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2일 섹스 앤 더 시티

빗소리.

새벽 세 시가 다되어 잤는데 눈뜨니 영락없이 7시다.

난 언제나 7시에 일어난다.

서서히 빗소리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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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팬더를 볼까, 섹스 앤 더 시티를 볼까…쿵푸는 며칠 더 할 거 같아서 아이들오면 보기로 한다.

섹스 앤 더 시티는 미드로 유명해진 드라마를 영화화한 것이다.

뉴욕의 싱글녀들의 생활을 거침없이 드러낸 영화로 대체적으로 19금에 속하는 영화이다.

어지간하면 안 보는 것도 편하게 사는 방법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류의 영화라고 보면 된다.

남편은 차라리 다른 걸 보자고 하지만 나는어지간하면 볼려고 심술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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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4총사의 직업을 보자면 잘 나가는 변호사 미란다,유명한 칼럼리스트인 캐리,

그리고 섹스를 사랑하는 여자인 사만다는 유명 홍보전문가이다.

유태인 변호사랑 결혼한 샬롯은 큐레이터로 중국아이를 입양해 키운다.

완벽한 직업군단이다.

의상의 면면을 보면 최고의 디자이너 의상만 입고 가방은 주로 프라다, 루이비통, 샤넬이다.

5성급 호텔서 휴가를 즐기고 연일 파티에 멋진 남성들이 수두룩한 사회에 속해있다.

맨하탄에서 이렇게 살려면 변호사도 그냥 변호사로는 부족하다.

칼럼 어지간히 써서는 밥도 못먹는다.

홍보전문가도 대단한 사람 아니면 엘로우 캡을 늘 타고 다닐만큼 돈이 흥청거리지도 못한다.

큐레이터해서는 비싼 프라다 가방은 커녕 늘 유기농에 생수통을 닦아가면서 결벽증 표도 못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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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도 최고급인 5-60만원하는 마놀로 블라닉이나 지미추는 상류층 1% 아니면

못신는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드레스는 아무나 공짜로 선물로 보내지는 게 아니다.

베라왕 드레스는 몇 천만원은 기본이다.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뉴욕의 싱글걸들이 거의 그렇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영화는 좀 그렇다.

맨하탄에서 연봉 1억 받아도 세금내고나면 살기가 빠듯하다.

혼자 입에 풀칠할 정도이다.

말리부 해변의 투명한 집들은 유명배우나 재벌이 아니면 장만도 못한다.

좀 지나치다 싶긴 했다.

하지만 한 번은 보고지나가야 직성이 풀린다.

허영기있는 여성들이 보면 부러울 대상들이다.

나의 허영도 이제 도를 다했나보다.

보는 것만으로도 이건 아니다…싶은 게 감동이라고는 없다.

하지만 영화이니까—-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대충 걸치는 옷들도 다 명품 중에 명품이다.

하나도 이쁘지않다.

부자연스럽고 불편해뵌다.

남자들은 하나같이 여자에게 잘 보이기위해서 사는 걸로 보인다.

멋있는 장면 하나있었다.

브루클린다리이다.

섹스5.jpg

영화가 끝나고 화장실.

휴지걸이 위에 곱게 놔둔 핸드폰 하나.

그 자리에 놔둬야하나 조금 망설이다가 가지고 나왔다.

분실물 센터에 맡기고 나왔다.

주인이 찾아가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한다.

내내 남편이 가시돋힌 말을 건낸다.

참기로 한다.

나 또한 그런 말로 그를 불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

타인이 만나서 산다는 건 힘든 일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대사가 영화에서도 나온다.

17 Comments

  1. 데레사

    2008년 6월 22일 at 6:27 오후

    어제 혼자서 산엘 갔드니 세상에 그렇게 편할수가 없더라구요.
    보조 안 맞춰도 되지 말에 맞장구 안쳐도 되지….
    영화도 혼자서 봐도 괜찮을것 같은데요. 가시돋친 말 듣기 싫을때는..

    늘 행복하길 바래요. 리사님.
       

  2. 흙둔지

    2008년 6월 22일 at 8:10 오후

    요즘 은행 현금인출기에 사기를 칠 목적으로
    사기꾼들이 지갑을 두고 가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보고 좋은 일을 하겠다고 들고 나오거나,
    그냥 가지고 나오면 절도죄가 성립된다네요…

    CCTV의 성능이 좋아서 현금인출기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추적이 가능하며 일주일 안으로 경찰이 집으로 방문.
    쉬운 예를들면 사기칠 놈이 현금인출기 앞에 지갑을 두고 나갑니다.
    그걸 모르고 좋은 일하려고 리사님처럼 지갑을 우체통에 넣어줍니다.
    사기칠 놈이 지갑에 돈이 많이 들어있었다고 신고를 합니다.
    경찰은 CCTV 사진을 이용해 추적을 시작하고…
    그리고 집으로 경찰이 찾아오고…
    사기칠 놈이 합의금으로 거액을 요구합니다.

    좋은 일 하려다가 4백만원 정도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지갑에 만원짜리 한장만 들어 있었고…
    아무 것도 없었다는데…
    경찰에서도 그 계좌추적 해봐도
    10만원도 안들어 있었던 계좌였고
    결국 사기 당하셨다고 위로만 한다고 하네요…

    신종사기수법이라고 하는데…
    정말 간담이 서늘해지지 않습네까?
    우째 한국 사람들은 사기치는 잔머리가
    그리 뛰어난지 모르겠어유~

    그래도 아이들은 이쁘니
    반드시 결혼이 미친짓만은 아닐겝니다. ^_^
       

  3. shlee

    2008년 6월 22일 at 10:39 오후

    섹스&시티
    웃기는 장면
    멕시코에서 샤워하다 물먹고
    바지에 똥 싼…
    가벼움
    더러움
    화려함
    그나마 다행인건
    남편이 아닌 친구와 봤다는 거…
       

  4. Lisa♡

    2008년 6월 22일 at 11:09 오후

    데레사님.

    가시돋힌 말은 영화랑 상관없이
    사소한 일거리마다 분에 못견뎌하는 거예요.
    아무 일도 아닌 걸로 말입니다.
    사람이 그럴 때가 있나봐요.
    애써 마음 편하게 하려고 위로 중입니다.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후후
    산에 혼자가는 연습 저도 할래요.   

  5. Lisa♡

    2008년 6월 22일 at 11:19 오후

    흙둔지님.

    무섭긴 합니다.
    그런 경우를 미리 이리 알려주시니 정말 다행입니다.
    지갑봐도 못 본 척…
    설마 영화관 화장실은 아니겠지요?
    더구나 핸펀 정도는…
    아마 지갑이라면 저도 슬쩍했을런지도…
    ㅎㅎㅎ…
    결혼은 미친 짓이란 사실이지만 아이들은 정말 예쁜 것 맞아요.
    결혼하지 않아도 아이는 낳을 수는 있긴해요~~후후.   

  6. Lisa♡

    2008년 6월 22일 at 11:21 오후

    쉬리님.

    친구랑 봤으니 다행이네요.
    왠지 그런 거 같아요.
    그 사건은 영회에서 왜 나오는지
    이해가 좀 안되기도~~ㅋ
    화려하지만 그렇게 꼭 화려한 것두 아니더라구요.
    여자들은 그래도 한 번씩은 보고파 하는 그런
    영화예요…그쵸?   

  7. 광혀니꺼

    2008년 6월 23일 at 2:40 오전

    이거 보러 가려고 했더니
    우리사무실 막내가 가지 말라네요.
    지루해서 죽는줄 알앗다고…
    ㅎㅎ

    그래도 저도 궁금해요~

       

  8. 카타

    2008년 6월 23일 at 6:49 오전

    흙둔지님..

    저도 그거 어디서 봤는데요… 아니라던데요…ㅎㅎㅎ

    찾아 왔심다…

    그 얘기가 많이 돌긴 하는데요… 법을 모르고들 하는 얘기라지요…. 지갑안에 거액이 들어있었다는 입증이 되어야 기본적으로 가능한 얘기고, 그에 관련한 입증책임은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이에게 있는것이므로…. 실제로 수억이 들었더라도 그게 현찰이고 입증할 방법이 없다면 유실물을 획득한 이가 정말 삥땅을 했더라도 범죄자로 몰릴 수는 없는거랍니다. ^^;    

  9. Lisa♡

    2008년 6월 23일 at 3:00 오후

    광여사.

    지겹지는 않아요.
    화끈하고 민망한 장면들이 제법 나옵니다.
    사만다가 화끈걸이거든요.   

  10. Lisa♡

    2008년 6월 23일 at 3:00 오후

    카타님.

    좋은 정보에 감사드려요.
    안심하고 갖고 나오겠습니다.
    그리고 그 안의 돈도…으흐흐흐…   

  11. 테러

    2008년 6월 24일 at 3:57 오전

    전에 만나던 여자가 헤어진 다음에 연락을 하더니만
    저더러 <섹스앤더시티>에 나오는 ‘미스터 빅’ 같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 드라마도, 영화도 안봐서 미스터 빅이 어떤 인물인지 모릅니다만…
    그리 나쁜 넘은 아니었으면 좋겠네요…ㅎㅎ
       

  12. Lisa♡

    2008년 6월 24일 at 7:13 오전

    테러님.

    제 생각에는 미스터 빅이 나쁜 사람은 절대 아니고
    어쩌다 결혼식장에 나타나질 않았 거든요.
    혹시 테러님도 결혼식장에 안가신 건 아닌지요?   

  13. 테러

    2008년 6월 24일 at 2:58 오후

    오홋.. 제가 나름 드라마를 많이 찍었지만 아직 그런 드라마까지는….ㅎㅎㅎ

    그런데 비슷한 일이 있긴 했어요. 그 여자네 엄니가 저를 한 번 그 집으로
    초대했었는데… 펑크냈죠…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고…ㅎㅎ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잘 한 일이었어요…-_-;; 그래서 그런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군요.. 음…. 뭐 어쨋든 그 여자는 결혼했으니까…ㅎㅎ 상관 없는 사람!!    

  14. Lisa♡

    2008년 6월 24일 at 4:10 오후

    테러님.

    그렇군요.
    아마 그래서 하시는 말씀일 겝니다.
    더구나 아직도 잘한 일이라 생각하시니
    참..잘했어요.
    그렇게 기개를 가지고 신념있게 살다보면
    암튼 복 받을 껴~~(맞나?)   

  15. 테러

    2008년 6월 24일 at 4:45 오후

    아마 맞을 듯…ㅎㅎ 복 받겠습니다… (__)   

  16. 백작

    2008년 6월 26일 at 3:59 오전

    댓글들이 참 재밌어서 한 참 웃습니다.하하하   

  17. Lisa♡

    2008년 6월 26일 at 5:54 오전

    백작님.
    하하하—하고 웃으면 엔돌핀 팍팍
    나오는 거 아시지요?
    이 거 아무나 나오는 거 아닙니다.
    많이 웃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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