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를 기다리며-세종로에서-
<신호를기다리며>

-세종로에서-

[대선후보선전벽보:조선닷컴자료에서]

친구들이시청앞에서만나자한다.이유나명목은없다.

서울시청앞의크리스마스트리의점등도있고

스케이트장주변의휘황찬란한불빛구경과함께

옛날을더듬어종로2가의낙지골목탐방도하면서

청계천의야경을즐기고오자고한다.

예전같으면이런때는짜증을내면서한마디뱉어퉁박을주었을것이다.

남의사정도모르면서불과2~3시간전에급전(急傳)하는소행이못마땅하기때문이다.

그렇지만그리불러주는사람도없는요즈음의내처지로는

그럴만한형편이않되는지라"얼싸구나고맙다.."하고냅다달려나간다.

요즈음은오후5시면거리에어둠이깔린다.

마침저녁해가비스듬히비치는토요일오후의거리이어서인지.

오가는사람들이꽤나많다.

시청앞X마스트리점등이나청계천의"루체베스타"를구경하려나온모양이다.

광화문을바라보면서

이거리를누비고다니던옛생각에갇혀있는동안둘러보니

세종로네거리의교통신호등은

빨강,파랑,노랑불이번갈아들어왔다나갔다반복한다.

이순신장군의동상뒤로멀직이청와대의지붕이눈에들어온다.

여전히번갈아가며들고나는신호에따라사람들도멈추고가고를따라하는데

문득거리에내노라하고나붙은

대선후보들의얼굴들이눈에띤다.

한벽보속의얼굴들은눈이모자랄정도로많기도하지만

모두가생글생글…깜박깜박…씩…웃어주는모습이다.

나에게만보내는웃음은아니지만그모습이애처롭다.

이추운겨울날보아주는사람도별로없는데

차디찬벽(壁)에풀칠해붙어있는것도부족해

테잎으로감아덜어지지못하도록단단히붙어진채

벽보속에서그냥마냥웃고만있다.

저푸른집의대문으로갈사람은한사람뿐일텐데….

어떤사람은빨간불에막히고,어떤사람은노란불에돌아서야될터인데

그래도자기는직행할수있다고자신하면서저마다좋아라웃고있다

사람들틈에끼어건늘목을건너야하는발걸음을멈추고

한사람씩,한사람씩보면서생각해본다

이사람은말은빤지름한데윗사람보기를우습게알고..노인들은투표장에도나오지말라고한사람이고.

이사람은어렵게살면서돈은많이벌었다지만세상의음해(?)가많아어디까지인지모르겠고

이사람은아무리생각해도나와는색깔이다른붉은녀석이어서입만까부라저서악다구만일삼고

이사람은배신으로얼룩지면서지나간10년을잃어버리게한주인공이고,,

이사람은분수도모르고나서는가햇더니만벌써그만둔사람이고,

이사람은얼빵하여시중잡배들의사탕발림에녹아출마했지만왔다리갔다리할것같고

이사람은누구인지도모르지만,뭣땜시나온사람인지조차모르겠고,

이사람은듣도보도못한사람으로,족보에그이름올리려고출마한사람으로보이고

이사람은도대체무슨생각으로나왔는지?뭬라고?장가갈려고나왔다고ㅋㅋㅋ

이사람은나와같이근무한적이있어대강은알겠는데당신은깜이아니고,깜도않되는데..

이사람은최고의대학총장도한사람이지만,항간엔계략으로다른후보의표를깨려고나왔다는데,,,

이사람은꼿꼿하고반듯하다지만갈수록노망(?)이든것같고…

이리저리둘러보아도답답한것은나뿐만일런지…,

도무지"아시람이면되겠구나"할사람을찾지못하겠다.

여전히거리엔사람으로넘치고

여전히길위에는신호를기다리는차량들로붐빈다

이많은후보들중에한사람만저푸른기와집으로입주할터인데…

몇일후면투표하러가야하는처지의사람들

요리조리둘러보고따저보고셈을하면서

신호를기다리는사람,사람들..

오늘의하루도이렇게답답하게지나가고있다…..

[대선후보선전벽보:조선닷컴자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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