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딸이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치료를 하고 나오기까지
기다려야했다.
박범신의 핑크색 ‘은교’를 들고 집중을 하며 들여다 보는 나.
노란색의 커다란 연습문제집을 펴고 답안을 체크하는 큰녀석.
멍하니 멍 때리며 어줍잖은 TV만 하릴없이 보는 둘째녀석이
어쩌면 그리도 못마땅하던지…내가 펼친 책 아래로 보이는 그 녀석의
무표정한 표정과 굳어진 행동습관을 보며 가슴께가 갑갑했다.
하나하나 그 아이의 행동을 나무라기엔 잔소리로 들릴 것이고
늘 어딜가서 시간을 죽치면서도 책 한 권 들고 다닐 줄 모르는
녀석이 참, 정말, 진짜,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엄마를 닮았으면 시간 죽이는 거 아까워 책이라도 읽을텐데.
양심의 가책도 없나///???
그냥 그렇거니 봐주자, 아니야 야단이라도 치자~로 마음 속은 두갈래다.
식당을 예약했다.
5名.
웨이터가 안내한 자리엔 금테안경을 비스듬하게 낀
꺼먼 피부의 이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하는 60대 아저씨가
앉아서 우리가 빙 둘러서도 무심한 채 딴데만 보고 있었다.
우리는 웨이터가 자리위치를 잘못 알았나보다..했다.
그 아저씨가 엉뚱한 자리에 앉아 있었던 것.
확인하러 간 웨이터를 기다리고 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고
그동안 우리는 줄곧 서 있어야 했다.
식당의 한가운데서—뻘쭘하게.
다른 자리로 옮기면서도 정말 0.1 그램의 미안함도 갖지 않은 태도다.
물론 웨이터들의 잘못일 수도 있겠거니 싶어서 물었더니
그 아저씨는 단체석의 손님이었던 모양인데 자기가어딘지 몰라
아무데나 앉은 케이스다.
뭐–그럴 수도 있지않나?
그러나약간은 목례라도 한번 정도 하고 비켜줘야 하는 것아닌지.
‘이끼’를 보러갔다.
한차례 나이로 인한 입장불가를 겪고 나서 겨우 보게 된 이끼다.
전체적으로 음습하고 긴장감이 넘치고 뭔가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시종일관 갖게 하는 영화였다.
조용히..그리고 뭔가 불쑥 나타날 것 같은 심리적 스릴러 영화다.
우리 뒤의 아줌마가 무조건적으루다가 장면마다 "악~~어째어째?..나타난다"
혹은 " 엄마야~~나오겠다, 죽겠따, 죽어" 난리를 했다.
그러다가 문득 먹을 걸 발견한 듯 빠지직, 뿌지직..쌩쑈를 했다.
아이들이 많이 오는 슈렉이나 토토르가 낫지 진짜 판 다 깬다.
그 아줌마 나중에 끝나고 유심히 쳐다봤다.
자기가 이뻐서 보는 걸로 착각하는 스타일이었다.
전혀 개의치 않고 웃고 있는 그녀를 뭐라그래…
그 옆의 동행한 남자는 한 번도 그녀를 제지하지 않았다.
긴장하고 봐야하는 영화를 관객이 미리 스포일러를 해줘서 김새게 했다.ㅎㅎ
아들이 둘 있다면 거의 한 명은 까칠하고 예민하거나 한 스타일이고
나머지 한 명은 애교가 많거나 착하거나 그럭저럭 편캐 살아가는 스타일이 많다.
나 아들 둘있지만 둘 다 까칠하다.
엄마들이 그 까칠한 아들을 어려워하는 걸 많이 봤고, 그걸로 인한 상처를
받아서 슬퍼하고 살아온 인생을 후회하거나 미련을 갖는 걸 봐왔다.
나는 저렇게 키우지 않아야지, 난 저 들보다 잘 키울 수 있고말고..그렇게
쉽게 생각을 해왔다.
키워봐야 안다, 당해봐야 안다, 누구나 다..어쩔 도리가 없이 그리된다는 걸 알았다.
친구 아들이 3수를 했다.
서울의대가 목표였다.
결국 연세대 일반학과를 갔다.
그 아이의 실력이 발휘되지 않았다고 친구가 수태 말해도 그 애의 실력이라고 판단했다.
시험 알레르기라는 말이 있다고 믿지 않았다.
이제 내 코 앞에 그 일이 닥쳤다.
그 친구를 이해하고말고 삼해하고말고 다아 이해한다.
그러나 그러나 말이다.
결국 성실하고 침착하고 실력있는 그런 아이들 나중에 성공한다고 믿고있다.
김진아
2010년 7월 25일 at 12:13 오전
저희집도 둘째가 제일로 까탈스럽고 까칠해요,
그리곤 막둥이..제일 만만하이 닭살스러운 녀석은 의외로 큰 아이지 뭐예요. ㅎ
여동생 둘만 돌보다가, 사내아이들 셋을 키워보니..
여러가지 많이 인내해야 하는 부분이 의외로 크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기다림도 왜그리 긴지요….
리사님, 새벽에 비가 한차례 시원스레 뿌리고 지나갔습니다.
더운 여름철 건강하시구요..^^
벤조
2010년 7월 25일 at 2:52 오전
남편은 항상 저더러,
"당신 맘대로 안 되니까 끌탕이지?" 한답니다.
솔직히 그 소리도 듣기 싫습니다. ㅎㅎ
Lisa♡
2010년 7월 25일 at 4:53 오전
진아님.
막내들이 성격이 제일 좋잖아요.
여동생들도 피곤하지만 사내아이들은
의외로 크게 터뜨리네요.
아더매치유“`입니다.
아들들 키우는 거 말이지요.
인내를 해야한다는 사실은 알지만
그게 일반적인 성격인 나로서는 감내가
안되어요..ㅎㅎ
Lisa♡
2010년 7월 25일 at 4:53 오전
벤조님.
저도 그래요.
그런 소리도 듣기 싫다는 말 이애하고도 남습니다.
어제 제 딸이 위로를 한답시고 해주는데 그 말도 싫더라구요.
빈추
2010년 7월 25일 at 5:39 오전
우리집은 너무 놔 먹이나?? 하는 걱정이.
뭐 아들놈이 한때는 너무 방목하는것 아니냐?고 한적도 있지요.
알아서 크려니하는 편이라서요.ㅎ
Lisa♡
2010년 7월 25일 at 10:53 오전
빈추님.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이고
나중에 그런 아들이 제일
효자라고 하더군요.
부럽습니다.
저는 이미 선점을 아들이 차지했어요.
그나마 양순하니 다행이지만요.
TRUDY
2010년 7월 25일 at 12:01 오후
옆,앞,뒤 좌석에서 수군수근 거리는
골 때리는 빈깡통 닮은
아줌마 ( 아저씨들,,) 문제 있어요.
그맘 100% 알죠.
왜 그다지도 공공질서 정신이 없는지..
묻고 싶어요.
한대 지어박고도싶구…
옆좌석에 앉아서 상영내내
다리 흔들 거리는 아이들
의자들이 붙어서 내것도 흔들흔들..
Lisa♡
2010년 7월 25일 at 12:29 오후
ㅎㅎㅎ–
어느 새 한국의 정서에 물드셨네요.
그런 사람들 정말 많아요..
그래도 영화관은 미국보다 좋은 곳이
훨씬 많은 것 같죠?
TRUDY
2010년 7월 25일 at 1:36 오후
한국은 세대차와 지역차가 극심해
나이를 먹었거나 조금 후진곳에 사는 사람들의
민도가 낮아 초 현대적인 공공시설에 발 맞주지 못하고 있더군요.
Lisa♡
2010년 7월 25일 at 1:48 오후
그런 점 있지만 요즘 아주 많이
현저하게 눈에 띌 정도로 나아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