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짐질 –

-지짐질-

데치고볶고

구워내는이야기

그때그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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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이맘때쯤이면

제삿상을채리시던어머니는

화롯불에솓뚜껑을꺼꾸뒤집어놓으시고

메밀가루를풀에지짐질을하였습니다.

항상말이그리없으시던어머니

그날은그렇지않았습니다

화롯가에앉은우리에게

아버님의이야기를들려주셧습니다

시집온이야기,아이들낳은이야기

타향살이하던이야기.외가집이야기

그많은이야기들이지짐질하듯

어머니의가슴에서쏟아내어지곤하였습니다.

그때우리는왜그러시는지는알려고하지도않았고

그저솟뚜떵에서익는부침개에만관심이있었습니다

언제끝나서한잎떼어줄까에만마음을쓰고있었고

그저건성건성귀를열어놓고있었습니다.

이제야그이야기를토막내어기억을되살려도

가슴에살려내지못하는것을보면아직도아닌가봄니다.

AutumnWind/Giovanni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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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방정 후라이판이들어오기전에는솥뚜껑으로부침개지짐이있었을뿐이었죠.
솥두껑손잡이는어떻게보면사람이아기일때식사를하던엄마젖꼭지의
다른표현이기도합니다.

그런데사람이죽으면묻히는무덤은그무덤꼬리와함께
솥뚜껑처럼보이지않고재미있게도튀김질하는둥근후라이판처럼보이니…

그렇게보면서장독을보면1년은익혀야먹을수있으니마치
임신한어머니뱃속에서나오는것처럼장담그기는일종의음식임신?이라고할수도
있을지모르겠습니다.

장독대는꼭사람이출산할때처럼짚으로수술이나오게엮은’금줄’을치는데
금줄은우리고향에서는권구줄(眷口:권이라는글자가호주가거느리는식구권자이듯이
권구는가족식구라는말과같으나더욱제한적인의미로쓰임)이라고했는데
이것역시아기를낳았을때치는금줄처럼잡액이들어오지못하게하는것에서
같은의미라고생각합니다.

-장독-

짚권구(眷口)줄두른채
임신여남은달
기다리는산파

(03/20/06오두)

03/2106: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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