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7

더위 193.jpg

아들이 나간 자리를 보니 둘 다 바지가 동그랗게 도너츠를 만들고

윗도리도 벗어서 아무렇게나 던져놨다.

청바지도 뱀이 또아리를 틀듯이 그 자리에 그대로 바지가 서 있다.

딸은 다른 건 다 괜찮은데 양말과 팬티를또르르 말아서 세탁통에 넣는다.

할 말이 없어졌다.

얼마 전 오빠의 말이 내가 어릴 때는 더 했다고 한다.

참 신기하게 가방까지 그대로 맨 채 옷을 벗어 놓았는데 어떻게 몸만

빠져나간듯이 그대로 사람모양으로 벗어놔서 모두 기가 막혀서 웃었단다.

따라하고파도 도저히 따라할 수 없을 정도로 입은 모양새그대로 두고

몸만 없지 사람이 입고 있는 형태로 가방까지 흐트러지지 않게 벗었단다.

내가 상상해봐도 진짜 웃기고 지금 하라고하면 못할 것 같다.

믿어지지도 않는데 모두 이구동성으로 그랬다고 다기억의 웃음이 나오니

맞기는 맞나보다.

하긴 아이들 하는 행동을 보면 나의 면면이 문득문득 보여서 놀랄 때가 많다.

피란……..

더위 212.jpg

친구끼리 혹은 식구끼리 듣기좋은 말만을 하고 산다면..상상.

간혹은 재미난 험담꺼리로 도마에 올려 이야기하는 재미라면..상상.

에리히프롬은 말하길 (오늘 아침 라디오에서—-) 부부는 터놓고

누군가를 같이 험담할 수 있는 사이라고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진짜 듣기좋은 소리를 지겹게 해대는 것만큼

삭막한 세상이 없다.

듣기좋은 소리도 한두 번이지 계속 가식적인 칭찬비스무리한 걸 한다고

상상해보면 정말 지겹다.

하지만장미희가 옷을 잘 입는데 목소리를 그게 뭐야 라든가~~

어제 걔데리고 온 남자친구봤어? 진짜 가관이더라…라든가~~

너네 아들 어제 선 본 애 말야…아니더라…그게 뭐야~~라든가~~

조금만 험담끼가끼어들면 세상이 즐겁게 바뀔 수 있다.

그렇다고없는 험담을 지어내거나어떤 대상을 깍아내리는 험담은 금물이지만.

친구 중에 크레믈린이 있는데 자기얘기는 절대 않고 남의 일에는 귀가

쫑긋하는 애가 있다.

당연히 그 친구의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건 사실이다.

자기의 고충이나 애정사나 슬픔을 털어놔야 공감대 형성이 된다.

더위 189.jpg

유키와 니나를 보러 가는 길….남편의 운전은 깝깝시럽다.

1Km뒤에서 좌회전하세요—하면 바로 좌회전 라인에 서서 길고 긴

차들의 행렬이 내는 꼬리등을 봐야만 한다.

내가 아…지금 아니라니깐—하면 "어…긍가?"

기사를 데꼬 다니던지, 아니면 빨빨하던쥐~~끙!!

유키의 엄마는 일본인, 아빠는 프랑스인이다.

사랑이 식은 부부는 이혼을 하려하고 그 사이에 유키는 이해가 어렵다.

일본을 엄마를 따라가야지만 유키는 프랑스가 좋다.

특히 니나랑 헤어지는 건 상상도 하기싫다.

엄마와 아빠의 식은 사랑이 이혼의 원인이고 둘은 별 것도 아닌 일에도

신경이 팽팽하게 맞선다.

웃음이 나온다.

친구에게 말하길~~운전 못하는 남편은 이혼사유가 되는겨?

영화보다가 졸기도 하니 나이 탓인가? 날씨 탓인가?

아니면 영화 탓인가?

더위 214.jpg

아들의 모의고사 점수가 통보되었는데 내 눈을 믿을 수 없는

점수가 나와서 기분이 끝없이 추락했다.

아니—럴수럴수 이럴 수가….모야–도대체—으악~~머리 다 뽑고싶다.

아들에게 그대로 전달해주었다.

아들이 나중에 문자가 왔는데 잘못 온 거란다.

자기 점수가 아니고, 다른 사람 점수란다.

오전내내 죽을 뻔 하고 숨이 막힐 뻔하고 눈알이 튀어나올 뻔 하다가

도로 들어갔다.

문제는 아들이 더 화를 내며 어떻게 자기 점수라고 생각을 했냐고 한다.

보통 때 실력의 반타작 점수다.(근데 이 아이 누구야?)

너무너무 놀래서 아는 사람을 통해 오후에 다시 모의시험을 봤다.

2개 틀렸다.

제발 그대로만 쳐주라~~~효자 되고싶지 않니?

모의시험은 잘 치고 정시는 보러가면얼굴이 노랗게 되고 이가 소리나게 부딪친다니

이 일을 어쩌면 좋을지…모든 신이시여—부디굽어 살피소서.

더위 213.jpg

땀 꽤나 흐르는 날이다.

머리에서 땀이 많이 나는 내 스타일은 더우면 머리카락이 후줄근해진다.

몸 속의 안좋은 진액이 머리로 올라가서 그렇다고 하는데 머리를 쨀 수도 없고

으짜까나——

척척거리고 옷이 들러붙을 정도의 땡볕이다.

땡벌이라는 노래를 생각하니 더 덥다.

16 Comments

  1. 6BQ5

    2010년 7월 28일 at 1:17 오전

    더위에 잘지내시죠? 아이들은 잘 할겁니다.

    사진속의 의자며 소품들은 미국의 전형적인 Eames Era Design 인데 건축자재가 좀 이상하여 보니 구석에 220V 전용 electrical outlet 이 보여 한국임을 확인 했읍니다. 아주 실용적이고 편한 의자 들이죠. 아이들 곁에 있을때 많이 즐기십시요.   

  2. Lisa♡

    2010년 7월 28일 at 1:26 오전

    와————-오랜만입니다.

    자주 얼굴(사인) 좀 보여주시지요.

    제가 저런 스타일에 뿅 갑니다.

    빈티지스러운 모든 것에 일단 눈이 가거든요.

    건축자재가 이상하다구요?
    흠………..그렇군요………이렇게 배우고 가요.
    제가 자주가는 카페의 주인이 프랑스에서 가져온
    가구들이 다 저런 스타일인데 그럼 거기것과도
    자재가 다르겠군요.
    정말 거기도 제 스타일이거든요.
    아이들요—울 아들 정시에서는 완전 실력발휘를 못하네요.
    미치겠지만 그래도 암말 않고 참고 있답니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하구요.
    마음 편하게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주변에서 다들 너는..아이비아이비하니 스트레스인가 봐요.   

  3. 화창

    2010년 7월 28일 at 2:34 오전

    빈티지 스타일…요즘 유행이 슬슬 되는 것 같아요!

    도너스 두개처럼 벗어놓은 바지….. 예전에 나도 그랬을 까요? 애들 옷벗어 놓고 나간거 보면 이넘들아 기존이 안되있잖아 소리치고 싶은데 애들에게 잔소리 하지 말자는 다짐에…. 그런데 신혼 때 나도 그랬다네요?

    지금은 꼭 세탁기 안에 하얀 빨래 까만 빨래 나누어서 집어 넣지요! 짐에 들어와서 건조대에 빨래 있으면 개켜서 옷장안에 넣고 수건은 목욕탕 안에 수건함에 넣고….

    다 세월이 가르쳐 주나봅니다~~~   

  4. Lisa♡

    2010년 7월 28일 at 2:36 오전

    화창님.

    빨래를 개신다니…정말 좋은 남편이시네요.
    다들 그런 시절들이..
    하지만 그래도 가르쳐야 신혼 때 그러지 않치요.ㅎㅎ
    화창님께서 그러셨다니 어울리지않아요.
    후후후….
       

  5. 마음의호수

    2010년 7월 28일 at 3:39 오전

    리사….
    오랜만….
    애들 놀러와서 좋은시간 보내고 있구나
    난 늘 그렇듯… 정신못차리게 바쁘게 지내고 있답니다
    애들 보러올때 꼭 놀러오셔~~~^^

       

  6. Lisa♡

    2010년 7월 28일 at 3:47 오전

    마호양…..

    돈버느라 바쁘니 마냥 부럽기만 하구..

    애들이 놀러오다니 자긴..집에 온거지.
    후후후..아이들 미술학원이랑 다니느라 엄청 바빠요.

    진짜 놀러가고프다.
    어쩜..9월이나 10월에 갈지도.   

  7. 6BQ5

    2010년 7월 28일 at 4:18 오전

    관심을 보이셔서 몇자 더 추가 합니다.

    의자와 문(門)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수입한것이 분명 합니다.

    제눈에 어설프게 보인것은 두번째 사진 벽돌 쌓은 방식, 세번째 사진 에 엉성하게
    깔린 마루, 마지막 사진에 쓰인 2×4 pine wood 가 외장용으로 쓰인것 등이 이상
    했다는 것입니다. (그외것도 있지만….)

    동경이나 오사카에 가도 위와같이 미국이나 구라파의 빈티지 가구나 소품을 현지에서 구해서 장식한 곳 을 보는데 한국보다 깔끔한 이유는 소품뿐 아니라 소품의 Theme 이 되는 시대의 디자인 양식을 통째로 조화롭게 구성해 놓은곳이 많고 한국은 아직 소품 위주로 대충 (짬뽕)을 만들어 놓은것이 차이가 있지요. Eames Era Design 을 소개한 한 학생의 You tube 동영상이 볼만해서 알려드립니다. 밑에 달린 댓글들도 아주 재미 있읍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ErBGq6ZA-2U   

  8. 빈추

    2010년 7월 28일 at 6:11 오전

    ㅎㅎㅎ, 같은 방송을 들으시는군요.
    아침에 공항가다가 딴데로 잘못 들어서서 ic에서 내렸다가
    다시 고속도로 올라 타려는데 부부는 어쩌구 저쩌구…라디오에서 나오더군요.
    혹시나 비행기 시간 늦을까봐 조금 서두를때였죠.ㅋ
    이 동네는 비 오고 시원하네요   

  9. Lisa♡

    2010년 7월 28일 at 11:42 오전

    6BQ5님.

    그렇군요.

    벽돌같은 걸 엉성하게 쌓아놔서
    그게 컨셉인가보다 했답니다.
    아는 분은 프랑스 걸 많이 들여오더군요.
    음..저기 가볼께요.
    역시 일본이 한 수 위네요.
    짬뽕이라는 부분요—이해하고도 남습니다.
       

  10. Lisa♡

    2010년 7월 28일 at 11:42 오전

    빈추님.

    제가 그 방송을 들은지 얼마되지않습니다.
    CBS죠?
    추억의 노래가 많이 나와서 좋더군요.
    이제애청하려구요.   

  11. 김삿갓

    2010년 7월 28일 at 10:29 오후

    이곳은 추워서 어제 히타 틀었어요…. 죄송 합네다… ^________^

    몇칠 동안 와서 댓글 좀 쓰려 했는데 조불만 들어 오면 제 컴이 행 되서 포기 했었는데
    오늘은 되네요… 안부 인사 드리고 감니다. 좋은 시간 갖으시길…. 구~우벅 ^______^
       

  12. 밤과꿈

    2010년 7월 28일 at 10:49 오후

    저희집에서는 절대로 옷이나 양말을 뒤집어 벗어 놓지 못하도록
    교육시키면서 살아왔어요~

    그랬더니 양말 속엔 항상 모래나 먼지 꼽재기가 붙어있어서
    가끔씩은 뒤집어 벗어야 하는구나..를 생각하는데도
    늘 바르게 벗어놓아 불편하기도 합니다^^*

    매사가 바르기만 하다면 이 세상은 재미가 없을 거예요~ㅋㅋ
    맞는 말인지 모르겠네요~

    머리가 큰 사람은 머리에 땀이 많이 난다는군요.
    이 것도 맞는 말인지 모르겠구요~.~    

  13. Lisa♡

    2010년 7월 29일 at 2:34 오후

    삿갓님.

    그러셨군요.
    부럽네요.
    …..아 그리워라..
    추울 때가.
    인간은 갖지 못하는 것에
    미련을 갖는다고..ㅎㅎ
       

  14. Lisa♡

    2010년 7월 29일 at 2:35 오후

    밤꿈님.

    양말은 뒤로 벗어도 상관없는 게 그대로 빨아서
    개킬 때 바로하면 편해요.
    저는 양말을 반을 뒤집어 개키거든요.

    맞아요–우리집 식구들이 머리통이 뎁따 커요.
    그래서 그렇구나…..ㅎㅎ   

  15. 팩터10

    2010년 7월 29일 at 2:58 오후

    옷 또아리 유전은
    베개에 침을 있는대로 흘리고 자는 것에
    비하면 양반일 겁니다.
    수업시간에 자다
    볼에 미적분 붙인 거나
    영어 사전이 온 전한 페이지가 없는 것 조차
    어찌나 저를 닮았는지,
    병원에 데리고 갈 정도로 쫌 심ㄴ합니다 ^ ^*   

  16. Lisa♡

    2010년 7월 29일 at 3:08 오후

    팩터님.

    ㅎㅎㅎ…

    사전이…ㅋㅋㅋ

    예전에 우리 큰 애가 좀 이상한 현상으로 병원을 간 적 있거든요..

    그게 생각나요…후후후.

    귀엽네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