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들강아지 눈떴다
BY 모가비 ON 3. 9, 2011
올해는유난히도긴겨울의터널을빠저나온것같다.연일이상한파라고하던
추위의말미에고향에서는폭설이내려산야는몸살을앓았고그로인해서재난
으로까지선포되어아직도바쁜삽질에여념이없다한다.
세월을살다보면어찌평온한것만기대하며살수야없겠지만예상을빗나가는
변화는그것이사람에게든자연에게든버티기어려운당혹함을주기마련아닌가
하기는그역시뒤이어오는세월의흐름앞에서는물러설수도없고받아들이며
살아야하는게세상만물의이치려니하며오는세월을맞이하는즐거움으로치부
하며새봄앞에서있다.
언제나그렇듯이새봄의소식은수줍은듯하면서곁눈질하는강가의버들강아지
에게서부터시작된다,올해도찾아오는봄을마중하기위해찾은양재천변에서예
의버들강아지를만낮다.
나는새봄을맞이할때마다제일처음떠올리는것이버들개지이고이어서저절
로흥얼거리는노래가어릴적부르던"봄아가씨"라는동요다.이런순서는나도
모르게버릇이되어배어있는듯하다
버들강아지눈떳다
봄아가씨오신다
연지찍고,곤지찍고
봄아가씨오신다
(봄아가씨:김영일작사한용희작곡)
어릴떼나의고향강릉의남대천에도이밈때쯤이면어김없이버들개지가피어있었고
그보드러운솜털같은모습을보고으레흥얼거리던"봄아가씨"이다.
버들강아지는버들개지라고도하지만우리고장에서는"버들개비"라고부르기도하였다
사전을찾아보면"버들강아지"와"버들개지"가둘다표준어로나와있으니어느명사를
써도좋을것이지만나로서는어릴적생각을하면서버들강아지보다는
버들개비가더친숙한이름이다.
올해도예외없이봄맞이는양재천에서버들강아지를만나는것으로시작하였다.작년의
이때쯤에는봄샘눈이심한탓에조금일찍나온솜털을눈얼음이덮고있었는데올해는
꽃샘추위가엊그제까지계속되어서인지제모습이아니고눈뜨기를망서리는양수줍어
움추려있는모습이다.
그래서지금도찬바람을맞으면서도보드러운솜털로봉우리를감싸고봄을곁눈질하는
모양이귀엽기도하지만안쓰럽기도하다그렇지만이미입춘,우수,경칩도지난터이고
얼마후에는춘분이오게마련이니찬바람이기승을떨더라도견디어내기는한결수월
하리라위로를보내면서쓰다듬어본다.
지끔쯤고향의남대천강가에도버들강아지가피어있으리라.얼마전까지내린폭설에
신음을하던고향의산하이지만그곳에도어김없이봄의기운이번지리라.그리고강변의
버들강아지도그속에들어있던깨알같은씨앗을솜털로감추고
산들거리는봄바람따라이리저리몸매를휘청이고있을것이다.
이제부터본격적으로닥아옥새봄에는훈훈하고따뜻한바람불어한겨울을어렵게지낸
분들의마음을어루만저주었으면하는생각을하면서
봄의양재천변을걸어본반나절이었다
(2011/03/09양재천변에서)
버들강아지
눈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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