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한 여자

해운대_004[1].jpg

어쩌다가 아주 화려한 슬리퍼를 하나 샀다. 쎄일을 하니 반값이라 사이즈도 큰데 눈 질끈 감고 사버렸다.

근데 좀 야하다. 사진과는 달리 신으면 발도 예쁘게 보이고 좀 세련되어 보인다.

발에 물집이 생겼다.

평소에 잘 안신던 거지만 그래도 새신발이 아닌데 양쪽 약지 발가락에 큰 물집이 생겼다.

내 피부가 무른지 물집이 자주 생긴다.

손에도 습진 비스무리한 게 자주 생기는 걸 보면 물집투성이의 여자다.

일하지 말라는 신의 계시인지도 모른다.

나와 설겆이는 체질이 아닌 모양이다.

아무래도 집사에 도우미에 기사에 안마사에 다 두고 살려면 늙어도 돈많은 부호에게 다시

결혼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참, 기사는 아니다…워낙 운전을 즐긴다. 파킹도 억수로 잘한다.

그런데 돈많은 부호가 글쎄 나를 좋아할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일찌감치 포기해야겠다.

어제 누군가를 만났다.

그녀는 피치색의 마 소재 상의와 같은 색계열의 시원해뵈는 면 소재의 바지를 입고

양산을 곱게 쓰고(난 양산 안쓴다) 비즈박힌 슬리퍼를 신고 날 보러 왔다.

두번째의 만남에 난 그녀가몸무게를 약 5키로 정도 뺐다는 걸 직감했다.

갑자기 내가 , 아니 내 몸이 바람넣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며 부자연스러워졌다.

시간이 쫒겨 미처 검증없이 입고 나간 옷이 영 불편하며 후덥지근했다.

난 왜 안되는 걸까?

어째서 운동을 멀리 원수처럼 대하는걸까?

허리부분이 딱딱해지면서 머리카락이 얇아지는 느낌이 들고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발에는 A, testoni인지 나발인지 그 신발이 물집을 만들며 고통을 증가시키고 있었다.

밤에는 조블에서 알게 된 어느 여인과 통화를 하게 되었다.

순전히 우연이다.

그녀는 30년이 넘은 외국생활에도 불고하고 딱딱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고 있었다.

갈수록 그녀가 수학선생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하게 그녀가 나를 편안해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나보다 약간 연상이었다.

왠지 그녀와 친해질 것 같은 예감이 몰려왔다.

그녀와 커트리나 이야기를 실감나게 쓰시던 김의순님 이야기를 나누었다.

재미있게 글을 잘 쓰셨는데 요즘 통 안나타나며 줏가를 올린다고…

밤에 나혼자 청승떨며 귀여운 몸짓으로(곰도리 푸우처럼)

일회용 반창고를 꺼내든다.

약을 바른다.

까칠한 모시이불에 발가락이 닿인다. 신경쓰인다.

아침에 일어나니 반창고가 없어졌다.

세상에 아침에 조블에 들어와 안게판을 보니

해가 서 쪽에서 떴나?

아님 나의 전화를 엿들었나 의순님이 인사를 전해왔다.

세상에…이런 일이~

이렇게 컴백하면 줏가가 상종가를 치겠다 싶어서 나도 살짝 숨어 볼까 하는마음도 생긴다.

그러나 모든 시대가 말해주듯 금새 나라는 존재를 잊겠지.

그게 두려워 절대 사라지지 않을거다.

아마 내가 사라지면 파이님이 제일 서러워하실게다.

그래서 절대로 절대로 여기 있을란다.

1월 9일에 시작한 조블의 용량이 다 차서 운영자님께 용량 늘여달라는 메일을 보냈다.

바로 늘려 주시네….고맙습니다.

조블 광고 많이 하고 다니거든요.

조블에 고수들도 많고 배울 점이 많다고요.

운영자에게 첨 가봤다.

재미있다.

이 모든 것이.

41 Comments

  1. 수홍 박찬석

    2006년 8월 29일 at 2:34 오전

    당돌한 여자…
    쓰리빠가 멋집니다.
    노래도 재미있고요^^   

  2. Lisa♡

    2006년 8월 29일 at 2:36 오전

    수홍님.
    쓰리빠…그 발음 쥐깁니다.
    스랫빠..슬리퍼..
    노래 이 거 제가 더 잘 부릅니다.
    제 19번 곡이기도 하지요.
    왕창 애교를 넣어야 합니다.   

  3. 색연필

    2006년 8월 29일 at 2:45 오전

    리사님^^ 멋쟁이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채혐^^하셨네요~

    멋쟁이들 집에가서 여기저기 치료하느라…ㅋㅋ
    정신없을 거예요..^^

    어제 저녁에 인천거쳐
    대구 내려왔습니다~

    다음주 월요일에나 서울 올라 갑니다.
    가서 전화 올리겠습니다~^^
       

  4. Lisa♡

    2006년 8월 29일 at 2:48 오전

    색연필님.
    오셨군요.
    대구로요?
    일주일간 푹 쉬고 즐기고
    부모님 냄새많이 맡고
    서울오셔요.
    리플러님이 기다릴낍니다.   

  5. 파이

    2006년 8월 29일 at 2:49 오전

    그럼요, 사라지시면 저 목 놓아 웁니다~ ^^
    그리고 일이 생기셔도 블록 문을 잠그지 마세요.
    의순님이 그 모범이 되셨잖아요.
    누구나 가끔 가서 옛글도 읽고,
    안부 인사도 남기고, 좋지않아요? ^^

    슬리퍼 예뻐요! ^^    

  6. 봉천댁

    2006년 8월 29일 at 2:49 오전

    우씨..

    리사님 사라지면 나는 어쩌라구..

    사실..

    아주 오래전 부터 리사님 집 몰래 살금 살금 왔다가..

    그 엄청난 댓글 팬들에 지레 겂먹고..

    조용히 사라지곤 했었는데..

    흑..

    내 순정을 몰라주다니..

    흑.. T_T

       

  7. Lisa♡

    2006년 8월 29일 at 2:57 오전

    파이님.
    헉스~~어느새.
    나는 원래 외로운 걸 못참는 체질이라
    오지 말라고 해도 앵겨 붙는 스타일이예요.
    "좌귀야아~~" 하면서…ㅎㅎ
    걱정일랑 마마마세ㅔㅔㅔㅔ요ㅛㅛㅛㅛㅛㅇ.
    파이님. 내 말 맞죠?
    젤로 섭해 할 거….그리고 그 외에 몇 분 있거든요.
    그래서 .. 중요한 건 아예 그럴 맘이 없다는 거.ㅋㅋ   

  8. Lisa♡

    2006년 8월 29일 at 3:00 오전

    봉천댁아…ㅋㅋ
    내 그럴 줄 알았제…

    후후.
    복수혈전이라고 알랑가 몰러~~

    얼마전에 당신이 내 이름 말 안..한 거
    알랑가 몰라.

    이렇게 부케랑으로..ㅋㅋ
    자알 생각해봐여~

    순정파라는 거 아는 사람 다 안다니까
    알아요~그대 마음을…내게 빠질까봐
    두려운거죠?
    하지만 난 알아요.
    그대 시선 안보고도 느낄 수 있죠.
    이런 나 당돌한가요?
       

  9. 이영혜

    2006년 8월 29일 at 3:18 오전

    Lisa♡ 님은 치열하고 의리있게 사는 멋진 여자!   

  10. Lisa♡

    2006년 8월 29일 at 3:22 오전

    어머나..영헤님.
    감사합니다.
    저를 알아 주시니
    영혜님도 예사롭진 않군요.
    오늘 칭찬하는 날?
    어쨌든 감사합니다.
    저…의리있긴해요.
    의리빼면 시체라고나..   

  11. 우공

    2006년 8월 29일 at 3:58 오전

    리사님,
    노래를 요렇게 부르세요? ㅋ ㅋ
    A, testoni가 짝퉁인가? ㅎ ㅎ   

  12. 봉천댁

    2006년 8월 29일 at 5:29 오전

    무자게 잘 생각 또 생각해봐도..

    도저히 생각나지 않음..

    대체 몬소리???

    감히 봉천댁이 리사님 이름을 빼 먹었다고라????

    그럴리가.. @@

       

  13. 아우라지

    2006년 8월 29일 at 6:05 오전

    이쁘시네요..슬리퍼….~   

  14. butcher

    2006년 8월 29일 at 6:25 오전

    발 사진을 몇번 보는 것 같습니다.
    은근히 슬리퍼가 아니라 발 자랑 하실려고 그러시죠??????? ^^^^

    어젠가 오늘 신문에 강수진씨 인터뷰 기사가 생각 나네요   

  15. 리플러

    2006년 8월 29일 at 6:32 오전

    착하게 생긴 슬리퍼입니다….
       

  16. 최용복

    2006년 8월 29일 at 7:58 오전

    제가 좋아하는 노래풍인데요…

    리사님! 누가 당돌한 여자입니까… 이름을 불러주세요… 제가 바꾸어 놓죠^^   

  17. 레오=^.^= Leo

    2006년 8월 29일 at 9:40 오전

    우리 여친 사주면 겁나게 좋아하겠네요^^
    좀 있으면 생일인~~~디 -.-;;   

  18. 오공

    2006년 8월 29일 at 9:54 오전

    후기는 역시 ,늘,항상,억수로 재밌슴다..   

  19. Dionysos

    2006년 8월 29일 at 11:37 오전

    Ms. 발대회에 나갈 준비하시나 봅니다.

       

  20. Lisa♡

    2006년 8월 29일 at 1:07 오후

    우공님.
    나으 사잔엔 짝퉁은 NO!
    명세기 명품 #으로 백화점까지
    들어간 내가 짝퉁이라니…
    만나면 꿀밤 10대를 때릴 가라만…으~~

    노래는 내가 더 잘 부른다니까..
    목청말고 폼~~~   

  21. Lisa♡

    2006년 8월 29일 at 1:08 오후

    아우라지님.
    슬리퍼에 구슬이 많이 붙어 있어서
    화려하답니다.
    그리고 잘 보이는 스랫빠가 아니라
    눈에 띄여요.(눈 좋은 사람한테만)   

  22. Lisa♡

    2006년 8월 29일 at 1:17 오후

    butcher님.
    제가 발등이 높고 발은 예쁘긴 하지요.
    맨 발로 많이 다녔더니 뒷굼치가 좀
    굳은 살로 덮이긴 했지만…ㅎㅎ
    강수진발은 인간의 발이라 하기 곤란할 정도지만
    그래도 얼마나 자랑스러운 발인가요.   

  23. Lisa♡

    2006년 8월 29일 at 1:17 오후

    리플러님.
    착하게 생긴 이유는
    주인을 닮아서라요.   

  24. Lisa♡

    2006년 8월 29일 at 1:18 오후

    용복님.
    제가 바로
    당돌한 여잔데요.
    바꿔 놓는다고요?   

  25. Lisa♡

    2006년 8월 29일 at 1:19 오후

    레오님.
    여친한테 신발은 사주는게 아니랍니다.
    도망간다…뭐 이런 이유로.
    신발말고 음……꽃과 백화잠 상품권이 든
    편지?   

  26. Lisa♡

    2006년 8월 29일 at 1:19 오후

    오공님.
    억수로 재밌는 후기의 랭킹을
    뽑아야 하는데….누굴….음…   

  27. Lisa♡

    2006년 8월 29일 at 1:20 오후

    디오니님.
    발대회앞에 꼭
    Ms.를 붙여야만
    하는겁니까?
    그래요.
    함 나가 볼까요.   

  28. 東西南北

    2006년 8월 29일 at 1:58 오후

    사진 보니까 그 샌들이 리사님발에 작네….그러니 물집생기지….
    리사님이랑 김의순님이랑 공통점은 일상사를 아주 부드럽고 재미있게 풀어나간 다는것입니다. 저는 그분이 제꿈인 자동차로 미국횡단 여행을 했다고 해서 빠져들었는데, 요즘은 저도 바쁘고 그분도 블로깅을 안하시고 해서….

    그래도 저는 남자니까 아무래도 리사님 블로그에서 노는게 더 재미있지요.   

  29. Lisa♡

    2006년 8월 29일 at 2:56 오후

    히히/…남자 동서남북님땜에 여자 리사가 사는 재미를 느낀다니까.
    동서님도 요새 바쁘셨쑤?
    의순님, 그래도 돌아온 오빠 아니겠쑤…./
    그리고 물집 생긴 샌달은 위의 스랫빠가 아니라요…./
    저 슬리퍼 내 발에 아주 커요…/
    동서님도 미국여행 많이 하셨잖아요…./
    담에 하믄 되지….머!!   

  30. trudy

    2006년 8월 29일 at 3:41 오후

    저 위의 어느분 말 맞따나…
    주르륵~ 달린 댓글에 쪼까 주눅 들라칸다마.

    며칠전 울 리오의 행동이 미씸쩍어 10몇년을 다닌
    동물 병원엘 갔다. 카운터에 기대선 어깨가 턱 벌어진 흑인남자
    자기개의 사진을 들고 귀를 어떻게 짤라내야 더 구엽고 예쁘게 어필할까
    고민고민하며 앞에 앉은 리셥션너에게 상의 하고 있다.
    그옆에 바짝 붙은 선 백인 할머니와 손녀딸 고개를 끄떡끄떡하며 섯길래
    진찰실에서 리오를 데리고 나온나는 무슨일인가 싶어 옆으로 간다.

    이사람들이 무얼 의논중인지 내용을 듣고
    귀를 짤라내면 상퍼가 아물기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다.
    한 2주 걸린단다. 그 동안 이 뜨거운 한여름에 겪을 개의 고충, 괴로움을 어떻하라고
    이기적인 인간들… ‘나는 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더 귀엽게 보이도록 그런 고통을 주는 일은 절대절대 생각조차도 않을것이다.’ 했더니 저쪽에 선 백인 할머니 소리없이
    나를 빤히 처다보며 고개를 끄떡거리며 맞장구 친다.

    건장한 흑인남자의 비위를 거슬리기라도 할까봐 말은 없고.. 어떻게 보면
    미국인들은 정말 눈치코치없는 인종이지만 이런때는 타인의 눈치를 200%살핀다.

    경상도 사투리를
    훌러덩 옷을 벗어 던지듯 벗지 못하는
    조용필 전처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던) 옆집서 사는
    경상도 보리문딩 바로 그 여인이….

       

  31. 한들가든

    2006년 8월 29일 at 10:38 오후

    쓰리빠~지기넹~ㅎㅎ~

    노래는~ 더 쥐기네용~

    글맛 이~ 사람잡네요!~

    이래서 ~조블 입니다^^~
       

  32. Lisa♡

    2006년 8월 30일 at 12:11 오전

    트루디님.
    조용필씨 전처는 죽었잖아요?
    근처에 사셨군요.
    저도 동물을 그대로 사랑하자는 주의입니다.
    리오는 키우시는 고양이 이름인가봐요?   

  33. Lisa♡

    2006년 8월 30일 at 12:13 오전

    한들가든님.
    조블에 와서 시간은 많이 빼앗기지만
    배우는게 더 많고 따스해서 좋아요.
    다른 블러그는 모르지만(네이버, 다음)
    제 생각에 조블이 젤로 고수가 많은 거 같아요.
    뭔 고수요? 생각, 관념, 가치, 인생…이런데서.
    그래서 많이 배우는 중입니다.
    다들 편하구요/ 너무 편해요.   

  34. 봉천댁

    2006년 8월 30일 at 1:27 오전

    흑..

    리사님 미오..

    답글 없어서 아침에 얼마나 가슴 철렁 했었는데..

    얄미운 당신..^^;

       

  35. 부산갈매기

    2006년 8월 30일 at 1:59 오전

    노래 좋고 글 좋고 신발좋고…
    단 발이 좀..헉 튀어라!!!   

  36. Lisa♡

    2006년 8월 30일 at 12:32 오후

    봉천댁 ….철렁한 일도 많다.
    ㅋㅋㅋ   

  37. Lisa♡

    2006년 8월 30일 at 12:33 오후

    부산갈매기님.
    튀어야 산다하던데요.
    많이 바쁘셨다믄서요.
    그리 바빴어요//바쁜게 좋은거지요.
    암튼 바쁜 와중에도 인사전해주어서
    감사합니다.   

  38. 김선우

    2006년 8월 30일 at 1:53 오후

    아고 깜딱이야.
    먼 볼륨이 이렇게 큽니까
    내 컴터 성능이 좋아서 그러나? ㅋㅋ
    전형적인 노래방용 노래임다
    이걸 리사님이 기똥차게 부르신다고라
    그렇게 믿어야지 머 어쩌겠어.. 들어보진 못했지만서두 헤헤

    리사 님 발이 은근 쌕시@합니다.
    완전 맨발보담 저렇게 살짝 드러난듯한 발이 더 야하지요
    음…
    신발끈이 야한것같기두 하고 ^^;;

    추천임다.. 신 그리고 발님에게
    고마워요 리사 님!!

       

  39. Lisa♡

    2006년 8월 30일 at 2:01 오후

    선우님.
    몰라이~~ㅇ.
    컴퓨터 성능이 넘 좋으신가봐.
    이 거 노래방용 노래라요….
    발이 실물로 보믄 하나도 안쎅쉬..
    발등 엄청 높고요…ㅎㅎ
    어쨌든 잊을 만하면 꼭 나타난다니까.   

  40. 본효

    2006년 8월 30일 at 3:24 오후

    A, testoni인지 나발인지 !!~~~후후후

    그런데 흰색 바지를 즐겨 입어요?
    그럼 멋쟁인데…
    안 봐도 비디오 리사님은 멋쟁이!!~~ 그쵸!!~~
    난 뭐지 청바지만 즐겨 입으니…
       

  41. Lisa♡

    2006년 8월 30일 at 3:55 오후

    잘 도착했나요?
    본효님.
    뉴욕은 나없이도 잘 돌아가지요?
    몸은 좀 으떠신지?
    아….외로운 가운데
    정신이 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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