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의 늪에 빠진 하루[05/10/28](2)
BY 모가비 ON 10. 29, 2005
다시부지런히오른능선거기에서나는비로소수락산의멋을발견하였다.
눈안에가득잡히는안개낀수락산의주봉들은나를손짓하는듯고개를살짝들어낸다.
앞에보이는가까운산들은안개속에서도울긋붉은한색동옷으로나를반기고
호젓이걷는나의친구가되어줄준비가되어있다는듯포근히길로나를안내하고있었다
혼자하는산행은절대외롭지않다주변의숲에는다람쥐가눈을말똥거리다달아나고청솔모는힐금힐금눈알을굴리고는저만치달아난다.
시간이꽤나된듯하였기도하엿지만내가산행을처음시작할무렵좋아하는어느산우한분이가르처준말이기억이나기때문이기도하여걸음을빨리하였다.
그분의말에의하면등산을할때면오를때는빠른걸음으로하여야하고능선이나평지에서는더욱빨리걸으며내려올때는아주천천히걸으라는것이다.
내가이말을듣고대뜸한말이등산하는것도인생길을걷는것과같다고하고는웃은적이있는데그말이생각나서혼자하는산행시에는준수하는버릇이생긴것도사실이다.
그렇게앞지르듯이가다보니앞서서걷는여인을만났다.
뒤에서보기에도다정한친구같기도하고자매같기도하여옆을스치며"친구끼리걷는모습이아름답다"고말을건네니,이어서한분이하는말이"언니는좋겟네..나와친구가되어서.."하면서웃는다.
내가계면적어하니그들이이어서자매간이라고설면한다.
산에서만나는사람들은보기에는무뚝뚝하여보여도말을건네면이어친구와같은생각이들어반갑다.
그들을뒤로하고조금앞으로나서니또한분의여인이눈에들어온다.
오늘의산행에만나는사람들은혼자아니면두엇으로만다니는가보다.
여기까지와서도입구에서잠시몇사람을만낮지만그대로만나는사람마다혼자가아니면둘이다.
그중에나도혼자이지만혼자라고해서심심하지도않는것또한산행이아니면찾을수없는생각이다.
때로는혼자때로는일행과걷는사람들을비켜가며커다람치마바위에다다른다.
바위를직접공략할려고하니발이자꾸미끄러진다.미숙해서그러려니하고우회하여올라갔지만미련이남아내가오르지못한바위위로가보았는데저만치내가되돌아간자리를오르는여인을만나났다.
이여자분은고수인가보다내딛는걸음이흔들림도없이곧장오르는게아닌가?궁금하여올라온후말을건넷다.
굉장하다고하면서내가우회한일을말하였더니웃으며나의등산화를보면서하는말이신발이오래되어서그렇단다.그말에신발바닥을보니닳기도하여가만히생각하니이신발은사서신고산을다니지벌써11개월이넘게줄창신고다녓으니그럴만도하다.
하기는신발바꾼다고어디날아다니듯하기야하련마는바꿀때도되었다고생각하니마눌이들어줄까그것부터생각이나서씁스레웃고는갈길을재촉하였다.
내가오늘마음속으로결정한바는철모바위쯤에서식사를할계획인데늑장을부리며걷다보니벌써시장끼가온다.시간을보니채두시간이않되었는데하고생각해보니엊저녁에군대후배와소주타임을가진탓에아침을부실하게먹었는가보다.
이런저런생각을하며치마바위를지나한봉우리에올라서쪽을보니단풍물결이있는난등성이건너도봉산이눈에띤다.
생각같아서는조금일찍이면저곳도갈수있었을텐데하는욕심이었지만내정도로는수불종주(수락산~불암산)정도가고작이지괜한욕심을내지말자하고이내거두어버렸다.
코끼리바위,견우암등을지나능선상에이르니까마귀소리가골안에서울린다.
내가들은바로는까마귀가사는곳이까치가사는곳보다더욱청량한곳이란다
서울주변의산에서까마귀울음은내가기억하기로는도봉산의안쪽과삼각산의북측정도였는데여기서도오늘듣고있는것이아닌가?
언듯지나간가을비에더욱맑아진공기를따라이곳에온것일까?
저울음은짜을찾는것일까?짝을잃은것일까?이런궁상맞은생각을하며발걸음을재촉하였다.
까마귀골을지나어떤바위를지나는데눈에잡히는것이빨간단풍나무한그루…
이단풍나무는다른나무와같이있는게아니라바위틈에뿌리를박고혼자있는게아닌가…
소나무나노간주나무는바위에붙어자라는것을많이보았지만단풍나무는희귀한것같아곁에닥아갔더니
아니나다를까반갑고기쁘다는듯화려한몸짓으로나를반긴다
단풍나무뒤로는역시옷갈아입은수락의능선이보이고..
단풍나무에홀려한참을바라보며조씩조금씩닥아갔더니내눈에나타난곳이사람하나가통과하기에도힘든바위굴이었다돌아설려니미끄러워돌아설수없었지만눈에는그굴의넘어에있는단풍잎들이꼬리만을보이며유혹하는듯매혹적이어서돌파하기로하였는데,배낭을멘채로는도저히않되고배낭을미리옮겨놓고가슴은바위사이로넣고는옆걸음으로오를수밖에없다
틈새라해도50센티가될까말까하였지만통과후한숨을쉬며바라보니용케도빠저나왔구나하는마음뿐이었다.
마치도봉산의Y계곡을연상시키는바윗길을다시걸어갔다여전히인적없는산은호젓하기만하고등산로는붉은단풍으로환하기만하다.
이윽고도착한철모바위앞의휴계소이다예정대로이곳에서가지고온라면과밥을펼치려고생각을하니이곳의주인에게미안한마음이든다.
지난번수락산등산시에인사를나눈적이있기때문이다.
이곳의주인은chosun.com의불로거인"오원"님의후배라는이야기에잠시막걸리로목을축이며인사를한것이었는데…
그앞에서점심을펼치기도미안하여주인에게막걸리한사발과라면을청하여요기를하였다.
그렇게점심을때우고계산을하는데오밀조밀한조각품이눈에들어온다.
가만히보니여러가지얼굴모양의장숭이며다른조각품인데가히수준급이었다.
웬거냐고물었더니핸드폰걸이로사용할수있게만드는것이란다.한참을만지작대면서하나사가지고갈까하고망서리고있으려니아직은다되지않았고줄도달아야한댄다.
아쉬운마음으로떠날수밖에없었다.
철모바위앞에있는바위에서아래를내려다보니바위마다꼭대기에선사람들은대부분이혼자이다.
바위위에서아래로내려다보는기분을모를사람이없겟지만나도막상그럴때면온세상을굽어버며우뚝선기분이다
바라보는나의위치도만만치는않은데보이는사람들마다저마다다른모양새이다.
혼자앉은사람,선사람,모두가깊어가는가을에,울긋붉긋한단풍의파도를타고세월을넘나드는가싶다.
다시고개를돌려수락산정상을보았다.
여전히그곳에는태극기가펄럭이는데올라가서손을흔드는사람이보인다.
다른때라면그길로가서장암역쪽으로가것것이나의행로이지만오늘은그곳보다는다른곳으로살핀다
바로왼쪽으로눈을돌리니눈아래펼처진단풍골짜기너른품이나를더욱오라고손짓한다.
오늘의산행은단풍의바다를헤엄처야겠다는처음의생각대로여기서하산하여야겟다고마음먹는다
이길은수락산오르는길중에서제일오르기힘든다는곳인데그이유의하나가깔딱고개에이어서험준한바위를올라야하며그거리도꽤나길어서다.
그중에나도두번을이리로오르고는그이후에는내리는길로정하고있다.
오늘도이곳의바위능선을내려가기로작정하였는데아래를보니띄엄띄엄등산객들이가을의품속에서담소하는것이보기에좋고끼이고싶음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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