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온 행운

어려서부터 아이들이라면 끔찍이도 좋아했다. 세상에서 그들만이 완벽한 예술로 보였다.

결혼 전에는 10명의 조카들이 하나씩 나의 손을 거쳐 점점 내 키를 훌쩍 넘으며 성장을 거듭했다. 손 때 묻혀서 예뻐하는 것이 그들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나를 위한 것이었다. 그걸로 충분히 행복했으니까.

결혼 후 기다려도 아이가 생기지 않자 정말 초조해졌다. 친구들이 한 둘씩 엄마가 되어 가면 내 눈에선 눈물이 절로 흘렀다.

돍잔치라도 한다는 초댓장은 잠을 설치게 만들었고 괜히 시무룩한 남편은 날 미안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인내심이라고는 없는 내가 병원을 끈질기게 다녔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건 끝까지 포기않고 병원을 다닌 일이다.

"임신입니다" 5년만에 아이를 가진 날, 의외로 담담했다. 가슴속에선 방망이질을 쳤지만 ‘내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라는 표정으로 세상을 우아하게 바라보았다. 일주일 뒤에 검진을 오라했다.

"쌍둥인데요"

"얏호"

내..이럴 줄 알았다니까, 글쎄 한꺼번에 두 명이나…우와! 일주일뒤에 또 검진을 오란다.

"심장소리가 하나 더 있는 것 같아요."

우려섞인 의사샘의 말에 저으기 놀랬지만 침착하게 굴었던 것 같았다.

시어머님은 아들 어깨 무거워질까봐 No! 시아버님은 며느리 죽을까봐 No! 친정에서는 경사가 났다. 걱정도 잠깐..

오빠들의 스폰서 역할론까지 대두되면서 급기야는 그냥 밀어 부치기로 했다. 태교는 얌전한 아빠랑은 반대의 성격을

기대하며 주로 무협지나 공포소설을 읽었으니 우짜꼬!!!

3개월 때 다른 사람 만삭이 된 몸, 택시도 겁나서 태워주질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보며 놀래거나 웃음을 참지 못했다. 당사자인 나는 신이 나서 셋을 배에 넣고도 히히호호 뛰어 다녔다. 낙천적인 성격이 한 몫했지 싶다.

보통 세쌍둥이는 미숙아로 태어나고 자칫하면 잘못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8개월 째 드디어 나의 구염D들이 세상에 나왔다. 모두 건강하게 2kg 정도의 몸무게로 말이다. 무서웠다. 너무 작아서.

힘든 줄도 모르고 키웠다. 좋아서 어쩔 줄 모르며 매일 침 냄새나도록 뽀뽀해대며 살았다. 이제 갸들이 다 커서 중학생이다. 나보다 한 뼘은 큰 아들들과 천사 딸을 보면 뿌듯하다.

신이 내게 행운만땅~ 선물가득~을 주신 것이다. 정말 매사에 감사하며 산다. 지금까지 애들한테 받을 건 다 받았다 생각한다. 그 재롱과 이상하고 기발한 언어들…잊을까 두렵다. 다른 건 없어도 행복하고 현재 생활에 정말 만족한다.

현재 불임인 부부들이 있겠지만 꾸준히 의사가 시키는 대로 몇 년이고 노력하면 잘 될 것이다. 나의 경우는 배란 유도를 해서 얻은 아이들이다. 병원은 동대문 구청 건너 편에 있는 <마리아 산부인과>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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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장난을 한 후에..현관에 앉아서—-

13 Comments

  1. ariel

    2006년 2월 9일 at 10:18 오후

    아이들 넘 귀여워요.
    다 대리고가요..ㅋ   

  2. Lisa♡

    2006년 2월 9일 at 10:28 오후

    진짜 넘 귀엽죠?
    지금도 이대로예요.
    어찌나 착한지 정말 걱정인 애들이예요.
    뭐하나 나므랄데가 없으니 다 하늘이 알아서 보내나봐요.
    나 힘들까봐 순하고 바른 애들을 주신 것 같아요.
    남들은 애들 예쁘다 하면 손을 내저으며 아닌 척 하는데
    저는 못 그래요. 너무 예쁜 걸 우째요.
    날라리같은 엄마에 우등생 애들이라~좀 많이 고맙죠.
    잴 왼쪽이 큰애랍니다-애교 덩이.
    둘째는 말도 없고 손도 못잡아 봐요. 컴퓨터광이랍니다.
    피아노를 아주 잘 치구요. 깔깔~   

  3. ○ minuette.○

    2006년 2월 9일 at 11:16 오후

    모래장난 후에..아이들 예쁘고 행복해 보이네요..Lisa♡ 님..?
    늘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한 분으로 보이십니다…그러시죠..?
    그리고 닉네임 – Lisa♡..예쁘세요..좋은아침입니다..A bien tot.   

  4. 부산갈매기

    2006년 2월 10일 at 12:02 오전

    말씀은 그리하셔도 힘이 많이 들었죠?
    물론 감사하는 마음이 앞서있었기 때문에 힘듬을 이겨 내셨겠지만…
    정말 축복 받으셨네요.
    한번에 세명이라…딸까지 …햐~~~신통방통!!!ㅋㅋㅋ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길…   

  5. butcher

    2006년 2월 10일 at 3:24 오전

    정말 귀엽고 이쁘고 건강한 사진입니다….
    행복이 넘쳐 보입니다..
    귀하게 얻은 아들….건강하고, 씩씩하고, 똑똑하게 잘 커겟지요?   

  6. 수홍박찬석

    2006년 2월 10일 at 3:28 오전

    야~
    정말 귀엽습니다.
    저 아이들이 이제는 어엿한 중학생이 된다니…
    멋진 사나이로
    그리고 예쁜 숙녀로 잘 자라거라~   

  7. Lisa♡

    2006년 2월 10일 at 6:27 오전

    minutte님, 부산 갈매기님, butcher님, 수홍님….축복해주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애들 너무 귀엽긴 하죠? 정말 착하답니다. 미숙아로 태어나서 저리 키운데 보람을 느끼죠. 엄마로서 크게 해준 건 없지만 말입니다. 신통방통!!!!!    

  8. 백의민족

    2006년 2월 10일 at 1:43 오후

    "세쌍동이 출산기 그리고 사랑"
    아주 잘 읽었습니다. 완죤히 대박 나셨습니다.
    세아이를 보려면 다른 사람들은 세번을 배아프고 최소한 4년이상은 소요되는데
    한번 배아프고 10개월에 끝내셨으니 정말 땡잡으신 겁니다.
    세쌍둥이 잘 크고 있다니 저까지 기분이 좋습니다.
       

  9. Lisa♡

    2006년 2월 10일 at 2:25 오후

    후후..정말 대박입니다.
    근데 키울 때 굉장했답니다.
    기조귀값 한 달에 50만원, 젖병이 30개, 유모차가 3대, 보행기 3대에
    장난이 아니었어요. 다행인 건 애들이 얌전하다는 거였어요.
    잠도 잘 자고, 잘 자라고…TV에도 몇 번 나갔어요.
    미숙아를 잘 키운 엄마로 말이예요..(잘난 척?)
    재밌죠?   

  10. 거 당

    2006년 2월 11일 at 4:08 오전

    힘들게 세쌍둥이가 태어났군요.
    사진에 자녀들의 모습이 귀여운데 벌써 중학생이 되었군요.
    키울땐 조금 힘은 들지만 다 키운 후 에는 보람을 느끼실 겁니다.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이 되시기 바랍니다.   

  11. Lisa♡

    2006년 2월 11일 at 6:15 오전

    네..ㅡ그렇겠죠.
    보람….지금도 너무 좋아요.
    거당님은 세쌍둥이 처음 보셨죠?
    그런데 키우다보니 주변에 세쌍둥이들이
    몇 있더라구요.   

  12. 오공

    2006년 5월 8일 at 10:22 오후

    이렇게 이쁜 애들을 한꺼번에 세명씩이나..
    세상은 불공평한게 맞다니까요..   

  13. Lisa♡

    2006년 5월 8일 at 11:56 오후

    오공님…그렇지요?
    그래도 어젯밤에 둘 째가
    시험성적이 넘 안 좋아서
    막 짜증을 냈지요~~
    모든 학원 다 끊고 집에서
    컴퓨터만 하라고 말입니다.
    하고 나니 후회는 되지만
    순간적으로 제어가 안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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