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월 개봉.
일본의 타키타 요지로 감독.
몬트리올 영화제를 비롯 수많은 영화제의 상을 거머쥔 우수작.
아카데미 외국영화부분 출품.
주인공 모토키 마사히로(다이고), 히로스께 료코(미카).
내가 처음으로 주검을 대한 건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셨다.
딱딱하게 굳은 아버지의 모습은 해골도 연상시키고, 내가 만졌을 때 아직은
온기가 남아있는 듯 느껴지기도 했다.
염을 하시는 분이 와서 아버지의 두 손을 고이 접어서 배 위에 올려놓고
입안에 쌀을 가득 채우셨다.
금방 돌아가셨을 때보다 마음은 오히려 편하고 차분해졌다.
코와 귀와 모든 구멍에 솜을 틀어넣었고 그 모습을 보니 무섭기도 했지만 그 후로
나는 시체나 무덤이나 이런 공포를 가져오는 일련의 죽음과 관계되는 것들에서
해방감을 느꼈다.
남의 무덤을 지나가도 그냥 지나가지 않게 되고 따뜻한 시선으로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한 때 누군가의 사랑속에 살다간 사람이었을 거다..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나간다.
주인공 다이고는 도쿄에서 첼로를 전공해서 유명한 오케스트라는 아니어도 악단에 소속되어
있었다.
어느 날 오케스트라가 해체되고 그는 쓸쓸히 엄마가 남긴 집이 있는 고향으로 아내와 함께 돌아온다.
뭔가 할 일을 찾던 중 나이 제한없고 고소득을 보장하는 여행가이드라는 문구가 눈에 띄여 찾아간다.
그 곳은 일반적인 여행이 아니라 현세에서 내세로 가는 문에서 배웅하는 납관을 하는 데였다.
아무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여 마지막 모습을 최대한 곱게 꾸며주는 일이었다.
갈등을 느끼던 중사장인 이쿠에이가 거의 경지에 이른 모습으로 염습일을 하는 걸 지켜 본
다이고는 선뜻 그만두지도 못할 뿐더러 자기도 모르게 그 일에 빠져든다.
야마가타현은 작은 마을로 순식간에 다이고의 이야기는 퍼지고 아내인 미카도 떠나고 만다.
‘염습사인 주제에~’
"너 그렇게 자라면 저 사람처럼 염습사가 된다’
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던 사람들도 그가 하는 납관을 지켜본 후에는 진정으로 고맙다고
인사를 전하며 그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다이고는 6살에 아버지가 애인과 떠나고 엄마와 둘이서 살았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라곤 커다란 돌맹이 하나.
기억 속에서 바닷가.
작고 하얀 돌맹이를 아버지 손에 쥐어주는 다이고.
아버지는 다이고가 들 수 있는 주먹만한 돌맹이를 다이고 손에 쥐어준다.
"다이고야 옛날에 문자가 없었을 때는 돌로 마음을 전했단다. 돌이 주는 감촉이나 무게가
그 사람의 마음을 대신 나타내는 거란다"
도쿄에서 갖고 있던 비싼 첼로를 판 다이고는 고향에서 오래 된 아이때 켜던 첼로를
꺼내고 그 속에서 꽁꽁 종이에 싼 돌맹이를 발견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얼굴은 기억에 없다.
문득 임신을 한 미키가 돌아오고, 다이고에게 다시 한 번 간청을 한다.
아이를 위해서도 떳떳한 직업을 가지라고..
그날 밤 동네의 전통을 지켜내려오던 낡고 고집 쎈 목욕탕의 주인이 죽었다는 전화가 온다.
고향친구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의 죽음을 맞이해서 등을 돌린그 친구와 아내, 그리고
미카, 손녀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납관이 진행되고..
친구와 미카는 거의 예술적인 경지로 진행하는 납관을 지켜보며 그에 대한 생각이
경외심으로 까지 발전한다.
다이고는 표현은 않지만 인간의 죽음과 다른 세계로 가는문에서 마지막 배웅을 하며
자기일에 당연한 무게를 느낀다.
한 편 목욕탕에서 늘 마주치는 아저씨가 화장장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또한 그에 대한 신뢰심과 직업이 주는 변함없는 시선에도 주변사람들에겐 변화가 온다.
어느 날.
한 통의 전보가 오고 아버지가 객사했다는 소식이다.
한적한 어촌의 노인정에 주검으로 누워있는 이버지.
절대 가지않을 거라고 소리지르던 그가 아내의 권유로 무표정하게 아버지에게로 향한다.
사장은 그에게 최고 좋은 관을 가져가라고 선물한다.
울면서 그는 아버지를 마지막 배웅을 한다.
굳어버린 아버지 손에 꼬옥 쥐고있는 하얀 돌맹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아버지와 작별을 한다.
울어서 흐려진 눈으로 하얀 돌맹이를 아내의 배에 갖다대는 다이고와 미카.
슬프지만 아름다운 굿&바이를 하고 그는 돌아선다.
아내와 자갈밭에 선 다이고.
아내에게 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Wesley Cho
2009년 7월 3일 at 8:37 오후
짱돌은 아닌가 보네요. 하얀 돌맹이라…
Lisa♡
2009년 7월 3일 at 10:37 오후
짱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웬 짱돌?
크크크….
Hansa
2009년 7월 4일 at 12:25 오전
아부지.. 보고싶답니다..
Lisa♡
2009년 7월 4일 at 4:43 오전
한사님.
그렇쵸?
활용백서
2009년 7월 7일 at 1:31 오전
‘블로그 활용백서’에 소개되었습니다. 귀한글 감사드립니다. 꾸벅^^
Lisa♡
2009년 7월 7일 at 2:53 오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