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배운버릇이여든끼지간다는얘기가있다.앞으로십여년이있으면여든이되어서인가주위환경에서일어나 는일들이나,무슨일을계획하거나묘사할때에도어려서듣고,배운일들을표준삼아서이해하는경향이아직도있다. 곰삭여생각하면이런현상이나만의버릇이않으리라생각한다.독일의작가헬만헸세(HermannHesse)의글한귀절 이생각이난다.그는어떤사람과대화를나누어보면그사람이표현하는말의유형과상징방법에따라서배경을이해 할수가있다고했다.그도그럴것이사람이어려서배우고듣던일들은우리의의식속에서깊히자리잡고있기때문이다. 가르치고있는대학이한달동안겨울방학이어서내가읽아야할대여섯권의책을골라놓고밀려있는글읽기도계속 할요량이지만거기에더하여틈틈히하여야할잡일을정하여놓았다.지난가을에는뒷산참나무들이단풍이들어갈 즈음때이르게한자정도의눈이내려참나무둥지들이많이쓰러젔다.그래서이번방학에는눈으로쓰러진참나무들 을잘라서땔감장작을마련하여야겠다고다짐했다.매년마다쓰러지는참나무들을그렇게쌓아놓았다가한겨울의 벽난로(FirePlace)의땔감으로써왔기때문이다.. 나는소년기부터매년늦가을이면신작로를따라우차를끌고대관령중턱까지올라가서나무를해다가헛간에가득 채워놓고남은나무는볏짚을꼬아만든거적을덮어뒷마당에쌍아놓고겨을이오기를기다리면마음이든든해젓다. 그시정우리할머니께서는언제나하시던말씀이기억난다.곳간에겨울동안먹을쌀을가득히준비해놓고,앞마당에 땔감을가득쌓아놓으면어느부자부럽지않다고하시든말씀이다.그래서그런지나는이곳에와서이쯤의나이가들 어서까지도겨울땔감나무에대하여는욕심이많다. 지난"크리스마스"에는휴스톤(Houston)에내려가그곳에사는딸네집에서보스톤(Boston)에서온아들네식구들과 세손자들과모여서지내고왔다.돌아오자마자가기전에시작했던땔감준비작업을다시시작했다.여기저기쓰러저 있는참나무가지들을짤라서장작을만들어이곳저곳에쌓아놓는다.나무를쌓아놓고약한달정도지나면나무가말 라서땔감으로는십상이다.마른통나무를가저다벽난로에넣어불을지피면오래타기도하지만열기도좋을뿐아니라 참나무에서뿜어나는향기를맡으면서그옛날의시골집아궁이에서뿜어나오는연기와같아흥취를자아낸다. 대충정리를하면서전기톱으로베어놓은장작들을뒷뜰로옮겨서쌓아놓아야하겠다고생각하니옛날에외할아버님 께서만들어준조그마한지게가생각난다.뒷산에서소나무가지를짤라반쪽을쪼개어서골고루대패로밀어서나에계 맞계지계를만들어주셨었다.나는이지게를아주좋아하였다.이지계로봄이면감자밭거름을저다날랐고,여름에 는감자를캐어날랏었다.가을이면볓단을나르는등요긴하게쓰이기도하였다.올해에도여기저기참나무를짤라서대 여섯군데모아참나무에기대어쌓아놓았다.다해놓은장작들을뒷뜰로옮기려하니새삼생각이나서숲의여기저기 돌아다니며지게깜의나무를찾아보았지만,숲이대부분참나무종류의활엽수들라지계의소재인소나무는귀하여아 직도마땅한것을찾지못하였다. 내일이면또다른해의설날을맞게된다.오는한해를어떻게살까생각해본다.나이가들어가니매년오는한해를맞 이하게되는감각이무디어진다.오는해에도나는나대로그저부지런히일하고,가르치고,별푸념없이사는것을즐기 며살아야겠다.이제올해의겨울을따뜻하게보낼땔감도쌓아놓았고,쌀도먹을만치쌓아놓았으니,남부러울것없이 산에묻혀서자연과함께호흡하며살아야겠다고다짐해본다. 비록가난하였지만,땔감을지게에지고꾸준히산을오르고내리면서인생을가꾸던그옛날처럼.. (펜실배니아,해리스버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