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8일 모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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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뒤의 처량한 느낌의 아침이었다.

주로 비가 개면 개운한 편인데 여기선 우울한 느낌이었다.

소피와 크리스가 나가서 먹을 걸 사왔다.

큰 놈의 주스만 빼고는 죄 다 커피다.

뭔 애들이 엄마닮아서 커피를 즐기는 지.

음……36불 들었다.

어제에 비하면 1/3 가격이다.

조카랑 5번가에서 만나 좀 걷자니 땀이 줄줄났다.

엄청 습기가 많고 무덥기까지 한 날씨다.

바로 H&M에 들어가서 얇은 옷 하나씩 사고만다. 어제는 밍크에 오늘은 남방 하나~

난 12$ 하는 블랙남방 하나에 딸은 회색의 얇은 폴라티와 검은 자켓 긴 거 하나씩…

3가지에 합이 80$ 나왔다.

구두쇠 아들이 못마땅한 눈초리로 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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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센타 앞이다.

프레지던트 데이라 공휴일이다.

프레지던트 데이 세일도 하는 곳이 많았다.

성조기가 가는 곳마다 분주하게 또 화려하게 걸려 있다.

일찍이라 비가 온 뒤이기도 하고 스케이트 장을 닦고 있는 중이었다.

아들은 또 배가 고프단다.

아침에 NBC방송에서 유명인들이 나와 이 장소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고 그 걸 찍어서 내보낸단다.

트리점등으로도 유명하니 일단은 모든 것에서 찍히는 장소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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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번가에서 일본식당을 약간 고른 뒤에 맛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들어갔다.

약간 추레한 집으로 골라서 들어갔다.

우동 전문집인데 아주 맛이 뛰어난 집이었다.

야끼소바랑 냄비우동과 소고기 우동을 시켰다.

‘이따다끼마쓰—‘

‘오이씨이데쓰—혼또니 오이씨이요’

아들이 맛있다고 어색한 일본어를 남발한다.

조그맣고 꽤재째한데 맛은 기가 막힌다.

주로 다운타운에 있는 일식집은 거의가 맛있단다.

갈곳이 없으면 한인식당이나 일식당을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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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은 주문했으나 나오지 않았다.

국수로도 배가 부르니 맛을 버릴까봐 일단은 모른 척 했으며 나올때 계산서는

철저히 확인했다.

5명이 먹고 77&(팁포함) 이어서 80불을 기분좋게 내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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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빌딩인데 건물 외벽의 한 부분에 나무가 돋보인다.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에 담는 사람이 많았다.

주변의 카르띠에 매장을 들어가니 아들이 조금 쫄면서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단다.

짜아식~~쫄긴…화장실 갔다가 나왔다.

보디가드 차림의 흑인들이 제법 많으니 아들이 쫄았나보다.

하바드 들어가면 이 시계 사준다고 뻥~은 일단치고 본다.

자기는 다른 건 몰라도 시계는 좋은 것 하나 차고프다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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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들어 간 MOMA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나니

다른 곳은 도저히 못갈 정도로 피곤했다.

나오니 서서히 맨하탄은 저녁의 언저리에 다다랐다.

조카는 멋진 모마의 방문객들로 인해 침을 닦을 수건만이 필요하단다.

모마는 그랬다.

멋쟁이의 집합소였다.

맨하탄에만 러시아인이 300만이 산다고 하니 다인종의 박물관에 거기다

최고 멋쟁이들이 찾는 곳이니 눈이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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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마 근처.

발다닥에 불이 난다.

근처의 오렌지,딸기, 망고등을 파는 주스가게로 갔다.

커다란 통에 5000원 꼴이다.

진짜 오렌지는 싼 편이다.

그 정도에 한국이면 15000원은 족히 나온다.

窓가의 5개 좌석은 우리식구가 다 차지해서 다리를 편히 쉬게 하리라~

너무 피곤해서 호텔로 바로 걸어왔다.

조카는 집으로 빨리 서둘러 가더니 우리에게 저녁으로 직접 만든

유기농 마파두부와 하얀 쌀밥을 잔뜩 갖고왔다.

처음 플로리다로 와서 알바한 곳이 일식집이다보니 음식솜씨가 좋다.

맨하탄의 유태인 병원에 근무하면서(남자간호사) 의사에 준하는 석사학위를

따기 위해 열심히 공부 중이다.

언젠가 말한 적있지만 의지의 한국인이다.

현재 연봉이 70000$ 정도인데 석사를 따면 기본이 200000$이라고 한다.

만 명에 하나있을까 말까한 녀석이다.

100만원들고 달랑 건너와서 혼자 (100%) 대학 마치고 의젓하게 잘 지내고 있다.

자기의 길은 아직도 멀었고 아주 힘이 들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않으면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

아주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폼이 어째 심상치 않게 자랑스럽다.

생기기도 근사하게 생겨서 누가 결혼할런지 참 스마트한 남편감이라는 생각든다.

믿음직함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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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10 시만되면 잔다.

어디서나 잠은 그 시간에 자니 높은 학년에는 어쩌나 싶다.

큰 아들은 엄마얼굴을 쪽쪽 빨다가 잔다.

머리에는 늘 코를 대고 크응~~크응~~거린다.

자는 모습이 아주 평화롭다.

내일은 우리끼리 다른 뮤지엄으로 갈까한다.

조카의 공부가 우리땜에 밀렸기 때문이다.

밤에 6시에 강서회관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내일은 블루맨 클럽이라는 뮤지컬을 예약했다.

Wickid를 볼 예정이었으나 표를 구하지 못했다.

하지만 MOMA로 비행기값은 이미 건졌다.

행복하다.

6 Comments

  1. 오공

    2008년 2월 19일 at 9:37 오전

    모마의 멋쟁이들 사진은 왜 안 찍었어?   

  2. 서영

    2008년 2월 19일 at 12:52 오후

    멋쟁이리사 뉴욕 통신원으로 임명합니다 생생한 뉴우스 굳!
    록펠라 센타앞 크리스마스 트리는 이미 치워 졌겟죠
    매일을 영화의 한장면 처럼 보내는 그대는 이미 희로인
    잘지내다 귀국하길…….   

  3. 김진아

    2008년 2월 19일 at 1:26 오후

    의지의 한국인 조카이야기..
    기억하지요..
    대단해서, 큰아이에게 그글을 소리내어 읽혔는걸요..
    ^^
    리사님..
    고맙습니다. 매일매일..귀한 이야기들..^^   

  4. Lisa♡

    2008년 2월 19일 at 2:53 오후

    오공.

    당연히 찍었고 오늘 올리려구.
    어제 자느라 두 편은 못하겠더라구…
    나야 당근 사람부터 찍는 걸.
    사람이 있고 뭐든 존재하니까.
    예쁜 여성들과 멋진 남성들이 어찌나
    눈에 띄던지.   

  5. Lisa♡

    2008년 2월 19일 at 2:55 오후

    서영님.

    특파원으로 임명되었으니 오늘부터 더 생생하게.
    후후…너무 맑게 개인 날씨입니다.
    어제까지 놀고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라 아침에 내려가서
    샌드위치 사온 딸이 멋쟁이들이 가게에 꽉 찼다며
    환호성입니다.
    내일부터는 자기도 깨끗하게 입고 가야겠다고..
    진정한 뉴욕커들의 출근전쟁입니다.   

  6. Lisa♡

    2008년 2월 19일 at 2:58 오후

    진아님.

    정말 제 조카이지만 자랑스러운 아이지요.
    오늘도 공부하느라 못온다니 어쩌겠어요.
    제가 도울 부분이 없으니 못살게는 안해야겠다 싶어요.
    딸아이의 컴이 고장났다고 100만원하는 노트북도
    턱하니 사줬더라구요.
    기특한 아이지요.
    척보면 반긋하니 깔끔한 아이랍니다.
    키도 183 정도에 릭윤을 닮았어요.
    중매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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