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3일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부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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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이 넘도록 세수를 않고 지냈다.

밤 10시가 되어서야 진한 커피를 마셨다.

멍하니 멍때리면서 드라마를 봤다.

재미없었다.

책을 집어 들었다.

글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머릿 속에 분명 뭔가 침입한 게 틀림없다.

긴 팔 티를 입고 그 위에 반팔의 잠옷을 입었다.

더웠다.

그래도 그대로 참고 지냈다.

집에서는 거의 잠옷을 입고 종일 지낸다.

아무도 오지 않았고 아무도 전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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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가 취직을 했단다.

집 근처의 초등학교에 알바로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남편이 아이 셋을 조롱조롱 두고 먼저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간지가 꽤 된다.

쟤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일단 경제적으로.

그러나 어영부영 잘 살고 있으며 늘 웃음은 멈추지 않는다.

아이들도 잡초처럼 잘 자라 더 잘 먹고 자란 우리 아이들보다 키도 훨 크고

삐죽삐죽 성큼성큼 자라서 이젠 올려다 봐야 하니 절로 큰다는 말이 맞다.

혼자 1000원하는 피자집도 해보고 하더니 다 관두고 뭘하나 했다.

학교 알바라고 해봐야 몇 푼 벌겠냐만은 그래도 한 아이 학원비는 되겠다.

곁에 있어도 마음만 가지 해주는 게 없는 나다.

아이들 학교 입학이나 졸업 때 겨우 들여다보는 정도 밖에 안된다.

너무 무심하게 사는 세상이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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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언니가 젊어서 혼자가 되었다.

딸만 내리 넷을 줄줄이 사탕처럼 엮어 놓고 책임도 없이 형부는말없이 하늘로 ..

참 한심했다.

그 어린 나이인 내게도 얼마나 커다란 일이 일어났는지 느낌이 왔다.

많이 울었었다.

나랑 비슷한 나이 또래인 조카들.

그 아이들이 이젠 다 엄마가 되고 넷 다 무사히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했으니.

언니가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언니는 나와 다른 인간이다.

뭣하나 버리는 게 없고, 쓸데없는 돈 낭비를 하지 않는다.

흔들림도 없다.

미모임에도 불구하고재혼에 대한 생각조차 못했던 건 아이들 때문일까?

언니의 별명은 김지미였다.

지금은 주렁주렁 손주들 봐주느라 인생을 모두 투자하고 있다.

둘씩 넷을 곱하니 손주가 여덟이다.

아..하나가 셋을 낳았으니 아홉이다.

남편없이 산다는 건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래서 나도 언니를 안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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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막함의 가운데..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

그래서 사계절을 들어 시낭송회를 해보기로 했다.

어느 날 잠시 한 두 시간이라도 순수해보자는 마음이다.

3,6,9,12 이렇게 일 년에 4번이면 그리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3월엔 이진명 시인과의 만남이 있었다.

6월16일엔 정호승 시인과의 만남을 하기로 했다.

시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이오셔서 같이 시간을 나누면 좋겠다.

6월16일 저녁 7시다.

시집이 많이 출간되었지만 이 번에 열림원에서 나오는 詩選集(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으로 하면

시인의 시 중에 간택된 시들인만큼 바로 담소하기 좋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그날 와서 시집을 구입해도 되게 따로 시집을 준비할 예정이다.

오는 분들의 숫자가 나와야 시집도 미리 사두기 때문에 먹을 것도 미리미리

준비하기에 시간을 내어 선약을 해주면 고맙겠다.

모임을 주최한다는 건 여러가지로 어렵다.

많은 동참을 바란다면 …..?

심드렁하지 말아 주세요————-ㅎㅎㅎ

16 Comments

  1. onjena

    2009년 5월 14일 at 12:09 오전

    오랫만에 일등했습니다. 넘 멀어 못가는것 아시지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즐거운 시간을 갖기를 기원합니다.   

  2. 바위섬

    2009년 5월 14일 at 12:37 오전

    지난 3월의 시낭송회…그 여운이 아직도 제 속에 에너지원이 되어 살아가는데
    힘이 되고 있슴다^^*

    준비하시는 스탭들의 노고가 있어서 그나마 삭막한 사막길같은 인생에서
    오아시스를 만나 생수를 마시는 듯한 청량감에 무한 감사한 마음이랍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이 동참하셔서 열기가 넘치는 낭송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3. 안영일

    2009년 5월 14일 at 1:39 오전

    식구가 요즘읽는책 검지섬의 감자껍질 클럽같은 시 모임이되었으면 상상해봄니다,   

  4. 밤과꿈

    2009년 5월 14일 at 2:24 오전

    24시간을 씻지도 않고 지내시는 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집에선 잠옷으로 지내시는 님에게 또한 경의를 바칩니다^^*

    그래도 밖에선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님에게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히히~   

  5. 오를리

    2009년 5월 14일 at 3:28 오전

    남편이 죽거나 아내가 죽거나 살아있는 자식을
    위해 재혼하지 않고, 두어깨에 질머진 운명을
    걱역하지 않고 자식을 키워내는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한 인생의 승리자라고 생각합니다…   

  6. 왕소금

    2009년 5월 14일 at 7:30 오전

    큰 언니와 나이 차가 많은 것 같군요.
    언니가 대단하시네요, 아이들 네 명을 다 잘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그걸 해내셨으니 말입니다.

    리사님한테 박수 보낼테니 바로 언니한테 전달해 주셈^^   

  7. Lisa♡

    2009년 5월 14일 at 1:49 오후

    언제나님.

    캐나다에서 비행기타시면
    금방 오실텐데—-후후
    그렇다고 비행기값은 못드려요.   

  8. Lisa♡

    2009년 5월 14일 at 1:50 오후

    바위섬님 감사드립니다.

    그런 오아시스같은 기분을 느끼려고 하는 거지요.
    늘 마다않고 참석해주시는 바위섬님께도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그날도 오셔서 자리 빛내주실 거지요?
    그렇다고 야광팬을 달고 나타나시면 절대
    웃을 겁니다.ㅎㅎㅎ   

  9. Lisa♡

    2009년 5월 14일 at 1:51 오후

    안영일님.

    바로 사러 가야할 책이군요.
    그런 정보도 감사드립니다.   

  10. Lisa♡

    2009년 5월 14일 at 1:52 오후

    밤과꿈님.

    입이 커지셨나요?
    큰일났네.
    입이 다물어짖 않으면 클나는데..

    저 자주 안 씻고
    자주 종일 같은 옷만 입고 지내요.
    그리고 일 이 주일은 한 옷으로 버틸 경우도 많아요.   

  11. Lisa♡

    2009년 5월 14일 at 1:53 오후

    오를리님.

    저같으면 돈 많은 사람하고
    재혼해서 자식들한테 좀 윤택한
    삶을 살게 해줄지도 모릅니다요.
    헤헤헤—   

  12. Lisa♡

    2009년 5월 14일 at 1:53 오후

    왕소금님.

    박수 방금 받았습니다.

    내일 아침에 전해주겠습니다.

    그리고 박수 좀 살살 치세요.   

  13. 오현기

    2009년 5월 15일 at 4:07 오전

    맨위의 물동전 수경재배 참 예쁘군요.    

  14. Lisa♡

    2009년 5월 15일 at 3:46 오후

    현기님.

    저도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15. 이병식

    2009년 5월 20일 at 10:22 오후

    리사님 6월16일 저녁7시 정호승 시인과의 만남..장소는요 죄송 하지만 시간이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노력 한번 해 보려구요 사랑합니다 화이팅   

  16. Lisa♡

    2009년 5월 20일 at 10:56 오후

    이병식님

    꼭 오실래요?
    정말 고맙습니다.
    오시면 후회는 하시지 않을 겁니다.
    장소는 강남구청역 4번 출구로 나오셔서
    영동고등학교방향으로 가시다보면
    20미터 정도에 K2 매장이 있고 그 이층입니다.
    사카라는 커피숍인데 멋지다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그런데로 편안한 곳이지요.
    오신다면 환영을 특별히 할께요///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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