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의 늪에 빠진 하루[2005/10/28](1)

엊저녁부터내린다던비가아침,그것도집을나서려는데내리기시작한다.등산가방을챙긴후망서려지는마음을누르고집을나섰다.

이러한날의등산은우의는물론이고조그만우산도필수이다.왜냐하면사진을찍을려면렌즈도보호해야겟고가고올때에도우의를입은채지하철이나뻐스를탈수도없는노릇이어서더욱우산이필요한터이다.하기는산속을걷는데에야무슨우산이필요하겟는가?그럴때는판초우의도불편하여나는꼭입는우의를챙긴다.산엘가면많은사람들이1회용두루마기우의나조금견고한판초우의를즐겨입는것을보기는하지만보는사람에따라서는이상하게보일때가있다.그것도허리를매어단정하다면이해를못하는것은아니지만숲속길을걸으며펄럭이는옷매무시는부근을지나는사람들에게여간불쾌한것이아니다.

오늘은산행지가수락산이다조금은먼거리여서아침07:30분에집을나선후도착한수락산역3번출구는한산하기만하다.지하철을타고오는동안에비는그치고멀리수락산을처다보니안개가휘감고있다.안개가짙은날의등산은가히환상적이다.이기분은지난봄에사패산과도봉산을오를때에경험한바있었지만,그때가아니더라도젊었을적휴전선의아침에보던그안개낀조국의산하는그시기에나를흥분하게하였던경험도가세한다.

수락산을오르는길은무척많이있지만내가주로이용하는등산로는당고개쪽이거나3번출구를지나산림욕장을거치는코스인데그중에서도후자를제일좋아한다.이등산로는능선을타고오르는비교적완만한코스이어서입구에서부터숨이차거나걸음걸이가바뿌지않아서좋고,산림욕장에서잠시몸을풀고는단숨에주능선에도달할수가있어좋다.일단능선에오르면숲길과바윗길,오솔길등이피로를덜어주고정상을오른후에는장암역으로빠지거나수락산의바위길이나염불사쪽이나어느곳을선택하여도좋은경관을함께할수있다.

지하철출구를나서면서처음만나는곳이시계탑이다.여기의시계탑은시계가맨위에있고아래로분수대물이가는폭포처럼흘러시원함을더해준다.

이시계탑을조금지나면오른쪽으로산림욕장으로가는안내판이있는데여기서부터가수락산등산로의처음이다.

오늘은날씨탓일까두리번거려보아도등산객이한두사람밖에보이지않는다.

그것도초로의부부인듯한분과,4~5인이친구들사이로보이는무리를지은사람뿐인데이들도내가가고자하는쪽이아니라계곡쪽을향하고있었다.

지난주에도봉산에서도혼자한경험이있지만나는속으로잘되었다싶었다.왜냐하면누구의방해도받지않고단풍의숲을머리에그리며홀가분할수있으려니하는생각이었다.

앞서던사람들과헤어저우측의개울을건너산림욕장으로들어서면서나의이마음은적중하기시작한다.

그것은아직채걷히지않은안개가적당히있고,입구에서부터단풍과더불어낙엽이깔린주변이나에게감탄을주기에충분하였던때문이었다.

나무는산들바람에도한잎두잎낙엽을떨쿠어내고있었고어느새비그친후의숲에는나뭇가지사리를부지런히오가는청솔모녀석도보이는데입구에서부터나는빨간모습의단풍나무잎새에정신을빼았긴다.

마침등산객한사람이내려오는모습을보았다.이분은아침부터올라갔었는지어느새우의를벗어배낭에걸치고내려오는모습이다

간단히준비운동을하고일어서부근을살피니벌써낙엽이수북히쌓인숲이눈에들어온다.

그렇다내가모르는새벌써가을은이렇게깊이와있었다.

나무잎이쌓이는것은나무가잎을떨쿠어내는것이렷만,산이옷을입는것인지도모른다.산이겨우사리를준비하는것인지도모른다는생각을하면서발길을옮긴다.

조금씩조금씩오르려니이어서이곳으로오를때마다내가신발을정리하고.땀받이를위해머리와목에수선을매는곳에도달한다.

여기에는아담한바위가있어배낭을두기에도편하고바위의모양도마치맷돌을닮은모습이어서친구와같이갈때면으레맷돌바위라일러주는곳이다.하기는보는모양에따라동의하지않는친구도있었지만…

오늘도여기에서간단히여장을풀고심호흡을하고오르려는데조금전까지내리던비에얼굴을씻은듯빨간열매에이슬방울을달고있는단풍잎이눈웃음을보내며수줍어하고그가지사이로멀리도봉산자락은안개에가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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