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의 끝자락”에 달려 – 홍시(紅枾)-
BY 모가비 ON 12. 3, 2007
"2007의끝자락"에달려-홍시(紅枾)-
올해의마지막달초입의오후
눈발이날릴지모른다는예보때문인가
귓가를스치는바람이제법차다
신들메를다시하고옷깃을바로세워
엊그제밟아본숲길을걸으며
문득익히보아왔던감나무의모습이궁금하다.
눈발날리기전에보아두자하고
서둘러하산하여찾아본몇그루의감나무
역시찬바람에잎떨쿤나뭇가지가떨며섰다
먹구름이멀리서달려오고바람은휭휭부는데
감나무에대롱대롱달린몇안되는홍시들
매달려있기에도불안한데까치들등쌀에안절부절이다
멀리서때마침들려오는확성기소리
때가때인지라한패가지나가면또한패가몰려와
이번선거에는나를뽑아야잘산다고악다구니다
감나무의홍시는마지막안간힘을쓰지만
그렇다한들언제까지버틸수없으련만
차라리떨어저씨앗이됨이순리임을아직은모른다
인간에게주는자연의속삭임은
소리로전하는게아니라느낌으로전하는것일테다
느낌을소리로듣는사람이얼마나될런지
지나간세월의반추속에서잃어버린세월을
무심한세월속에서의미있는세월을
가꿀줄아는사람은몇이나될까
역사는답습하는것이아니라,창조하는것이고
이루어진역사는,가꾸어야하는것이며
잘못된역사는,바로세워야함은상식인데
저마다저만의소리로악을쓰고
부화뇌동하는패거리들이다시찬바람을이르키지만
어디세상사람들이그리하라고한들그리할까?
여름지나면가을오고,가을지나면겨울오듯이
한번속인속임수에두번속을수없다는
소박하고평범한우리네들의생각을알고나있는지
휭하니부는바람에지나가는세월아쉬워하고
볼따귀에닿는찬바람에한겹옷깃을여미는
우리보통사람이야알콩달콩한삶의꿈만잠속에서꾸는데
오늘도,바람은바람은휘몰아다니며
사면팔방으로불어올해의마지막남은흔적마저
제욕심속에둔갑시켜가두고자사술(邪術)로괴롭히는계절
하늘의먹구름도지나가면,햇볕이찾아와몸을감싸고
그마저잠시머물다간자리에는,겨울준비에바쁜숲
이어올봄의꿈을안으로담고호흡가다듭는다
저먹구름뒤에새날을그리는꿈을달고
감나무는내홍을감춘채내공을다듬어
차디찬겨울바람에맞서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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