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등산기
태백산등산기

LaPaloma

엊그제친구들과겨울의눈꽃축제가열린다는태백산을가고자작당을하여찾아보았다.

내가태백산을찾은것은아주오래전의일이어서기억에도없는형편이엇다.

그때는1.21사태이후라뒤숭숭한세태의영향으로마침군에서는북괴의유격부대에대응하기위하여공수부대를재편하던가,유격여단을신편하는등북괴의특수전부대에대응하는전력을갖추기에안간힘을쏫아부었던시절이었다.

내가당시에근무하던부대는모경비사령부이어서그사령부예하에몇개의전투부대를배속또는작전통제하고있었는데그중의하나가태백산에있는1개의유격여단이었다.이들은당시의도로사정이나공중보급사정도원활하지못한실정이지만태백산꼭대기에천막을치고한겨울의참바람을몸으로막아내며식수도눈을녹여야했던극도의악한여건을견디어야했던부대이다.

당시나는그부대의소속은아니나이들을작전통제하여야하는부대의실무자여서두어번간신히얻어탄헬기에몸을싣고다녀오곤하던기억이어렴풋이생각나곤하던곳이다.

마침잘되었다싶어따라나선길의달리는차안에서나는그때의기억을되살려보았으나당시에공중으로나르던기억이지상에서기막히게들어맞는것도아니어서그냥지도를보면서길을지도에마추고는대략그시절의일이아니어도도처에남아있는나의발자국을올리기에애를쓰면찾았는데그렇게세시간여를지나고야현지에도착할수있었다.

졸던눈을비비고차에서내려안내문을보니우리가내린곳은태백산의중턱쯤이아닌가?오르는사람들이야쉽게오르기좋으련만나의기억은이순간에산산히부서지고만다.그래도한가단남은기억이어디어디를돌아서당시의참모로있던상관의꽁부니를따라더녔는데,그기억도먹통일줄이야..

그래그것이얼마나많은세월을지난자취인데그리쉬울수가있겠는가그저오늘의산행만즐기자하는마음으로추억찾기는포기하고산에올랐다.

산행을시작한지20여분주목의군락지라는푯말이눈에띈다.주목은흔히생천사천(生千死千)의나무라고한다.이는살아서천년은웅장하고늠름한자태로버티고,죽어서천년을그향기와몸에서나오는빛으로한다고한다.한때병영에서도주목으로된목각품을집에두면잡귀가오지못하여길하다는말이돌아서강원도에부임한지휘관들이탐을내곤하였지만얼마있지않아서슬같던조사에떨던기억이새롭다.서슬같은조사란어느집에주목으로만든목각품이있다고알려지기만하면불이익을주겟다는호통을말함이다.

군락지표지판을지나한침을오르니중간쯤에서갈림길을만났다.길을찾기는그리어려웁지않은것은산행을즐기는사람들이일행을안내하려는마음에서어디에나댕기들을달아놓아표시를하여주기때문이지만.이곳엔유난히도많은것이눈에뛴다.마치동네앞성황당헤나부끼는오색댕기모양눈앞에어린다.산을오른다는것이어디무리를지어일열로경쟁하듯이오르는것도아닌데이리요란스레법석을떨어야할까?산엘자주가다보면산행을하는사람들의설치는모양을보면눈살이찌부러질때가많다.왜냐하면산을오르내리는데에도예절이있고준수해야할사항들이있을터인데막무가내로로르내리는사람들을볼때면더욱그러하다.최소한어느산이든갈곳을정하였다면무조건리더의뒤만쫓으면된다는인식보다는사전에지도를보고눈으로익히고현지에서참조하는습관정도는익혀야하지않을까?지도한장쯤은볼수있고휴대한다면궂이온산에이렇듯울긋불긋한오색댕기를달아놓지않아도되련만너무쉽게오르내리는것같아씁쓸함을지울수없다.

우리는중간의안부에서좌측으로돌아장군봉방향을택하여가던길을재촉한다.처음부터눈꽃을연상하고나선길은이미포기했지만그래도일말의희망은잃지않았는데..능선을오르면서길은더울미끄럽다을그동안무수한사람들이다녀가면서다저놓은얼음길이도처에도사리고있어아이젠을차고오르는발길은무겁기도하지만그래도때로미끄러우니조심할수밖에도리가없다.

그렇게한참을미끄러운길과씨름을하다보니갑자기아름드리만한주목몇그루rk눈에들어온다.어디에서많이본듯한모양을하고있어자세히보니언젠가동부산림청장으로있던손위의동서가내게보내어준주목나무사지의모습이다.사진을액자에담아生千死千의주목을벽에걸어두면길하다는말을덧붙여서보내어준그사진의그나무이다.내가받은사진은자연그대로머리에눈을이고멀리발아애에산늘선을호령하듯서있는멋진모습이었는데모습은같을지라도지금보는주목은나무의보호를위하여철망안에갇혀있는모습이처연한느낌이었다.

주목의숲을지나면서곁에같이가는동료는연신심호흡을멈추지않는다.나도역시도시의탁한공기를씻기라도할량으로심호흡으로길을재촉하며걷는다.날씨가비교적따뜻하고바람도그리불지않아서인지등짝에는땀이배어짐을감지하면서장승처럼버티고서있는옷가지도벗은채몸체만남긴주목들의배웅을받으며오른곳이..

천재단이저만치보이는장군봉의제단이다.우리는초행이라이곳이천제단인가하면서바라보았더니천제단이저만치서다시부른다.여기에도조그만제단이있는데들어가보니막걸리와소주두어병과귤이며약간의안주를앞에놓고어느산행모임인지는몰라도시산제를지내는가보다약20여명이둘러서서담소하기에가던걸음을재촉하여지나첬다

[천제단이있는태백산정상]

[장군봉의철쭉군락지]

우리는장군봉을지나면서남행의능선을따라정상을향고있엇다.마침불어오는바람은이미차가움느낌은가시고늣은겨울,아니이른봄의느낌을주기에알맞다.걸첬던겉옷을벗어배낭에챙겨넣어야햇으니말이다.능선의오른쪽에는태백산의서북방향에보이는줄지어서있는산맥들이눈에가득들어온다.마침길가에낮게깔린진딜래며철쭉의숲들이앙상한가지에바람을싣고서로부둥켜안고있는모습을바라보면서다다른곳이태백산정상이다

정상을코앞에두고몇사람의등산객이눈에띄는데모두가한결같이눈앞에펼처진산맥들의장관을보면서명상에잠기었는지시름에잠기었는지옴짝을않고먼곳을바라보고만있다.그리갖추지않은가벼운차림으로보아마을사람인듯보인다.하기는우리야이곳을찾으려새벽부터너스레를떨며다니고있다하지만그들이야동네의뒷산쯤이아닐까?그들이야마음에시름이있거나우수가있을때언제라도올라와고함을처서달랠수도있으려니오히려가벼운그들의차림이부러웁기도하다.

드디어당도한천제단당도하자마자나를놀라게한것이사람들의무리이다.이사람들은도대체어디에서갑자기나타난것일까?올라오는길목에서조차그리만나지못한사람들인데천제단앞에는사람들로성시를이루고있었다천제단을중신으로글어가고나오고기다리고돌아가고사람들은여기에서도가고옴의발길을멈추지않고있었는데.

한참을기다려나도그중의하나가되어천제간의한배검비석앞에섯다.분위기에쌓인우리도예외는아니어서이미합장을하고허리를굽히고있었는데.천제단앞에는여인네몇분이향을피우고공양을바치며연신절을하고있다.ㅇㅕ인네들은무슨소원을몸짓으로마음으로갈구하는것일까?문뜩그들의등뒤에서가신지수십년이넘은할머니의모습도그려지고.아직도마음에그대로살아계신듯한어머님의모습도그려지는듯하여스스로도처연한생각이들어돌아설수밖에없었다.오래서서생각한들무얼할까?불러도둘러보아도어디에도찾을수없는걸..그저내존재와내근본을잠시라도돌이켜본것만으로털고일어서야지…

떠나면서뒤돌아본천제단은그림이었자파람하늘의캔버스에그려진돌담은그하나하나가바로여기를들락이며마음다지는사람들의염원을담고있는듯보였다

우리는천제단부근에서잠시도시락으로허기를때우고가던길을재촉하였는데마침안내하는분이급경사고내리막이니반드시아이젠을차라고한다.어떤사당처럼보이는곳에서아이젠을차면서힐끗처다보니단종비각(端宗碑閣)이라는현판이눈에띤다.태백산에웬단종비각이?하는의아로룸을채떨구지도못하고나서는데바로앞에용정(龍井)을만난다.설명문을보니이샘은우리나라에서가장높은곳에위치한샘이며한국명수(名水)중의으뜸이라한다.

용정을뒤로하고내려오는길은안내자의말대로작난이아니다.비탈길은어름길이다,양옆에처놓은밧줄을잡고도뒤뚱이며내려와야하는고핼길이라할만하다.이렇게한참을구르며내려오는데뒤에서거의뛰다싶이오는사람들이보인다내가조심하라고하면서주위를주니하는말이걱정하지말랜다.자기들은홍천서온사람들인데이런길은거너집마실가는길보다편하댄다.휴~그말을들으면서괜히계면적어지는내모습이갑자기초라해뵌다.그들이야눈많은고장에서평생을살았으니이쯤이야새발의피(鳥足之血)이고도남겠지하는생각에미치자공자앞에문자쓴격이된내가웃으워뵌다

그렇게한참을내려와만난곳이이곳단군성전(檀君聖殿)이다.내가단군을모신사당을본곳이두어곳은됨직한데아마강화도에선가인것같고,오늘이곳에서다시단군을모시는곳을만니는것이다.금빛으로환한얼굴의단군님을보면서시도때도없이보도되고있는단군상훼손사건들을떠올리면서시간이없어자세히관찰하고이곳을지키는분들과이야기를나누지못함을아쉬워하면소발길을돌린다.

마침이곳에는얼음축제가열리고있는터엿다.벌써해가뉘었거려서인지관광하는사람들의발길은많지않았으나정성드려서빚어놓은얼음조각들이눈글을끌고있었는데그한켠에는이곳을찾는우리와같은뜨내기들에게도웃으면서어서오라안녕히가라하면서손을흔들고선눈사람이반갑고고맙기만하다.눈밭에딩굴며태백을노닐것을기대하며떠난이번의태백기행은이렇게아쉬움속에서나마나와나의주위를오락가락하는상념속에서끝나고있었지만

마음속에는내다시오리라다짐하고있었다그때에는장군봉.천제단,문수봉을아우르는태백의전부를몸에담으리라다짐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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