며아기를달래고있는모습이다.

내가통상오르는등산로는이즈음에서시작되는다락능선으로오르는길이지만오늘은날씨도그러하니빗줄기를보아가며산장쪽으로오르면서속도를조절하기로하였다.

법륜사를조금지나니앞에는나보다도나이가꽤나많은분들이이야기를나누면서산행을하는데따라가보았다.뒤를따르자니자연히그분들의이야기를귓등으로듣게마련인데얼핀얼핏들은이야기를종합하니그분들은역전의용사들인가보다.사관학교시절의에피소드들을털어놓으며혹은크게웃기도하고같은기억들이함께할때면그렇지~~를연발하면서크게웃는모습이보기에도좋다.그렇다그들의기억속에묻혀있는이야기일망정그들의지난과거가있음으로오늘의세대가있는것이아닌가?이렇게생각하니엿듣는몰골이송구스러워걸음을빨리하여지나첬다.

역전의용사분들을지나치고조금올라가니도봉의색동옷이슬쩍모습을드러낸다.아직온산이색동저고리는아닐지라도알맞게단풍의느낌을던저주기에살피면서오른다

여전히비는내리고빗방울은조금굵어진듯하다조그만웅덩이에물방울떨어저동그라미를그리며가을맞이놀이에열중인듯하다.

본격적으로오르기전의다리에다다르니저앞에가는일행은아닌듯혼자오르는한사람이등나무그늘에서오를까말까망서리는듯이보인다.

계속걷자금강사이던가산사가나타난다.빗속의산사는더욱고즈넉하기만하다.조용히빗소리를기욋장에담으면서풍경소리만내고있어일주문을들어섰더니대웅전의문은닿혀있고안에서는스님들의독경소리가가늘게새어나오고있었다.한편에있는요사채의처마에는누가달아놓았는지감껍질을벗겨처마에곶감으로말리고있는것이보인다.

계속올라가려니남.여가한팀같이뫃여오르는무리를보았는데나중에안일이지만그위에있는구봉사에불사가있어참배하는분들이란다.

조금더오르려니학생들한무리가내려온다.웬일인가하여물어보았더니인근에있는중학생들이자연관찰을겸하여등산후에내려오는길이란다.

벌써등산을마친사람들과혼합하여내려오느라바뿐데마침비는그속도가느려저서우의없이도하산하는사람들이많다.

구봉사를곁에두고바라보았더니위에보이는조그만다리에는오가는사람들이서로를비켜가며길을터주고있었다

구봉사의부처님에게눈웃음으로인사드린후발길을재촉한다.여기에서조금올라가니우이암으로갈것인가아니면거북샘으로갈것인가를결정해야할지점에도달하였다

등산로가있는산에는어디에서나이런돌무더기를만날수있지만빗줄기가스처간돌들은깨끗하다.

건너보이는계곡너머의낙엽이눈에들어와건너가보았다.과연거기에는가을이있었다.바위를덮는낙엽들이포근한느낌을주는것이날씨가한결싸늘해젔다는징조이리라.

여기에서나는거북바위로향할것을마음먹었다.왜냐하면혼자오르는산이라위험한암벽보다는길따라가면서여유를즐길심사도이었고거북샘쯤에서중식을하고내려오리라하고생각하였다.

마침건너다보이는우이암쪽에서는벌써하산하는분들이내려오기에물었더니이분들은비교적비가오지않을때우이암을거처내려오는중이며우이암쪽은가지말라고충고도하는것이고마웠다.

오른쪽으로돌아거북바위쪽을향한다.여기서부터는그야말로홀홀단신이었다.내려오는사람도없었고올라간발자욱도없다.혼자경치를보며즐기며오르는데아직은산이나에게단풍숲을들어내어놓지않고있었다.

얼마나걸었을까내눈에그제야단풍길같은숲이나를맞고있었다.나는카메라를들이대어여기저기를살피면서셧터를눌러댄다.이제얼마가지않으면거북샘인데이제야오색숲을보이다니ㅠㅠㅠ

그렇다산은인간에게좀처럼속을들어내보이기를거부하는것인가보다.그리고들어내어보인열어놓은가슴은절다닫지않고그품에인간을안고있는것이다.

이제야오색단풍의품속에들어서세월을맛보는것이다.

그렇게지나오니거북샘이있는거북바위에다다른다.굴속이어두워카메라후랫쉬를터트려샘물을찾았다그제서야샘물한바가지를꿀꺽꿀꺽들이키고는비를피하여점심밥상을차린다.내가막앉아컵라면에물을부으니다른등산객한분이내려온다.산에서만나는사람은반갑다.우리는스스럼없이한데합석하여점심을같이한다.

이런저런세상이야기를하면서방담하는사이에식사를끝낸우리는하산을서두른다.

이분은역시우이암을통과하여오신분이다.내가조금더올라가면마당바위일텐데~~하면아쉬워하자극구말린다.미끄럽고산이조용하여보는사람도없으니아예내려가는게좋댄다.

내려오는길은또그대로산에서만난친구와같이하여즐겁다.내려오면서오를때보지못한경치도보면서아쉬운듯때로는뒤돌아보기도하면서내려오다가자연관찰로길로들어섰다.

그곳에는규모가제법큰불사가이루어지고있었는데새로짓는절의지붕뒤로보이는도봉산은안개를머금고다시오라손을흔들고있었다.

내려오는마지막길꿑에서본자연관찰로안내판위에는낙여이떨어저누워있고도봉산그림에붙은낙엽이덧칠되어가을의향기를전하고있었다.

혼자하는산행은즐겁다.

외로움도느끼기야하겟지만자유로움이있어좋다.자유롭게가고오고생각하는길이어서좋다.
어쩌다만나는사람들과주고받는인사도즐거웁지만인사를건네고받는데스스럼없어서더욱기분이좋다.

거기에더하여내가이런곳에서만나는사람은생면부지일지라도아무사심없이그렇게만나고헤어짐이있어좋다

그래사람은사람을만나며살아야하는것이다

오늘도나는도봉산에서무수한사람을때로는스처보내기도하였고때로는인사를주고받기도하였고그렇게사람들을만나고온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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