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가 눈을 뜨고 말을 건넨다.

봄이오면기다려지는꽃에도순서가있다.

겨울에질릴때쯤이면눈(雪)을뚫고피는복수초가보고싶다

직접눈으로보지는못해도남이찍은사진으로만나도반갑다.

복수초찾는기회를갖지못하면그런대로이어서오는산수유

생강나무꽃을기다리는느긋함도즐길만하다

이산수유뒤에는바위틈에빼꼼히피는돌단풍이눈치보고

산과들에는"봄맞이노래"를합창하면서온갖꽃들이필게라

빨,주,노.초,피,남,보…비로소세상은천연색으로변하리라

지난겨울은유난히을씨녕스러웟다.

거창하게정치,경제,국방등의단어를에묻힐기운도없지만

무거운겨울의장막에짓눌린채세상사를적어온것같다.

바야흐로봄이다.

길고긴줄다리기에힘을빼고있는유식한사람들도이제

지치고지칠때가되었으리라.

모두가새로운봄의정기를받아영원의가치관을만들고

피우고펴는데힘을쏟아주었으면좋겠다.

산과들에는지금노오란꽃봉우리가세상을염탐하듯얼굴을

내어밀고눈짓을해대고있다.

그눈에는이제세상으로나가도되느냐는물음이담겨있다

이제는자리를펴주어야될때이다.

이제는다함께새상을살며즐기며가꾸어나가야할때이다.

올해의봄은유독춥고,복집하여견디기힘들었다하지만

새롭게피는꽃을보면세상은살만한세상이다.

<산수유송(頌)>

-산수유가눈을뜨고말을건넨다-

포근한봄햇살에

간지럼타는들녘

생긋이미소띠며방긋웃는꽃봉우리

인고의

깊은사연들

눈짓에실어보낸다

몹서리치면서도

써두었던사연들

새날에펼처야할내밀해둔속마음

새봄의

너른들판에

훠이훠이펼친다.

(2013.03/11서초동에서)

산수유가눈을뜨고
말을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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