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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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눈이 내린 설경에 취해본 적 있다.

고요와 전설같은 분위기로의 초대를 받은 느낌이었었다.

그러나 오늘 소백산..

얼음꽃 천지인 그 곳에서 할 말을 잃었다.

어째서 이렇게 이토록 아름다운 것일까?

투명하게 햇살에 비치는 그 영롱함이란.

바람이 가져다 준 그대로 얼어버린 눈송이가루들.

스치로폼을 가루로 만들어 일부러 붙여도 저리될까?

정상에는 아예 산호초 군락지 처럼 백설산호초가 만발했다.

게다가 하늘이란..그토록 아름다운 하늘을 몇 번 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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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7시 20분에 서울을 출발해 소백산을 향했다.

6명.

영동고속도로가 좀막히는 통에 9시 반쯤 등산을 시작했다.

고찰의 희방사는 이제 보기 싫은 직각의 절을 만들어자연을

훼방하는 양 우뚝 서 있고폭포는 그 옛날에는 높고 크게 보이더니

지금은 조그맣게 보인다.

눈이 녹아 얼음덩이가 된 땅에 살짝 얹힌 눈사이로 무시무시한

빙판이 만들어진 산을 아이젠을 믿고 과감하게 올랐다.

내려오는 길은 흙길보다 더 쉽게 내려왔다는 게 믿어지질 않는다.

이젠 그냥 흙길에서도 아이젠을 착용할까?

사실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헤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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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는 내내 보름전에 이승을 하직했다는 친구가 떠나질 않는다.

속엣말을 죄다 하던 몇 안되는 친구인데 기가 막힌다.

예쁜 얼음꽃에서도 하얀 산호초같던 백설 속에서도 그녀가 아른거린다.

독한 것…했다가 그녀가 아파했을 힘들어 했을 고통과 고독에 가슴이 메인다.

그녀 죽음을 들었을 때 머리속이 하얗게변했었다.

얼마 전 내게 그녀는 당부를 했다.

자기가 전화하거나 연락하기 전에는 일체 연락하지 말라고.

알았다며 속으로 참 성격도 독특하네..했었다.

언젠가 나도 상당히 불쾌하게 굴던 한 친구에게 내가 먼저 연락할 때까지

연락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던 적 있다.

나랑 너무 친한데 잘못한 거 하나도 없을텐데 왜 그런 부탁을 하는지 전혀 몰랐다.

늘 몸이 아프다던 그녀.

이제 몸은 아프지 않은거니?

미혜야, 하늘나라에선 하고싶은 거 다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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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은 풍기,영주부근을 즐길 수 있다.

풍기라면 한우가 유명하다.

인삼먹인 한우인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란다.

영주는 사과가 유명하다.

일단 우리 일행은 유명한 식당을 찾아가 배터지도록 한우를 먹었다.

입에서 살살 녹는 한우가 600그램에 45000원 정도.

등심이나 좋은 부위는 만원 더 비싸다.

육회는 하얀 배에 인삼을 채쳐서 얹어 주는데 인삼과 같이 씹는 맛이 좋다.

너는 가고 없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나날들이 내게는 있다.

잊혀지지 않을 등산이었다.

자주 온다는 여자분이 오늘이 하일라이트라고 귀띔해준다.

너는 가고 없는데 나만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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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의없는 이들과의 만남에서 하루가 어디로 갔는지.

자기이야기 안해준다던 차노….군, 헬로우~~~^.*

외로움에 몸부림친다는 태…..인간은 다 그런거여~~

언제나 단정한 희….가끔은 무너지기도 해야지 원!!

오랫만에 흐트러진 호…ㅋㅋㅋ 평소보다 낫더만.

힘쎄다고 소문난 시리….음식은 나의 힘?

살아있는 날들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카메라를 놓고가서 사진은 구글에서 퍼왔음.

실제로 보는 광경을 어찌 이 사진에 견줄까.

12 Comments

  1. 안영일

    2010년 1월 31일 at 2:38 오전

    히스크립 ,케서린이 놀던 *폭풍의 언덕 ? 이 생각이듬니다,

    , 참으로 험한 산등성이 예전에는 강원도 어느동네나 설피와

    눈설매 (반토막의 넓은스키) 가 있읍니다 ,그리고 산마루에서부터 타고 내려오면서

    겨울사냥을 했읍니다, (산돼지, 호랑이 )맨앞의 사냥잡이 (선창군 )1명 그리고 후창잡이

    2-3명이 내려오면서 스키의속도 짐승보다 빠르고 우리 전래의 겨울 사냥 이었읍니다,

    창날 (무게가 1관 ,3,75kg) 제대로 꽃히면 어느집승이고 한번에 치명사 시켰는데 그것이

    안되면 뒤에오는 후 창잡이 2-3인이 다시 창을 던져서 잡지요, 다시 부활 시켜야할 전래

    의 우리즐의 겨울철 사냥이었읍니다,   

  2. 밤과꿈

    2010년 1월 31일 at 4:41 오전

    거 참 사진 한 번 좋구나…했었는데…ㅋ

    사진이 진경보다 더 아름다울 리가 있겠습니까?

    멋진 산행 축하합니다^^   

  3. 오공

    2010년 1월 31일 at 4:51 오전

    리사님도 이 정도는 충분히 찍으시니 리사님이 찍었다고 생각할래요~
    이런 산에서 하루를 보냈다니 부럽고 또 부러워요~

       

  4. shlee

    2010년 1월 31일 at 6:34 오전

    친구든 누구든…
    붙잡을 수 없는
    그 길…

    내가 살아 있어야
    소백산도 육회도 즐길 수 있죠.
    까르페 디엠~
    친구분 소식 우울하네요.
       

  5. Lisa♡

    2010년 1월 31일 at 7:26 오전

    안영일님.

    히스크리프와 캐서린요…

    폭풍의 언덕은 저기보다 황량하겠죠?

    사냥을 나라에서 허가할 정도로 동물들이

    많아진다면 좋겠죠?   

  6. Lisa♡

    2010년 1월 31일 at 7:27 오전

    밤과꿈님.

    어제는 어디를 보고 찍어도 저렇게 다

    잘 나왔을 겁니다.ㅎㅎ

    잊기힘든 산행이었지요.   

  7. Lisa♡

    2010년 1월 31일 at 7:28 오전

    오공님.

    그러니까요.

    저것보다 더 환상이었어요.

    한걸음 한걸음이 다 예술의 경지였고
    나니아 연대기속으로…후후

    다음에 같이 한 번?   

  8. Lisa♡

    2010년 1월 31일 at 7:29 오전

    쉬리님.

    살아있는 게 다 행복이라는 생각들어요.

    사랑하는 사람들 보면서 말이죠.

    행복조건을 말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은데가고 맛난 거 먹고 좋은 이들 만나고

    하는 게 최고죠?   

  9. 오현기

    2010년 1월 31일 at 1:22 오후

    고요와 전설같은 분위기뢰 초대
    멋진 표현이네요 어휘 하나하나에 올리브유
    로 양념친듯 빛이 나네요
    글이 그림으로 읽힐때가 있지요   

  10. 레오

    2010년 1월 31일 at 1:24 오후

    주말에
    무주 리조트 다녀온 사람에게서
    너무 황홀했다던 눈꽃 얘기를 길게~ 들었는데
    리사님 방에도 눈꽃이 함박 피었군요^^
       

  11. Lisa♡

    2010년 1월 31일 at 1:42 오후

    오현기님.

    ^^*

    갑자기 어디 숨을 데 없나 찾는 중….ㅋㅋ   

  12. Lisa♡

    2010년 1월 31일 at 1:43 오후

    레오님.

    아..정말 소백산 환상이었거든요.

    견디기 힘들만치…떠나기 싫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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