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 함박눈 내리던 날

-꽃샘함박눈내리던날-

계절의바뀜이그리도서러웠던가?올해는유난스레꽃샘눈이기승이다.

유난을떨어도땅에발딛으면서녹아없어질것뻔한데그리도쫓기는

심정이서러워서일까?

작은알갱이로내리던눈이느닷없이송이송이함박눈으로변하드니무더

기로내려쏟아진다는표현이알맞다.

퍼붓는눈을창밖으로바라보다디카를챙겨동네한바퀴돌아볼요량으

로집을나섰다.마음같아서는우면산정상으로가고싶었으나시계를보

니벌써16:00시를지나고있으니무리라싶어가까운예술의전당주위를

돌아보자하고집을나선다

집을나서면서늘상그러하듯이우면산오르는숲길을들어서서산자락의

오솔길을따라들어서니눈발이더욱거세어진다.

뒤돌아보니지척의고층아파트도눈에가려희미한모습이다.오솔길을

조금들어서니젓은땅바닥에눈이쌓여미끄럽기도하고땅의높낮이가

구분되지않아위험하기도하여곧장예술의전당광장으로향한다

늘하듯이그곳에가면먼저뒷뜰의연뭇가에들리는것이습관처럼되었

다.조그만연못에는계곡에서얼음이녹아흘러내린물이제법많이겨

있다.이곳은그리크지는않치만예술의전당뒷뜰답게오밀조밀한멋이

있다.다른곳에처럼잘이해하지도못할조각들이나그림이있는곳이

아니어서편안히벤치에않아머물다가는것이십상인곳이다

연못가에서내리는눈을우산으로받으며머물다가계단을따라내려오면

바로예술의전당주건물"오페라하우스"앞에선다

‘오페라하우스"광장은언제나분주하다예술의전당하면이오페라하우스를

연상하기마련이지만사실은이"오페라하우스"외에도음악당이나"서예박

물관""한가람미술관""한가람디자인미술관"등부속건물과전시장이즐비하

고인접해서국악예술학교가같은지역에있어전당이라고부르기에는

조금미흡한생각이든다."전당(殿堂)"을사전에서찾아보면

-"가장권위있는연구기관’을일컫는말.예:과학의~.예술의~.-

로풀이하고있으니말이다

눈길을돌아서초약수터를찾았다.평소에는사람들로북적이던약수터

오늘은인적이없다.여전히하늘에서는눈이펑펑쏱아지고인근의정

자나무아래쉼터도다소곳한모습이다

이제봄을맞으려하는세월의흐름에샘을내는불순한날씨는그만이었으

면하는마음이생긴다어차피올것은오는것이요가는것은가는것인데

그리앙탈을한다고가는녀석이멈출것도오는녀석이멈출것도아닌데

사람사는세상의이치도그러하다.나고살다가가는운명은정해진것이

아니더냐.젊어서야하늘높은줄모르게웅지를품었다가고살아가면서점

점작아지고그리고끝내는한줌의흙으로돌아갈터인데..

이런부질없는생각에머물다,걷다가,집으로돌아오는길

아파트정원에눈이잔잔히깔려있다.불현듯작난끼가

발동한다.조심조심발을띠면서하트모양을그려보며

마음속으로새겨본다.

그래세월을사랑하자,시새움에떨더라도

곧이어올봄을생각하며희망의끈을놋치말고

삶을사랑하며살아가야지.

(2010/03/22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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