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광 팬 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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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훈이는 맨체스터의 광적인 팬이다.

며칠 전 맨유와 리버풀의 경기에서스미스라는 선수가 크게 부상을 입었다.

게다가 게임에 맨유가 지자 녀석은 울먹이기 시작했다.

엄마가 잘못 키웠다며 사내 자식이 그까이꺼 갖고 우냐고 그러니까

리버풀 팬들이 약을 바싹바싹 올려서 더 기분 나쁘다며 이불을 머리 끝까지

쓰고는 오랫동안 슬퍼하는 거였다.

오늘 아침엔 독일리그까지 보길래 뭐하려 그것까지 보냐니까

맨유에 영입 할 수도 있는 발락이라는 선수의 개인기를 봐야 한단다.

어릴 땐 운동에 관심도 없고 돈줄테니 나가 놀라해도 에너지 소모된다며

안나가겠다고 우기더니 월드컵 이후엔 완전히 다른 애가 되었다.

매일 축구를 열심히 하더니 공을 차도 공이 그 자리에 있던 녀석이

이제는 제법 힘까지 들어 뻥뻥 차는데 꽤 잘해 보인다.

허벅지도 엄청 굵어져서 왠만한 여자의 허리둘레다.

꿈이 맨유 구단주라도 되는 것같다.

종훈이는 매사에 무관심하고 컴퓨터 게임외에는 흥미를 못 느끼더니

경훈이 탓인지 첼시의 팬이 되어서 열렬히 응원한다.

둘 다 새벽에 일어나 유럽리그 보는 건 예사이다.

다음 날 시험이라도 끝까지 새벽잠을 안자며 축구경기를 보니 걱정이다.

첼시와 맨유의 경기를 놓고 둘이 말싸움이라도 하기 시작하면

2박 3일로 하는 통에 옆에서 생활하는 다른 식구들은 머리가 아프다.

급기야는 언성을 높이며 엄마인 내가 끼어 들어야 하는데 어쩔 땐

말 조심해야지, 잘못하면 도리어 화살이 나에게 쏟아진다.

누구편이냐고 엄청스레 따진다.

며칠 전 둘이서 애교아닌 애교를 떨며(경훈이는 애교가 최고다)

옷 하나만 사도 되냐고 하길래 엉겁결에 사준다 하고선 후회했다.

유니폼 값이 너무나 비싼 거였다. 20% 할인하거나 10%할인해도

10만원 돈이었다.

평소에 뭘 사달란 적이 없는 애들이라 눈 꼭 감고 사주었다.

보통 다른 옷은 벗으면 아무 곳이나 던져놔서 발에 차이고는 하는데

이 옷은 신주단지 모시듯이 옷걸이에 척척 걸어서는 반드시 잘 걸어둔다.

식사시간에도 식탁에 앉으면 서로 자기 응원팀의 승률이나 선수들 이야기로

밥이 어디로 들어 가는지 모를 정도이다.

그래도 엉뚱하게 속 썩이거나 하지 않고 공부도 곧잘 하니 봐 줘야지 어째~

암만 그래도 귀엽기만 하니 나의 병도 한 몫한다.

오늘 밤에도 맨유 경기가 11시 30분부터 있으니 벌써 긴장하고 있다.

칼링컵 결승전에 맨유와 위건이라는 팀이 올라 갔으니 경훈이가 심각하다.

이기면 몰라도 지면 옆에서 말 조심해야 한다.

후후~ 그래도 우리 아들이 편드는 맨유가 이기면 좋겠다.

12 Comments

  1. 봉쥬르

    2006년 2월 26일 at 12:55 오후

    ^^ 아유~ 아들들 이야기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엄마가 무조건 따라야 됩니다 요새는요.

    귀여운 아들..
    잘 커서 새나라 새일꾼 되어야지요   

  2. 순자

    2006년 2월 26일 at 1:00 오후

    울아들은 야구광..

    lg팬..
    어느날 울적해서 들어옵니다..
    뭔일 있니?
    엘지가 졌어..
    에구 이눔아~~~

    어느날
    너무 좋아서 난리입니다..
    다시
    뭔일 있니?
    엘지가 이겼어…

    에고고..

    지금은
    엘에이에 공부중인데
    지금도
    야구장에 자주 간답니다..
    못말려요…   

  3. Lisa♡

    2006년 2월 26일 at 1:18 오후

    실은 저도 야구를 무척 좋아했는데
    요새는 아들놈 땜에 축구로 방향전환~중입니다.
    근데 우리 아들들은 운동이라면 다 좋아해요.
    TV도 스포츠 뉴스만 본답니다.
    순자님 아드님 나랑 싸움 좀 되겠네요.
    저는 롯데팬이거든요.ㅎㅎ   

  4. Lisa♡

    2006년 2월 26일 at 1:21 오후

    봉쥬르님..요새 애들 말 다 따르면 안되지라우~
    하지만 우리 아들놈은 따라도 될 정도의 식견이
    있는 애들이긴 합니다.
    한 번은 모르고 둘이서 같이 쓰는 핸폰에 사용료가
    10만원정도 나왔길래 야단치니까 그 담부턴
    2만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답니다.
    거의 방에서 굴러 다니지만….
    중학생인데 돈도 맨날 책상 위에서 굴러 다녀요.   

  5. Beacon

    2006년 2월 26일 at 3:32 오후

    아들들 덕에 리사님도 맨유 팬이 다 돼버리신 모양입니다?,,^^
    전 삼성,,야구만 조금 좋아했었는데,,요즘은 그나마 시들~하네요..   

  6. Lisa♡

    2006년 2월 27일 at 8:15 오전

    어제 맨유가 이겨서 새벽에 경훈이가 신이 났답니다.
    루니가 2골을 넣었더며..참 박지성 입단전부터 좋아하는
    골수 팬이랍니다.
    저도 사실…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맨유팬이…..   

  7. 백의민족

    2006년 2월 27일 at 1:29 오후

    아이들 크는 재미에 푸욱 빠져계시군요
    맨유와 첼시팬이된 두아들들이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사랑스러운가 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커가는 아이들에게는 큰행복입니다.
    컴퓨터게임에 빠진 것 보다 백번천번 좋구요.
    저도 박지성 선수가 소속된 팀이라 맨유의 의 승리소식을 듣고 기뻤습니다.
       

  8. Lisa♡

    2006년 2월 27일 at 2:07 오후

    네–그래서 이뻐 합니다.
    둘째인 종훈이는 컴퓨터에도 빠져 있긴 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어김없이 컴 앞에 앉아 있는
    녀석을 보니까요. 그래도 공부 할 것 있어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하니 할 말이 없긴 합니다.
    이제는 나보다 키도 훨 크고 힘도 쎄니 별로 할 말도
    없고 말빨도 안 먹히고 제가 되려 귀염받고 살아요.   

  9. ariel

    2006년 2월 27일 at 10:23 오후

    울 아이도 컴 게임만 하다가 이제는 세상 돌아가는 거에
    관심을 보이네요. 아마 나이 인 것 같아요. 작년 초에 공부
    에도 관심이 없더니 중간에 가서 자기가 이러면 안 되겠다고
    하고 혼자 하더라고요. 휴우~ 혼자 철이 날 때 까지 기다리는게
    원칙이라고 믿지만 아이가 하나라 그런지 신경이 예민하네요.
    Lisa 님은 셋이라 좋으시겠어요..^^ i always N V U for that.
    어제 강남갔는데.. 저는 강북 촌사람이라 강남가는게 대단한 일..ㅋㅋ
    언제.. i am going to surprise you~~~   

  10. Lisa♡

    2006년 2월 28일 at 3:33 오전

    아무리 놀래키려해도 제가 항상 여기 있는 건 아니니
    꼭 연락을 미리 줘야 합니다.
    알바생도 있고 멋쟁이 시누님도 잇어서 시간을 쪼개서
    할당된 시간에만 나오지요.
    ㅋㅋ…아들이 혼자라 좀 그렇긴 하지만 모든 걸 그애에게만
    쏟아 부을 수 있으니 저도 당신이 약간은 부럽습니다.
    저 혼자 알아서 터득하는 거 만큼 큰 효과는 없다고 봅니다.   

  11. 푸른비

    2006년 3월 1일 at 12:21 오전

    형 경훈이, 동생 종훈이…
    형 상윤이, 동생 상현이…

    큰애는 제대해 공부중…
    작은애는 현재 군인…

    훈자 돌림 이군요.^^

    제 큰애는 축구 시합(특히 외국)
    실황중계나 녹화경기나 빼놓지
    않고 보는 光Pen 이지요.ㅎㅎㅎ

    그래두, 유니폼을 옷걸이에 걸어
    놓을때가 좋을때 이랍니다.
    그만큼, 사내로서 제 노릇을 하면서
    성장 한다는 의미 니까여. 맞나요. 제말이 !^^!   

  12. Lisa♡

    2006년 3월 1일 at 12:08 오후

    맞아요~~
    어머 그렇구나.
    똑같네..어디 팬인가요?
    오늘도 축구를 너무 많이 했다고
    다리 아프다고 붕대 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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