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5일 Dear Astro Piazzo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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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livion.

망각의 슬픔과 기쁨을 생각해 본 적 있는지?

내 언제 나의 망각에 대해 아파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자주 망각하고 그 망각의 강을 건넜기에 이렇게 잊고산다.

그러지 않으면 어찌 그를 잊었겠으며 어찌 그녀를 아파하지 않을까?

피아졸라를 제일 기억시키는 ‘망각’의 선율에 몸을 맡긴 날이다.

탱고 보수주의자들은 피아졸라를 이단아라 치지만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슬픔을 다시 그리워하고

오래된 기억들을 끄집어 내기도 한다.

피아졸라의 탱고에는 슬픔이 깃들어있다고들 한다.

현재 사회에서 피아졸라를 어찌 모르고 지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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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뒷 말들을 불식시키고 피아졸라는 자기 음악을 뉴탱고또는 누에보 탱고라고 칭했다.

부에노 아이레스에서 태어났지만 세 살에 뉴욕으로 이주한 그는 어느 날 아버지에게서 반도네온이라는

악기를 선물로 받게된다.

아코디온 비슷한 이 악기를 들고 라디오 연주회에 나가 연주를 하곤 했다.

한 눈에 그의 재능을 알아본 몇 사람 중에 프랑스의 클래식 교육자로 유명한 나디아 블랑제에게 발탁된다.

블랑제는 피아졸라가 클래식보다는 대중음악 쪽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냥 반도네온으로 전력투구하라고 한다.

그의 탱고는 순수 탱고는 아니지만 젊은 층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게된다.

피아졸라의 탱고를 듣고 있노라면 전통 클래식 음악에 재즈를 결합시켜 놓았다는 느낌이 든다.

뉴욕에 살 때 그는 권투챔피온인 록키 마르시아노를 비롯 비슷한부류의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는데

그 중의 절반은 알카트라즈 감옥에서 나머지 반은 뉴욕의 싱싱감옥에서 생을 마쳤을 정도이다.

그런 친구들이 있었기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같은 부둣가의 사창가를 연상하는 Bordel 이라는 곡도 나왔다.

그의 탱고에는 아픔이 있고 노스텔지어와 빈민층의 생활이 들어있다.

얼핏 신날 것 같은 Libertango도 듣다보면 슬픔이 배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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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군사정부나 전통탱고파들이 그를 비난하고 지나친 진보라고 비평할수록

결국 피아졸라를 세상에 더욱 알리게 되고 젊은 층의선호에 힘입어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자리잡아간다.

지금 탱고하면 피아졸라가 일단 떠오르는 것도 그가 세상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탱고를 알린 덕이다.

많은영화음악에 사용되어서 유명해진 oblivion을 비롯 클래식 기법을 가미한 탱고를 발전시켰다.

클래식 음악과 거리음악의 표현이 공존하는 피아졸라가 거장이 될 수 있었던 건 그가 운좋게 만났고

그를 알아 본 스승들이 있었고 과감히 보수를 떠나새로운 진보로 방향을 바꾼 창의적인 사고 덕이다.

항상 거장 뒤에는 그를 키워주거나 발탁한 스승들이 존재한다.

빛나는 제자를 만드는 건 그의 재능이기도 하지만 선뜻 모든 걸 투자해 키워내는 훌륭한스승들이 있어서이다.

"음악은 여자 이상입니다, 많은 것들이 우리 곁에 왔다가 떠나가지만 음악은 나와 함께 땅에 묻힙니다"

"탱고는 슬프고 감각적이고 종교적이기까지 합니다."

많은 것들이 변하고 진화해 가는 시대에 탱고는 가만 있던 그대로 놔둬야 한다는 피아졸라.

그의 탱고에는 늘 슬픔이 묻어있다라고 말하는 이유가 무얼까?

뉴욕이나 유럽에서 생활을 하여도 언제나 그리운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를 떠올리며 작곡하였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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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서정실의 연주.

연세대에서 화공학을 전공하던 그가 돌연 뉴욕으로 떠나 음대에서 석, 학사를 취득한다.

당당함과 흥건하게 열정이 묻어있는 그의 연주를 보고있자니 하와이의 원주민 같기도 한 그의

몸짓과 흥이 그리고 열정이 절로 보인다.

그가 앙상블과 연주하는 피아졸라는 파티에 온 착각을 들게 했다.

춤이라도 춰야 본전을 찾을 것 같던 그의 연주에서 향수어린 추억마저 흥겨워진다.

기돈 크레이머의 우아하고 찢어질듯한 고독속의 oblivion 도 기립박수감이지만

서정실이 살짝 편곡한 oblivion 은 더욱 감각적이다.

피아졸라의 앤틱스런 탱고를 감칠 맛나게 들려주던 그의 흐늘거리는 모습이 줄곧 오버랩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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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

보라색 비단을 타고 미끄러지듯 나는 공항으로 갔다.

시속 80km를 충분하게 유지하며 ..

바로 도착한 인형 두 마리가 나를 향해 뒤센의 미소보다 더욱 큰

미소를 띄우며 달려와 안긴 날이다.

32 Comments

  1. 테러

    2009년 6월 25일 at 11:13 오후

    인형 두 마리….ㅋㅋㅋ    

  2. 참나무.

    2009년 6월 25일 at 11:14 오후

    서정실…또다른 하우스 콘서트
    부암동’ 아트 포 라이프’ (오보이스트 성필관의 집)에서 들은 적 있어요
    대단하지요…

    ( 태그 얼른 수정하이소 리매라=리베라…본문은 잘 적었더만…^^)
       

  3. Lisa♡

    2009년 6월 25일 at 11:16 오후

    테러님도 빨리 장가가서

    인형 두어마리 성공적으로 낳으시길…

    세상에서 꼭 결혼을 할 필요도 없고

    꼭 자식을 가질 필요도 굳이 없으나

    가능하면 그걸 소유하고 난 후의

    그 절절하게 아낌없이 줄 사랑 정도는

    체험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그렇다고 마구잡이식의 아무나하는 그런

    결혼은 절대 아니고…당신의 조언자 누님이.   

  4. Lisa♡

    2009년 6월 25일 at 11:18 오후

    참나무님.

    빠르기도 하셔라…제가 확인을 누르는 순간 알았답니다.
    바로 고쳤는데 바로 고치기 전에 보셨군요..헤헤헤.
    오타가 나의 순수랍니다.
    서정실팬으로 등극!!한 날입니다.
    그가 기타리스트가 아니면 못생겼다고 했을 겁니다.    

  5. 순이

    2009년 6월 25일 at 11:28 오후

    나를 위한 맞춤 리뷰 같습니다.
    GOOD……..A+++….. 동그라미 5개 드립니다.

    음악은 듣고나면 사라지지만 이런 글은 오래 남습니다.
    한학기 동안 리사님이 있어서 더욱 즐겁고 유익했습니다.
    다음 학기도 계속하실거지요?
    세종르네상스는 과도한 시간을 소모해야 하는 일이라
    아직은 역부족일 듯 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페라를 들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엄마와 꼭 닮은 따님 너무 예뻐요.
    자녀분들과 행복한 시간 보내시구요.

       

  6. Lisa♡

    2009년 6월 25일 at 11:33 오후

    순이님.

    르네상스 제 친구가 그러는데 그다지 들을 건 없다고 하더군요.
    화려한 강사진에 비해서 말입니다.

    저는 조희창선생님의 강좌를 듣게 될 것 같습니다.
    친구가 지난 번 학기 들었는데 좋앗다고 하고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저도 좀 관심이 많앗거든요.
    어제는 아이들이 졸아서 그렇지만 참 흥겨운 파티였어요.
    유형종님도 오페라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박식하셔서
    들으면 즐거우실 겁니다.
    그런데 우리 주영샘이 배반감 느끼지 않으실까 몰라요.
    그런 연주자들이 나오는 생생라이브 없는데…
    고민 중입니다.
    주영샘이냐 조샘이냐를 놓고 말이죠.   

  7. 흙둔지

    2009년 6월 25일 at 11:49 오후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상징이 되어있는 아스토르 피아졸라!
    반도네온으로 랩소디 인 블루를 연주하는 아스토르 피아졸라!
    축구장에 불을 질러대고 술집으로 우르르 몰려가
    탱고에 영혼을 불태우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광란을 그린
    피아졸라는 살아서 이미 전설이었으며
    죽어서는 영원한 신화가 되었지요.

    피아졸라의 음반으로 알디 메올라, 다니엘 바렘보임
    그리고 넘치는 관능미의 요요마도 있으나
    단연 압권은 타나토스와 에로스의 에너지를
    극도로 응축시킨 기돈 크레머죠.

    경계와 금기를 넘어 무아지경에 빠졌으되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신의 영역에 이르러서는
    일순간 근육을 긴장시켜 고개를 떨구며 체념하는
    죽음의 미학을 크레머의 피아졸라는 보여줍니다.

    바이올리니스트 Gidon Kremer가 연주한
    "피아졸라 예찬(Hommage a piazzolla) 앨범!"
    이 앨범중 [잠든태양(El sol sueno)]이란 곡이
    예전 오피러스 자동차 광고에 삽입되어 인기를 끌기도 했었는데
    혹 기억나는지요…
       

  8. Lisa♡

    2009년 6월 26일 at 12:00 오전

    아..흙둔지님.

    오피러스 광고요?
    알지요…
    그런데 제가 갖고 잇는 피아졸라 CD를 다시 재점검 들어가야겠어요.
    한 때 피아졸라 것 다 사느라 돈을 꽤 들였기도 한데
    살 때뿐 사고나면 시들해지는건지 잊는건지 ..
    없다면 피아졸라 예찬..엘범 사야겠어요.
    요요마랑도 꽤 친했다지요?
    크레머가 최곱니다, 최고…..후후
    흙둔지님 고맙습니다.   

  9. 파이

    2009년 6월 26일 at 12:27 오전

    대문 글, 유월이 갑자기 풍성해졌습니다. 가
    실감나요. ^^

    귀한 보물 두 녀석이 리사님 품 안으로 달려드는 것이 보입니다. ^^

    유월이를 보내고 칠월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월말..

    저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던 유월이 였어요.
    더 활기차고 재미난 칠월이를 위하여~
       

  10. Hansa

    2009년 6월 26일 at 12:43 오전

    보라색 비단을 타고..
    보고싶은 아이들 마중을 나가셨군요.. 하하
    제 아들아이도 어제 집에 왔답니다.

       

  11. 오현기

    2009년 6월 26일 at 1:00 오전

    하루 36시간을 사시는 분…. 생각과 언어가 참 기름지고 풍부하신 것 같습니다…    

  12. Lisa♡

    2009년 6월 26일 at 1:46 오전

    파이님.

    칠월이 재미있을까요?

    아님 하도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먹여대다가 나까지 그만 풍성해질라요.
    베둘레햄 말입니다.
    후후후….
    아침부터 엄청 더워요.
    곧 나갑니다.
    아이들 데리고 가까운 산에 가려구요.   

  13. Lisa♡

    2009년 6월 26일 at 1:46 오전

    한사님.

    아이들이 와야 비로서

    뭔가 완성되는 기분이지요.

    아이들이 주는 힘이 무엇인지

    참으로 신기합니다.
       

  14. Lisa♡

    2009년 6월 26일 at 1:47 오전

    현기님.

    정말 하루가 36시간이면 좋겠어요.
    잠을 자야하는 것이 아주 아깝단 생각듭니다.
    현기님도 이 여름에 아이들 알차게 보내야지요?   

  15. 네잎클로버

    2009년 6월 26일 at 1:53 오전

    와아, 애들 왔군요!! 인형 두마리..ㅎㅎ
    비록 진짜 애인(?)은 한달 뒤에 오지만,
    리사님 정말 가슴이 꽉~ 차는 듯 행복하고 신나시겠어요.

    안그래도 바쁘신 리사님 더 바빠지시겠다.
    바빠도 행복한 분주함…
    마음껏 즐기시길요~ ^^   

  16. 김선경 보나

    2009년 6월 26일 at 2:53 오전

    그 옛날… 지적인 클래식 기타리스트와 소개팅 했던 기억이 갑자기…
    기타리스트들은 그렇게 전공을 바꾸어서 나중에 입문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가 봐요.
    하긴… 부모가 일찌기 기타리스트가 되라고 교육시키는 경우는 드물겠지요…
    우리 나라에선 특히…

    인형이 세 마리 아니었나요?
    행복한 나날 되시길…   

  17. 광혀니꺼

    2009년 6월 26일 at 4:35 오전

    오늘?

    애들이 와요?

    조케따~~~~~~~~~

    저말도 넘 이뽀~

    훔치러 가야쥐~~~~~~~~~

       

  18. onjena

    2009년 6월 26일 at 5:26 오전

    아이들이 도착했군요.
    많이 자랐나요?

    저는 이제 급한 일 대충 마무리 되었답니다.
    자주 올께요.   

  19. Lisa♡

    2009년 6월 26일 at 5:29 오전

    클로버님.

    애들 오니까 오히려 바쁘지 않아요.
    오늘도 금방 아이들 나가고 혼자서 집에..
    정리해야 할 게 산더미..히히.
    딸은 동네 카이스트 오빠가 데리고 롯데월드로
    아들은 압구정으로 아는 형이랑 약속을…
    저는 집에서 옷정리 들어가야 합니다.
    간간이 인형 옷도 만들고요.   

  20. Lisa♡

    2009년 6월 26일 at 5:30 오전

    보나님.

    3마리입니다.
    한 마리가 늦게 오거든요.
    한 마리가 속상해서 옆구리가 시리다는 둥..
    뭘 먹으러 간다는 얘길 못하는 실정입니다.
    갸는 한 달 뒤에나 옵니다.
    공부를 따로 하느라고..앞날을 위해서.   

  21. Lisa♡

    2009년 6월 26일 at 5:31 오전

    광여사.

    벌써 도착했어요.

    아고 더버라.   

  22. Lisa♡

    2009년 6월 26일 at 5:32 오전

    언제나님.

    새학기가 될 때 들어 올 아이들과 학교를
    정하고 서류하러 다니시고 하시는군요.
    언제나님 집에 오는 아이들은 참 좋겠어요.
    양심적인 분들을 만나서 편하게 지낼 거니까요.   

  23. 화창

    2009년 6월 26일 at 6:00 오후

    새벽 세시…….

    난 리사님의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24. ariel

    2009년 6월 26일 at 9:53 오후

    이제 리사님은 Happy Summer~~
    시작이시네. 부러워라. 다니엘은
    집에 안 오는데.. 여름 스케줄을
    다 채워서 집에 올 여유도 없어요.ㅜ
       

  25. 한들 가든

    2009년 6월 26일 at 10:29 오후

    저 위에있는 말 두마리중
    항개는 화창 이고
    또 항개는 한들이구나,

    홍당무는 엄네,^^

       

  26. 밤과꿈

    2009년 6월 27일 at 2:08 오전

    브라보!

    귀여운 애기들 어찌 아니 반갑겠습니까…
    맛난 것 많이 해주고 사랑 많이 주시길~~~

    근데 실컷 피아졸라를 칭송하고선
    음악이 없나요?

    함께 올렸으면 더욱 멋진 포스트가 됐을텐데…
    20%부족하네요^^*    

  27. Lisa♡

    2009년 6월 27일 at 2:17 오전

    화창님.

    방문을 열고 들어왔으면
    깨우기라도 하지……
    그때까지 안 주무시고 뭐하는 거야요?   

  28. Lisa♡

    2009년 6월 27일 at 2:18 오전

    아리엘님.

    다니엘 보고프겠어요.
    이젠 다 커서 점점 볼 시간이 줄어 들겁니다.
    우리 아이들도 저녁엔 늘 약속이..
    어제도 2시 이후에 못보다가 밤 11시에 봤어요.

       

  29. Lisa♡

    2009년 6월 27일 at 2:19 오전

    한들가든님.

    저렇게 예쁜 망아지를
    어디다가….?
    그렇게 되픈 게로군요.
    함 봐줬다…헤헤.
    홍당무 있어요.
    앞치마 속에…내가 앞치마 하고 있거든요.   

  30. Lisa♡

    2009년 6월 27일 at 2:20 오전

    밤과꿈님.

    어느 순간부터 저는 음악 포스팅 자제합니다.
    문제를 일으키고 싶진 않거든요.
    참을 건 참아야지요.
    저같은 초보다 걸려도 잘 걸린다니까…

    그나저나 브라보~~   

  31. 오현기

    2009년 6월 27일 at 2:10 오후

    돼지 세마리 정말 이쁘네요.   

  32. Lisa♡

    2009년 6월 27일 at 2:38 오후

    제가 봐도 너무 예쁘네요.

    핑크돼지 삼형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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