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무엇인가를계획하여놓고일을시작하면그일이성사될때까지는편안하게잠을자지못하는성격이다.몇일전 부터지게를하나만들어서뒷산에해놓은참나무장작을집마당으로옮겨놓을방법을강구하게되었는데곰곰생각 해보아도지계를만들어장작을저다가쌓아놓는것이제일상책이었다.생각이거기에미치자미룰일이아니어서생 각난김에숲으로나가여기저기를헤매면서찾아보았지만그리쉬운일이아니었다.어쩌다저만하면되겟다고생각 하면나무가너무크고또높아서위험하기도하려니와지게하나만들려고몇십년자란나무를베어내기가미안하기 도하고아름드리나무를자르면그들의자연적인삶을자르는것같아서죄가된다는생각이들어주저하지않을수없 었다. 그리하여또다른궁리를하게되었는데그발상이란제법과학적이고효율적이라할수있는"자동제설기"를사용하여 운반하자는것이었다.즉"자동제설기"위에장작을싣고밧줄로묶어서저단으로운반한다는것이었다.역시이번에 도생각난김에시험운행에들어갔다.제설기에나무를싣고발동을걸어비탈을오르기시작하였는데역시내생각이 무리였다.그것은얼마를오르다보니엔진이열을받아서오일이새기시작하였고,또한땅에낙엽이두껍게쌓여있어 헛바퀴만돌뿐당최올라가지를못하는것이었다.그런후에다시생각해보아도결론은지게를만들어야하겠다는것 이었다. 밤새생각하다가이튿날유레카(Eureka)!찾았다.나는당장목재상으로달려갔다.거기에서각목과널판지를사가지 고집에가서기억을더듬어옛날에사용하던지계모형을생각하고만들기로하였다.필요한자재를몇개골라서값 을물었더니십불이면된댄다.계산을하고휘파람을불며집으로오는중에문득서울에있을때서울역앞에서검은 물을들인군복을입고"지겟짐짐니다.지겟짐요~~"를웨치면서하루벌이에나선얼굴도이름도모르는아저씨가떠 올랐다.(그시절에는너나없이몹시도어려웠지~~) 집에돌아와서그아저씨의모습을모델(Model)로대강스케치(Sketch)한후줄자를가지고와서설계를하니더욱 자신감이생겼다.설계의규격대로전기톱으로이리저리잘라전기스쿠르드라아버(Screwdriver)를써서맟추었더니 제법지게의모양이생긴다.이어서쓰다남은카펫(Carpet)을가저와등받이와지게멜빵(끈)의바느질하고꼬아서 등받이와지게멜빵(끈)을만들어달았더니제법훌륭한지게가탄생하였다. 내가이렇게요란을떠는동안아내는나에게물었다’아니아침부터무얼그렇게뚝딱거리며법석을떠는거오?" 나는웃으면서대답해주었다"지게를만드는것구경이나해보슈…" 아내="지계는만들어무엇할건데요?""그렇게시간들이고하실거면사람을사서하시지..한삼십불이면될텐데..) 나="아니야당신은몰라…지게를다시저보고옛날어려서살던시절을회상해보려는거지..그것도모르오?" 아내="역시당신농업고등학교를나온경력은숨길수없군요ㅎㅎㅎ" 나="그러지말고당신은들어가서점신이나준비하시요.""흰쌀밥에쇠고기넣고된장국끓여주면더욱좋고.." "아소주는없을테니와인이나한잔합시다..""당신은서울여자라서이런마음을이해못할걸~~~" 이런농을주고받으며잘라놓은각부품(Part)들을박아서맞추어놓으니제법모양새가나는지게가만들어젔다. 다음은각목을알맞게재단해서꼭지에흠을내어놓으니영락없는지게작대기이다.이렇게만들어놓은지게를 지게작대기에걸처놋고보니스스로대견해지면서(이만하면되었군..아직은내솜씨가썩지않았구나)하고안 도하는여유가생겨절로기분좋은미소를흘릴수있었다. 지게를지고산언덕을내려갔다.내려가면서아직은익숙하지않은지게를메어저인지조금은거북스럽다.그 렇지만"내칠십이넘은나이이니발검음도조심해야지..일도좋지만이제는욕심을내는시기는자났지…"하며 혼잣말도뇌어보았다.장작더미곁에지게를벗어놓고장작을한짐올려놓았다.그리고는허리운동도하고다리도 몇번돌려본후에야지게작대기(지팡이)빼는것과동시에오른쪽어깨를멜빵에집어놓고,무릎을땅에대고지팡이 에힘을주면서일어났다.장작의무게가조금은무거웠지만허리를숙이고지팡이로무게와걸음을다루면서조심 스럽게일어나두세번몸응추스리고난후걸었다.산등성을걸을때,고향에서등짐나를때아저씨들이일러주는 말이생각났다.그것은짐을지고산을오를때나내려올때나갈지(之)로걸으라는것이었다.그래야중심을잡기가 쉽고안전하다는것이었다. 옛날이나오늘날이나,무릇짐이라고하는것은무거웁기마련이다.다만예날의무거운짐은숙명적이라고한다면, 노령기에있는오늘의짐은선택적인집이아닌가.숙명적인일은더욱무겁고고달푸지만.선택하여지고가는일(짐) 은같은짐이라도훨씬가볍고즐거운것이다.옛날의짐(숙명적인짐)을지고산을넘던그시절에는슬픈짐이었다. 때로는확팽개치고훨훨날아가고싶었던때가한두번이아니었다.그러나스스로나를달래면서이고개를넘으면 쉽게내려갈수있으리라는기대를가질때짐은더욱가벼워짐을느낄수있었다.돌이켜생각하니그런희망속 에서살아온내지난날의짐도지금에나를있게한선책적인짐이었다.짐을지고집으로올라오는길은그래 서한결가벼워질수있었다,한걸음한걸음내딛는발자국을세면서걸어온오솔길에서나는다시돌아보았다. 그러고보니,그때로부터나도세월도참으로멀리온것같다. (미국,펜실배니아주해리스버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