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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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가득 받은 빨간바께쯔에 난초를 풍덩 담궜다.

난초 위의 가벼운 돌덩이들이 물 위를 가득 채운다.

여름내 베란다에 둔 난초들을 정리해서 (몇 개 없다)

거실로 들여놀 심산이었다.

와인박스에도 먼지가 가득하다.

그 먼지들을씻어내리고 물을 흠뻑 먹은 난초들을

곱게 넣어서 들여놀 준비를 했다.

햇살이 가늘고 부시게 가을 창을 뚫고 들어와서

베란다 가득 넘치고 말라 비틀어진조그만 화분에도

어김없이 평등하게 비치는 빛이 귀엽다.

이불도 좀 두꺼운 걸로 바꾸고 덮던 이불을 정리해 둔다.

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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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는 친목 반상회를 했다.

반장이 어깨에 힘을 주면서 힘을 뺀 척하는 前 의원부인이시다.

자기는 아무 것도 모르는 천치라는 말을 세 번이나 한다.

그런 줄 몰랐는데..

본래 나랑은 눈도 안 마주치는 여잔데 나도 나이를 먹는지

그냥 참고 옆에 앉아 말을 튼다.

언젠가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어디서 빚 받으러 온 사람처럼

우리집에서 마구 삿대질하던 모습 후로 상대를 하지 않았다.

자기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에게 마치 빚쟁이처럼 구는 그 여자가

심히 못마땅했던 거였다.

그런데 3명의 자녀들이 아주 반듯하게 자랐고

아주 성공적으로 키운 것이다.

그 점을 높이 사기로 했다.

복을 지었기에 자식복이 있는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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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에 올림픽 공원에서 약속이 있었다.

반상회를 마치고 부랴부랴 뛰다시피 날아갔다.

뛰다시피? 날아서?

암튼….가다 은행을 가야한다는 걸 깨닫고

차를 돌렸다.

약속시간은 지날 판인데 은행 줄이꼬리가 길다.

6번 이상을 출금을 해야하는데 뒷사람 눈치가 보여

도저히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다 뽑기가 거북하다.

내일 다시… 하고 돌아서는데 뒷사람 눈초리가 매섭다.

"죄송해요"

내자잘못을 떠나 상대가 불쾌하다면 일단은 미안타.

말 한마디 한다고 손해볼 거 없다.

뒷꼭지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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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공원의 ㅇㅇㅇ 하우스.

2시간 무료주차.

저녁은 5시 반에 먹기로 했는데 3시에 모였다.

5시에 주차아저씨에게 애교 가득..하고 갔다.

할아버지시다.

"아저쒸~~~~~~쩌기요, 제가 미리와서 예약 상담 좀 했어요…

근데요–하다보니 저녁을 먹고 싶은 거예요…근데 어째요?

차 뺐다가 다시 들어와요? 귀찮게…? 어엉~~~~^^*" 깜빡깜빡——–

할아버지께서 주차권을 달란다.

그러더니 마음껏 있으라면서 주차권뒤에 재발급이라는

글과 함께 싸인을 해주신다.

이런 거 암만 생각해도 미인계 맞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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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귀한 오디엑기스를 선물로 받았다.

이럴 때 상당히 포만감을 느낀다.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그런 포만감.

기다리고 기다리던 포도가 오늘 수확을 해서

주말에 집으로 온단다.

너무나 기다리던 명품포도이다.

5상자 미리 주문을 했는데 문제는 토요일 아침에

내가 떠나고 없다는 게 문제였다.

고민이다.

어쩌지?

포도는 강화도 포도가 내가 알기로는 제일 맛있다.

16 Comments

  1. 빈추

    2010년 9월 30일 at 11:00 오후

    아~, 또 졌어요.
    무료주차에,오디엑기스에,명품 포도에…게다가 2연승까지.
    좋으시겠어요.   

  2. Lisa♡

    2010년 9월 30일 at 11:43 오후

    빈추님.

    아고 눈물을 닦아줄 수도 없꼬—

    아고 안되었어라…..연장전에서도…

    롯데가 타격감각이 살아나지요?ㅎㅎ

    무료주차..진짜 기분 좋아요.   

  3. Hansa

    2010년 10월 1일 at 12:54 오전

    사진 시원합니다. 리사님
    다녀오신 제주도 사진인가요. 하하

       

  4. Lisa♡

    2010년 10월 1일 at 1:20 오전

    한사니임——————

    네———ㅎㅎ

    제가 봐도 좋아요.
    구름이랑….햇살이랑.   

  5. 오현기

    2010년 10월 1일 at 3:35 오전

    건포도 만들어 드시면 고민 끝, 만사해결.
       

  6. 벤조

    2010년 10월 1일 at 7:06 오전

    포도.
    여기에 댓글 달은 사람 순서대로 한 상자씩.
    고민 끝?
       

  7. Lisa♡

    2010년 10월 1일 at 1:28 오후

    오현기님.

    건포도하기엔 너무나 아까운…ㅎㅎ

    그 생각도—-사실은 누구 주려고 5상자를
    부탁했었거든요.

    근데 내가 내일부터 집에 없어요…그게—   

  8. Lisa♡

    2010년 10월 1일 at 1:28 오후

    벤조님.

    그러고 싶어요.

    제가 여기 있다면 뭐가 문제겠습니까…요?   

  9. 김진아

    2010년 10월 1일 at 2:06 오후

    내일 떠나시는 군요. 금방 다가오네요. ㅎ

    즐거운 여행길 되시고, 건강하신 모습으로 다시 뵐 수 있도록
    기도하고 기원합니다.

    멋있는 리사님표 사진과 어느 여행가보다 더 정담긴 그곳 이야기도 기다리구요 ㅎㅎ

    ^^   

  10. Lisa♡

    2010년 10월 1일 at 2:32 오후

    진아님.

    언니부부랑 남편이랑 부부동반 저녁과
    술 한 잔하고 들어와서 짐 챙기고 ..ㅎㅎ
    저만가서 미안해요—-사진 많이 찍어올께요.
    언니부부랑 동반하니 더 재미있겠죠?   

  11. 밤과꿈

    2010년 10월 1일 at 3:01 오후

    많이 들어본 그 강화도 포도…….

    쩝~~~~~   

  12. Lisa♡

    2010년 10월 1일 at 3:14 오후

    어쩌냐…맛 보여주고프네요.   

  13. 나를 찾으며...

    2010년 10월 2일 at 2:08 오후

    미인계 밎아요…ㅋ   

  14. 박산

    2010년 10월 6일 at 6:46 오전

    ‘힘을 주면서 힘을 뺀 척 하는’

    표현이 참 또, 리사틱!

    ㅎㅎ 그런 사람 있지요

    전 의원부인이라니 ,,

    다시 의원되면 뺀 척도 안할 것 같네요    

  15. Lisa♡

    2010년 10월 13일 at 7:54 오전

    나찾님.

    미인계도 나름이지만 그쵸?   

  16. Lisa♡

    2010년 10월 13일 at 7:54 오전

    박산님.

    아닌 척 하면서 긴 척…하는 이들 많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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