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조그만 똑딱이 지갑에 돈을 한장한장씩 접어서 가지런히 넣고는
한 장씩 뽑아서 아까운 듯 바들거리면서 꺼내어 썼다.
그 모습이 지금에사 어찌나 아름답게 여겨지는지..그 때는 몰랐다.
아들이 8번 접은 천 원짜리를 너덜거리는 바지 주머니에서 꺼내어
구세군 냄비에 넣을 때 정말이지 너무나 귀여워서 와락 껴안을 뻔 했었다.
고이 접어진 돈..나는 그런 돈을 좋아한다.
이유는 내가 그렇게 소중하게 돈을 다룰 줄 모르기 때문이다.
엄마는 다리미질로 돈을 일일이 다린 적도 있었다.
그 돈을 속바지 속에 커다란 옷 핀으로 꼽아서 비밀처럼 간직했던 엄마.
부끄러워서라기보다 누가볼까봐 뒤로 돌아서서 돈을 살짝 꺼내던 엄마.
그 속바지는 여기저기 꿰맨 자국이 작품처럼 남아 있었다.
요즘 돈이 없어서 그런지 소중하게 접혀진 돈들이 그립다.
통장에 잔고가 없으면 이상하게 불안하고 신경이 거슬린다.
잔뜩 고민을 하다가 잠이모래성 쌓듯이 들어 버렸다.
깰 때쯤인가, 아님 꿈 때문에 깬 건가…?
흉몽이다.
집 안에 벌레가 와글거리고 엄청난 숫자로 깔려있었다.
침대 아래는 하얀 점이 있는 고양이들이 옹기종기 바글거렸다.
내가 청소기로 열심히 빨아들이는 꿈이었다.
완벽하게 빨아들이기 전에 깨어버렸다.
아이..참…다 박멸할 수 있었는데, 엄마는 강하니까.
인터넷을 뒤졌다.
꿈해몽.
회원가입하라는 절차가 어김없이 뜬다.
대체적으로 언뜻 겉핧기로는 흉몽이다.
종일 불안했다.
운전도 안 했음은 물론이다.
란이가 오래 된 손잡이 달린 가죽지갑형 가방을 들고 나타난 날..
지하철을 타러 가다가노점에서 파는 떨이 가방 중에 비슷한 걸 발견했다.
하나 천 원.
검정과 자주색 두 개를 샀다.
들고 다니다가 낡으면 란이의 가방 비슷하게 되겠지 싶었다.
겨우 핸드폰과 돈 몇 푼 들어 갈 크기였다.
그걸 들고 좋다고 수퍼도 가고 병원도 갔었다.
두 번 정도 들고 다니니 불편해졌다.
내 덩치에 어울리지도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내가 1000원 주고 산 가방은 비닐이라서
오래되어도 품위있게 낡아가질 않음은 물론이다.
누군가의 것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것에도 세월과 안목이 필요함은당연하다.
남자들은 양복 주머니에 동전을 넣어 다니기도 그렇고
조그만 도장지갑같은 검은 동전지갑을 간혹 들고 다니는 분들이 많다.
우리 아버지가 그랬다.
동전지갑이 가죽이라며 애지중지 했었다.
여행 때 한젊은 남자가 제대로 색이 바랜 가죽으로 된 괴불주머니를 꺼냈다.
마법의 금화라든가, 회중시계 또는 비둘기 깃털, 동그란 작은 돋보기하나 정도
나오게 보이는 갈색 괴불주머니였다.
보는 순간 뺏고 싶었다.
괜히 그 남자가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돈이 고프니까 손 때 묻은 괴불주머니가 그리워진다.
추억이나 지갑이나
낡은 색이 그리워지는 나이이련가?
밤과꿈
2009년 6월 4일 at 11:35 오후
야호~일빠닷!
날씨가 연일 덥습니다~
선친 생각에 젖으셨군요^^*
저는 오늘 선친 기일을 맞아 산소에 가렵니다.
저랑은 같지 않으시게 차분하시고 조용하셨는데
어케 난 이렇게 깝치고 돌아다니는지 나이값도 못하네요…
오늘도 건강하고 많이 웃으시길….
^——————————^* 요렇게요.
Lisa♡
2009년 6월 4일 at 11:55 오후
밤과꿈님.
일빳따..로 땡고라도…???^^*
오늘 산소에 가시기 좋은 날씨군요.
잘 다녀 오세요.
산소가 어딥니까?
화창하니….다행입니다.
부모님들이 차분하셨군요.
밤과꿈님은 아직 젊잖아요.
저는 절더러 차분하다시는 줄 알고
허걱~~했지 뭐예요.
shlee
2009년 6월 5일 at 9:20 오전
우리 엄마는 수첩에다 돈을 숨겨 놓던데요.
저는 숨겨놓을 돈이 없어요.
^^
엄마가 되면 다들
그러는가 싶었더니…
엄마도 엄마 나름~
우리 아들은 돈을 질 질 흘리고 다녀서…
구세군냄비까지 가기 보다
엄마 냄비가 빠릅니다.
^^
Lisa♡
2009년 6월 5일 at 9:52 오전
우리아들도 질질 흘리는 편이지요.
그 때는 어쩌다 바지에 들어있었던
돈인가봐요.
늘 제가 다 주어서 내가 가지지요.
저도 꼬불쳐 둘 돈이 없네요.
죽을 맛입니다.
들어가는데는 많고 나올 구멍은 한정되어있구요.
ariel
2009년 6월 5일 at 10:04 오전
저도 지갑에 1,000,000 짜리 수표 듬뿍 가지고
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제 지갑에 돈이
있고 카드가 있다는 것 하나로 언제나 감사해요.
생활을 언제나 같이 유지하고 나간다는 것이 이세상에서
쉽고도 어려운 일 아니겠어요?^^
돈은 또 생길 때가 되면 생기는 것이고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돈은 낭비가 아니니..^^ cheer up~!!
Lisa♡
2009년 6월 5일 at 10:41 오전
흑..
아리엘님.
사진 좋다는 말 왜 안해요?
ㅎㅎ….알았어요.
쳐져있었더니 기분도 그러네요.
화이팅….힘내야겠어요.
레오
2009년 6월 5일 at 5:10 오후
늘 특이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찍어서 보여주는
리사님의 사진이 좋아요 ^^
예전 lisa 찍혀있던 사진들도 참 좋았어요.
레오
2009년 6월 5일 at 5:12 오후
붉은 벽돌벽과 흰벽
테이블과 매트도 멋지네요.
소리울
2009년 6월 5일 at 10:43 오후
흉몽 그냥 꿈일 뿐이니 ….
해석하기 나름…
Lisa♡
2009년 6월 6일 at 1:02 오전
레오님.
사진 좋다는 말이 안 나와서 레오님이라면
충분히 사진 좋다고 하실 것 같았거든요.
우와———-역시 히히히//기분 좋아라.
괜히 사진보면서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Lisa♡
2009년 6월 6일 at 1:03 오전
소리울님.
그렇게 해몽할 께요.
어제 다시 꼼꼼하게 해몽해보니
시낭송회랑 관계되는 꿈인 것 같기도 해요.
벌레 고치같은 건 학술, 책..이런 류와 관계되기도 하네요.
그리고 고양이는 이쁘고 반짝거리는데(내꿈)
대인관계이기도 하대요.
이병식
2009년 6월 20일 at 1:59 오전
꿈은 꿈이요 현실은 부딫칠 지어라..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