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악산의 낙엽을 밟으며

<삼악산의낙엽을밟으며>

나이가들면서나의산행취미도많이달라젔다.그것은가급적멀리있는산은피하는것인데

이는당일돌아와야하는데먼곳은아무래도번거로움이많기때문이기도하지만혼자가는

것이아닐때에는여러사람들이시간을맞추어야하고,차표도미리예약하여야하는등잡다한

일이많기때문이다.또하나의이유는서울근방에도지하철에서내리면바로접근할수있는

산들이많이있고이러한산에오래다니다보니정이든탓이기도하기때문이다.

이번삼악산도망서려지는가운데동료들이추천을하고나역시이곳을다녀온지꽤나오래

된터라만추의그곳이보고싶어서동의하고나선터이다

등산을자주하는사람들은말하기를악(岳)자가들어있는산은험하니조심해야된다고들한다

삼악산의경우는그리겁을가질일은아니다정상인용화봉이해발645M이기는해도들머리에서

이미150~200M를넘기니그리난코스는아니다.

오르는길은두가지방향이있는데각기특징이있다.먼저등선폭포방향에서오르는등산로는

들머리에서부터계곡의폭포를끼고올라계곡의시원한느낌과물소리새소리를들으며숲길도

적당히걷는코스이지만하산할때에는바위길을타고의암댐방향으로가는것이니조심조심

걸어야한다.

또한길은이와반대로의암댐의들머리에서출발하는것인데이쪽은매표소를지나면서경사도

가만만하지않는산길을올라정상으로간다.바위길이많아발밑을살펴야하지만정상까지그

리많은시간이걸리는것은아니고올라가면서춘천방향으로탁트여조망이좋아서지루하다는

느낌은없다.그리고일단정상이후는길이그리험하지않고여유롭게낙엽이있는계절의멋과

맛을함께볼수있고도중의흥국사를지나서부터는계곡물소리와

폭포의절경을제대로볼수있다

우리는이날의암댐의들머리를기점으로오르기시작하여삼원사를거처정상인용화봉에서

흥국사그리고등선폭포로내려오는산행로를잡았다

출발하면서부터바위와자갈길을오르면서동료들이힘들어하는모습이지만

조금만더가면된다는빤한거짓말로격려하면서좁은등산로를어깨를부딪치며걸어올라갔다

정상으로향하는중간쯤이후부터는전망좋은곳이많이나타난다.여기서부터치달아오르던걸음은

차츰느려지는데이는부근의경치를보면서가슴을활짝펴고심호흡도하면서멀리의암호반을한눈에

담으며계절의가고옴을느끼는여유로움도함께하기때문이리라.

특히인기있는곳이붕어모양을닮은"붕어섬"을내려다보는곳이다.모두가어쩜~~하는감탄소리를

내며카메라에담기가바쁜모습이다.몇발짝가서는찰깍~또몇발짝가서찰깍~하는소리가들린다.

그렇게많이찍어보았자한장이면족할풍경인데..

이번의삼악산산행은등산보다하산의길이더욱설레게하였다.지난밤적지않게내린비로묵은먼지

깨끗이닦아낸낙엽이한층고와보이고내려오는길에맞난등산객들의모습도한결깨끗하고흡족한듯

떨어진은행잎하나에도애정을보내는눈치이다.

.

흥국사를지나자나의눈을확~~댕기는풍경이찬란하리만치호화로운잎의,단풍이깨끗이단장을하고

가늘게불어오는바람을맞아바삭이면서인사를하는모습이다.

이쯤에서부터우리의발걸음은한결가볍고가벼운농담도나누는여유를가질수있었다.사실

특별한주제를갖지않는산행길의대화는그리심각하지않는게좋다.

이런낙엽이있는길에서굳이멋을조금이라도부리려한다면

구르몽의낙엽이라는시를읊어보는것도좋으리라.

산을오르내리는사람들에게산은어느때오르는게좋으냐고물어본다면그것처럼어리석은질문이

없으리라.

오늘의삼악산도4년만에밟아보는길이다,

그때는진달래가좋다는말을듣고와보았지만

진달래철쭉을보는감흥과단풍과낙엽길을밟는감흥을

어찌비교하겠는가?

산에가고싶거든아무때나아무산으로가라

산은언제나그자리에서그때베풀어줄수있는것은

모두베풀어준다.

다만그것을느끼지못하는것은사람일뿐이다.

(2009/11/01삼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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