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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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은 프로스트 이전과 이후로 나뉠만큼 프로스트의 작품이

그 당시에 불러 일으킨 반응은 대단했다고 한다.

앙드레지드는 그때 유명한 갈리마르 출판사의 편집장을 하고 있었는데

프로스트가 가져온 원고를 받아서는 처박아두고 관심조차 없었다고 한다.

결국 프로스트는 여기저기를 원고를 들고 다니다가 자비로 출판을 하게 되고

출판하자 바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그해인 1912년 마르셀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콩쿠르상을 수상하게 된다.

후에 지드는 알아보지 못한 자신을 뉘우치고 프로스트를 찾아가서 다시

출판을 되려 부탁하게 된다.

처음에 총 7권으로 구성되었으나 후에 다시 갈리마르에서 재출간을 하면서

1,2권으로 압축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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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트는 부유한 집안에 태어났다.

천식과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서 변해버린 그는 38세에

지난 날의 회상처럼 잃어버린 시간을 쓰기 시작하는데

감각의 기억을 통한 미각적 표현으로 20세기 문학의 최고 걸작으로

뽑히는 책을 썼다.

그는 그 후로도 집필에만 몰두하여 틀어박힌 채 생활했다고 전해진다.

아직 초반부를 읽고 있지만 그가어머니에 대해 얼마나 집착했는지

전해져 오면서 어린시절의 그의 기억에 사로잡히게 된다.

지드가 회상하는 프로스트는 나약한 부르조아 청년쯤으로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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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잠들기 전 엄마가 와서 입맞춤을 하는 시간을 기억하기를–

엄마가 애정 깊은 얼굴을나의 침대 쪽으로 기울여, 그 얼굴을 화합의 성체배령을

위한 면병처럼 나에게 내밀어, 나의 입술이 이 면병에 임하시는 엄마의 현존과

안면의 힘을 퍼내려고 했을 때, 엄마가 가져다 준 평온도, 그것에 뒤이어 오는

엄마의 찡그린 얼굴을 생각하면 모조리 망치고 마는 것이었다.

—그는 그런 엄마가 자기 방에 잠시 머물러 주는 것으로도 위안을 삼고는 했으며

엄마의 입맞춤이 주는 그 평온을 무척 기대하는 소년으로 씌여있다.

어릴 때 무작정 아기를 안아 올리며 끝없이 볼에 입술을 부비던 내 지난 날의

모습을 생각하노라면 그러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드는 것이다.

아이에게 엄마란 얼마나 커다란 존재이던가.

세상의 전부이라는 그 기억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것이다.

사실 내 아들도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은 마치 자기와 나 밖에 없는 듯

아직도 행동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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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의 좋았던 풍광들이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던 일요일이다.

휴일들이 길어서인지 일요일인지조차 기억나지않는 날이었다.

내일부터 당장 해야할 일들이 태산이다.

때늦은 모기 한 마리가 윙윙거리며 내 주위를 맴돌며 이미 두어군데

물린 상태인 내 팔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눈치다.

남편도 피곤한지 종일 후유증을 앓고있는 눈치다.

새로 딸에게서 받은 컴퓨터를 잘 쓰다가 뭘 잘못 진행해 엉망이 된 후로

지난 엉터리 오래걸리는 컴을 다시 쓰자니 영 진도가 안나간다.

들러붙어 손 보아도 남편도 안되는 모양이다.

다 지우고 새로 깔아야할 판이다.

다음 주 토요일엔 다시 긴 여행을 간다.

늘 가고싶었던 발칸으로 떠날까 해서 예약을 해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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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이나경

    2010년 9월 26일 at 3:53 오후

    잠 못 이루는 밤에 여행 이야기를 거듭 읽게 되네요. 가을이라 떠나고 싶은 정서가 꿈틀거리는 것 같습니다. 날마다 마음 속에선 가자, 가자고 하지만 나는 내 마음에게 ‘마음으로 가자… 마음으로’ 라고 대답합니다. 이미지가 참 좋습니다.   

  2. Lisa♡

    2010년 9월 26일 at 10:13 오후

    나경님.

    열심히 일하는 당신은 충분히 떠날 자격이 있쪄?
    올해는 결혼이랑 두루두루 바쁘셨으니 천천히…
    그리고 기간을 떠나 외국생활을 좀 하셨잖아요..ㅎㅎ
    위로가 되려나..몰러..ㅎㅎ   

  3. 김술

    2010년 9월 26일 at 10:35 오후

    마르셀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찿아서’
    고딩때 무학고랍시고 그의 글을 찿아 서점다니던
    시절이 제게도 있었답니다.
    요즘은 술만 마시면,
    다음 날은 잃어버린 시간을 찿느라 골이 아프지만…
    발칸으로의 여행계획 부럽군요.
    잘 다녀오시고 아름다운 풍광들 부탁드립니다.   

  4. 김술

    2010년 9월 26일 at 10:36 오후

    수정이 안되고 다시 쓰자니 그렇고…
    무학고는 문학도의 오타입니다. 죄송!   

  5. 화창

    2010년 9월 27일 at 12:30 오전

    발칸지역…. 지금은 유럽의 화약고 아니지요? 유럽에서 가장 뒤떨어진 지역이지만…
    너무 볼 거리가 많다던데~~~ 많이 보시고 사진 찍으시고 기행문 많이 올리세요~~   

  6. Lisa♡

    2010년 9월 27일 at 12:50 오전

    술님.

    여기에는 오타가 나도 알아서 읽습니다.
    걱정일랑..접으세요…ㅎㅎ
    잃어버린 시간이 그렇게도 쓰이네요.
    맞아요—후후   

  7. Lisa♡

    2010년 9월 27일 at 12:51 오전

    화창님.

    지금도 화약고라고 볼 수 있지요.
    에스토니아는 그래서 빠지는 모양인데
    아주 가고싶네요.
    사진 많이 찍어오겠죠?ㅎㅎ   

  8. 김진아

    2010년 9월 27일 at 12:26 오후

    제주도 여행 후 사진들을 많이 보았지만,
    확실히 시선이 …다르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누구나 다아 담는 그런 사진이 아니라서..
    참 좋아요.

    발칸을 가신다구요? 와우!

    저 역시도 기대기대 합니다.   

  9. Lisa♡

    2010년 9월 27일 at 1:17 오후

    진아님.

    누구나 다 담는 사진도 쫌 있어요…ㅋㅋ

    발칸가서도 재미난 사진 많이 담아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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