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이국의 어머님 묘지에서)

어머니

그시절나는너무나몰랐었다.

달빛괴괴히흐르는차가운겨울밤

장독대에서멍하니하늘처다보던어머니

뒷모습에드리운것이달그림자이거니하였다.

그시절나는너무나몰랐었다.

왼종일뙤약볕아래호미질하시던어머니

온몸을타고흐르던땀으로흠벅적신윗도리하며

마침내서산넘는노을을받아반짝이던이마의땀방울

그시절나는그렇게도몰랐었다.

어쩌다자그마한암자를찾아나선길

시오리넘는논길뚝길꼬부랑길을타박타박걸으면서

종종걸음으로따라오는나에게보내주던그엷은미소

그시절나는그렇게도몰랐었다.

종일을베틀에매달려따그닥거리다가도

잠시내려와물한모금마시고

휴~한숨뿜고는다시오르시던그속내

그시절나는그렇게도몰랐었다.

긴긴밤을뒤척이면서

못내사루지못하는가슴의응어리를

밤새워신음하면서앓으시던그울화병

그시절나는그렇게도몰랐었다.

한여름빗줄기속에흠벅젓은옷매무시로

머리에인장바구니무게를조그마한몸으로감당하며

대문을들어서며흐트러진머리칼을쓸어올리던모습

내지금,아직도모르고있다.

지아비무덤과는수만리멀리한이곳

한개의명판이있어알수있을뿐인이자리

왜하필오늘비가주룩주룩오는지

내지금,아직도모르고있다.

조아려절을올리고있는지금

머리속을맴도는무엇도찾을수없고

내리는비를조그만우산으로가려도젖는옷

내지금,아직도모르고있다.

잔디밭에떨어지는빗방울이

풀섶에송알송알맺혀구슬처럼매어달려

잠깐비추는햇살에영롱히빛나는모습

아~

세월은가고오는것이아니라

세월은오고가는것도아니라

그저세월이흐르는것임을..

내지금,아직도모르고있다.

-해리스버그의공원묘원에서(08,06.29)-

[↑위의사진들은2007/07/01두번째성묘때…]

[2004/07/중순,아이녀석들이조카결혼식에참석후성묘]

[2007/06/29가족과첫성묘…쾌청하던날씨가제상을차리면서빗줄기를뿌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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