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리는 아이 –
우리는대관령의찬바람을안고오돌오돌떨고있었습니다.
그날은어머니가임계(臨磎)장터인지,진부(珍富)장터에서…
밤늣게도락쿠(화물차)꼭대기에서콩몇말..메밀몇말…사가지고
그이튿날에고향장터에내다팔고하시던시절이었습니다.
우리형제는…
누구랄것도없이..아무말없이..해가질때쯤이면
서둘러감자몇개구어먹고어머니를배웅나가고는햇습니다..
오늘도서울의밤하늘은맑기만한데,
바람이싸늘하게바지가랑이를헤잡고지나갑니다.
옛날이었다면틀림없이우리형제들은
누가이야기할것도없이..
성남동의그골목길에서어머니를기다리고있었을것입니다.
그것은아마도엄마를기다리는아이들일것입니다.
찬바람에엄마를기다리는골목의정경은한편의영화같군요.
모가비님형님도다시접속해들어오기를기대합니다.
형제간에어린시절그렇게함께엄마를기다리던’아해들’의추억은
세월이그렇게지나고서도아름다운우애를지니는것을볼수있어아름답게보입니다.
-어머니-
이고도손에들어
잡을곳없어
손대신잡은어머니치마끝
2002-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