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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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올레10코스를 돌다가 산티아고처럼 걸으면서 도장을 찍으면서 다니는

신선한 여자아이와 마주쳤다.

올레 10길은 자연스레 골목길들을 도는 코스로 바다가 보이는 숲길을 걷다가

마을로 접어들면서태양초 만드는 햇볕을 끝없이 받으며 걸어야 했다.

대체로 젊은이들이 떠나고 없는 마을은 조용하고 한적했다.

동백나무에 열린 열매를 따서 씨를 말리는 농부와도 만나고 옥수수로 연료를

만들어 고기를 굽는 가게에도 들렀다.

점점 제주도 방언에 길들여져서 제주 사투리가 정말 좋았다.

폭삭 속았수다…는 확실하게 외웠다.

어쩌면 수고했다는 말의 어감이 그렇게도 다를 수가…

놀멍쉬멍걸으멍 올레길을 걷는 즐거움에 9월의 태양은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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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섭지코지가 좋았다.

정말 좋았다.

떠나고 싶지 않았다.

섭지코지의 휘닉스아일랜드에서 꼭 이틀은묶고싶다.

안도 타다오의 손길도 그렇지만 주변의 모든 환경이 환상이다.

섭지코지의 휘닉스 아일랜드 강추이다.

처음에 k가 휘닉스로 가라면서 룸을 잡아주겠다고 했는데

어려워도 비행기표를 구해볼 걸 그랬나 싶었다.

섭지코지에서 바라다보이는 성산일출봉도 등대도 바다도 돌도

구름도 나도 명상도 바람도 무지개도 … 살아있음 맞지?

일행과 떨어져서 섭지바다에는 따로 갔었다.

남편도 너무나 마음에 드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 다음엔 이리로 오자구~~하이얏트엔 아이들과 오고.

아님 하이얏트 이틀간, 휘닉스에 이틀간이면 정말 금상첨화겠지.

돈 아껴야겠네—–이런 플랜을 위해서라면.

참, 바닷가를 코지라고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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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가 생긴다고 다들 데모에 열을 올린단다.

오래 전에는뭘 만들게 되면항의하는 해녀에게 보상금880만원 가량을 주었단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보상금이 해녀 일인당 8천만원이란다.

해녀들은 보통 70대 이후에서 90대 이상까지 하는데

현재 우도의 해녀 할머니 중에 86세 할머니가 가장 고령이시란다.

가이드는 엄마가 해녀이신데 자기가 33살에 첫아이를 낳고 처음으로 전복을

넣고 전복죽을 먹어봤단다.

해녀의 딸은 해녀가 번 돈으로 학교는 가도 먹는 건 못해봤단다.

해녀를 엄마로 둔 여자 가이드는 제주바다를 뜨고 싶은 마음이란다.

바다가 우리에겐 그립고 시원하고 마냥 보고픈 곳이지만

그녀에게 바다란 삶의 터전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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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한가하리라는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책을 들고 온 이번 여행도 그 책의 1/10도 읽지 못하고 말았다.

밤이면 곯아 떨어지고 낮에는 차에서도 그저 창 밖의 경치에 넋을 잃고 만다.

제주에 안경낀 사람이 적을 것 같다는 내 예상은 맞았다.

끝없는 녹지와 맑은 대기가 시력에 나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허리가 굽은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거의 없다.

말들을 키우고 말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말의 뼈들을 섭취하는 이유도 있다.

가는 곳마다 외국인들은 일광욕을 하며 책을 읽거나

여유를 즐기고 있었는데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받아들여진다.

외국인들은 한자리에서 며칠동안 책만 읽다가 간다고 가이드가 말한다.

그들의 여행에선 책이 필수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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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은 세계자연문화유산이다.

거기서 올레길이 시작된다.

올레 제1 코스이다.

시흥에서 광치기라고 나오는데 성산일출봉 근처이다.

올레길은 제주도 출신의 언론인인 서명숙씨가 기획했다.

그녀는 이 올레로 제주도의 수입원을 엄청 올리게 되었는데

공항에서 보니 모두 손에 손마다 제주도 특산품을 사서

나가는 외지인들이 거의 전부다.

제주시가 그녀에게 공로상은 주었으리라..

제주의 여인 중에는 김만덕여사와 고두심씨도 홍보로 한몫한다.

김종필씨도 제주도에 그 넓이를 알 수 없는 땅의 주인으로 유명하다.

그 땅은 재판에 부쳐서 왔다리 갔다리 한 땅으로도 유명하다.

재게재게 기부해버리면 될 걸…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곳이 제주도이다.

정말 가면 갈수록 정이 간다…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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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네잎클로버

    2010년 9월 29일 at 12:22 오후

    제주 여행 잘 다녀오셨군요, 리사님..
    밀린 글들 읽느라 헥헥~ ^^

    정말 제주도는 언제 가봐도 너무 좋은 곳이예요..
    제 남편은 나이 들어 은퇴 후 제주도에 가서 살고 싶다는 말까지 한답니다.

    특히 요 포스트의 뭉게뭉게 구름 사진들 너무 좋습니다.
    리사님 여행기로 연초에 다녀온 제주도에 또 가고 싶어요~ ^^    

  2. Lisa♡

    2010년 9월 29일 at 3:32 오후

    네클님.

    우리남편하고 둘이 같은 말을–

    아마 제주도 자주 가시는 분은 다 그렇게
    말을 한다지요?
    우리도 능력이 되면 땅을 좀 사볼까 하는 굴뚝같은
    마음만…..ㅋㅋ   

  3. 나를 찾으며...

    2010년 10월 2일 at 1:52 오후

    여기서도 하늘의 구름 정말 좋군요.
    제주 여행 내내 맑음 이셨군요..
    떠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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