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눈속의하루>
서초동의법조타운에자원봉사를나간지가한달이되었습니다.
자원봉사라고해야그리중요한일들은아니고안내데스크에서온갖민원인들의안내나상담
(상담이라고해도전문성을갖춘일이아니라상대방의이야기를들어주고사안에따라담당직
원에게안내하는것)그리고간단한서류작성하는것을도와주는정도이지만,때로는나이가
훨씬들어보이는분들의간단한일들예를들면등기부등본이나주민등록등.초본을자동발급기
에서출력해주는일,그리고어찌어찌하여각종소송에연루된사람들의소송진행경과를검색
하여들려주는일들등이랍니다
봉사는일주일에한번본인이원하는날을선택하여하루서너시간정도봉사하는데.물론철저히
무료봉사….
나는매주수요일을지정받아서오전에는지방법원.그리고오후에는고등법원의자원봉사데스크
에서일을한답니다.
거창하게일하는보람을느낄것까지야없지만,그래도일주에하루는출근하는재미는있어그런
날은다른날보다더욱일찍일어나게마련인데,
아침식사후옷장을열어어떤옷을입을까?넥타이는어떤것을고를까?이것저것고르는재미도
오랫만에맛보는것이지만이제는많이서툴어진솜씨로넥타이도몇번을고처매는등몸단장을
하고문을나서면서전보다는한옥타브정도높은목소리로집사람에게"여보다녀올게…"라고
보고하면서배웅을받는멋도그리나뿐것은아니랍니다.ㅋㅋ
이상난동이라고법석을떨던일이어제인데그것도옛말,날씨가제법추워코트의깃을세우고
한정거장을걸어서법원에출근한합니다.
아침에는제법맑은날씨에엊그제까지는봉우리만맺혔던산수유가활짝피어봄을재촉하고있
는모습에서조금은쌀쌀한날씨를덜느끼게하고있습니다.
산수유옆에있는진달래,엊그제핀진달래는지난밤의추위탓에시든모습이고뒤이어다른꽃
가지엔또다른진달래가꽃봉우리를틔우고있어한결추위가가시는듯하고조금후햋볕을받
으면피어나리라하였는데…
오후부터잔뜩흐리더니세시를넘어서자데스크에서보이는바깥에눈이나리기시작합니다.
갑작스런눈을바라보며겨울의끝을보는듯감개스런마음도있었지만
네시를넘어서부터는한결굵은눈발로변하여뒷산을바라보는시야를가릴만치내려떠나기
싫어심술을부리는동장군을보는듯합니다..
눈을돌려창밖을내려다보니코트의깃을잔뜩올린사람들도몸을움추리고종종걸음으로
움직이는모습이한편은애처롭기도하지만눈은많게적게를반복하여내리고있었답니다.
일과를마무리하고다섯시반을넘겨서퇴근할즈음에정원을보니움돋던철쭉에도적설인지
잔설인지구분할필요는없겠지만눈이쌓인모습이안쓰럽습니다.
하루의일상을이렇게하고는계속떨어지는눈발을맞으며집에도착하여창밖을보니아파트의
놀이터와정원에눈이쌓어있는풍경이눈에들어온다.여유롭게아내가차려주는저녁을먹고
저녁아홉시가넘어서나가보았는데진달래,철쭉들이목화송이같은눈꽃을피우고있었고
주목나무,회양목에는쌓인눈이얼어서마치구슬처럼빛을내고있는데그것은마치봄을염탐이
라도하는듯하합니다.
평소아이들이즐겁게놀던놀이터의그물망에달린동그란이음새풀라스틱공도눈모자를쓰고있는
모습이산타의모자라고할까?루돌푸의빨간코라고이름을붙여야할까망서려집니다.
언제누가만들어놓았는지눈사람이빈놀이터를지키고있는데눈코입은나무젓가락으로양손은
소나무가지로만든솜씨에서시골의눈사람과는또다른멋을풍깁니다,
밤은깊어가고조명등이졸리운듯소복히쌓인눈을머리에이고정원수를비추고있습니다.
오늘하루의날씨는변덕그대로였는데…
꽃샘눈이라고는하지만오후한때는올해서울에서함박눈을처음본것같이펑펑쏱아젔답니다.
.
봄눈은그리오래가지않는다하니아무리심술굳은꽃샘눈이라해도봄볕들면금새녹아버리겠지요..
허지만세월이하수상하니감기에라도걸려고생하지않으려면조심해야겠지요^^
Share the post "꽃샘 눈 속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