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당 화

해당화

어릴적고향의바닷가에는

해당화가지천이라할만큼많았다

그때의해당화는바닷가모래밭에서

잔솔나무와이웃해서살고있었다.

분홍색꽃잎에홀리기도하고

장미랑닮은데신기해하면서

꽃잎파리만지작대다찔레에찔려

손등이며장딴지에피를흘리기도하였지만

친구는해당화를보면서

시집간누이를생각하기도하였는데

지금은해변에서

해당화보기가그리흔하지않다

엊그제찾은양양의해변리조트

철망때문에멀리는가지못했어도

해당화는호텔의담벼락을따라

피어있었다.

눈은수평선에서달려오는세월바라보면서

귀로는파도소리를녹음(錄音)하고있었다

(2008/07/30강원,양양의해변아침에)

해당화

한용운

당신은해당화가피기전에오신다고하였습니다
봄은벌써늦었습니다
봄이오기전에는어서오기를바랬더니,
봄이오고보니너무일찍왔나두려워합니다

철모르는아이들은뒷동산에해당화가피었다고,다투어말하기로
듣고도못들은체하였더니,
야속한봄바람은나는꽃을불어서경대위에놓입니다그려
시름없는꽃을주워입술에대고,’너는언제피었니’하고물었습니다
꽃은말도없이나의눈물에비쳐서둘도되고셋도됩니다

해당화의전설

옛날바닷가에오누이가살고있었다.
어느날관청아전들이누나를궁녀로뽑아서
배를태워가버렸다.동생은누나의치마를잡고
발버둥치며울었지만배는어느새멀리수평선
너머로사라지고말았다.
몇날며칠을울고또울던소년은그만
그자리에선채죽고말았다.
나중에그자리에소년의울음같은붉은
한송이꽃이피어났는데그꽃이바로해당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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