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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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포로 납시었다.

전날 폭음을 한 탓에 완전히 꽐라가 되었다가

오후에 겨우 정신을 차려어느 분이 낸 시집출판기념

북콘서트를 간 것이다.

가수 김장훈이 기획해서(?) 그 분에게 도움을 주었다는데

유명가수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나오는 행사였다.

무보수로 단지 친분이 깊다는 이유에서 란다.

마지막에 싸이가 나와서 흥분할 때 저 뒤에서 두 모녀가

고래고래 좋아라 난리치는데 보니 허걱~~오공모녀였다.

옆모습이 모녀가 똑같았는데 웃을 때 치아까지 같았다.

싸이가 내 옆 계단으로 올라오길래 악수를 했는데 손이

차가웠다.

싸이가 내려갈 때 오공이 악수하는 모습이 보였다.

우린 그저 눈인사만하고 헤어졌는데 마지막 싸이의

그 열기가 그녀나 내게 약간의 흥분을 남긴 흔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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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이나이문세 등의 콘서트에는 가도 싸이의 콘서트에는

마음만 있었지 선뜻 가질 못하다가 드뎌노란색에 양쪽 팔이 짤린 양복을

조끼마냥 입고나온 싸이를 만나자 모든 걸 잊는 즐거움이 있었다.

나이가 제법 든 손님들을 보며 싸이는 너무 경건한 자리라며 그래도

모두를 일으켜 세운 뒤 팔짝팔짝 뛰게 만들었고 지긋한 나이의 VIP들은

뜀뛰기 리허설까지 하는 진풍경이 일어났다.

챔피옹~~~으로 시작하면 그 나머지를 다 알 수 있는 분위기인데 여엉~

안먹히는 분위기라며 너스레를 떠는 싸이는 정말 귀여웠다.

너무나 못생긴, 그래도 그렇게 멋질 수 있는 그런 마스코트였다.

늘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낀김장훈 콘서트와 싸이..등 그들의

콘서트를 좀 보러다녀야겠다는 각오도 한 날이다.

깜짝 게스트 박경림은 말빨이 장난이 아니었다.

분위기를 완벽하게 돋굴 줄 아는 그들을 보니 연예인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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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은 얼굴이 작고 마치 만화속에서 빠져나온 분위기와 카리스마였다.

나는 그를 그저 노래 잘 하는 약간 촌스럽다거나, 혹은 털털한 차림새를

하고다니는 남자로만 알았다.

그가 얼마나 세련되었는지, 노래를 얼마나 잘 하는지를 몸소 느꼈다.

윤도현의 팬이 바로 되어버린 것.

정직하고 사탕발림이 전혀없는 순수한 목소리에 가창력까지.

적당히 무겁기도 하고 …윤도현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문세는 말투와 진행과 모든 것이 쉽게 되는 남자였다.

그가 부르는 광화문 연가를 얼마나 많이 불렀던가.

가을밤에 듣는 광화문연가…아…추억 그 자체였다.

이 번 북콘서트는 유명 PD였던 분의 시집 출간기념으로 하게 되었는데

그와 친분이 깊은 이들이 총출동한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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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로 갑자기 불리어 나온 배우겸 탈렌트 이보희가 시낭송을 부탁하자

솔직하게 자기는 돋보기없이는 눈이 안보인다며죄송하다는 멘트를 했다.

연예인인데 그런 자리에서 나이를 말하는 시력에 대해 운운하는 그녀가

정말 이해와 함께 좋아보였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이어진 돌발 시낭송은 성우 김상현(여자)씨가 불려나와서 했는데

목소리가 그리고 낭송이 장난이 아니었다.

역시 성우였다.

한 번은 친구 결혼식에 아나운서 친구가 사회를 봤는데 소름끼칠 정도의

솜씨에 혀를 두른 적이 있다.

프로는 역시 프로의 세계가 있는 것이다.

성우가 읽는 안부”’는 정말 내게 안부를 물어왔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하는 소박한 시낭송회에 대한 애정도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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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빈추

    2010년 11월 16일 at 11:13 오후

    꽐라? 하하하
    부러움의 극치입니다. 시 낭송회까지.   

  2. 밤과꿈

    2010년 11월 17일 at 2:52 오전

    싸이……..
    정말 재밌고 웃기는 녀석이죠?ㅋㅋ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그들이 부럽기만합니다^^*

    리사님도 그들처럼….ㅋ   

  3. 김술

    2010년 11월 17일 at 4:46 오전

    꽐라가 되셨다구요.
    저도 어제 꼬알라(제 주변에선 이리 표현하죠)가 되었답니다.
    어제 드신 W가 와인입니까? 아님 위스키입니까?
    궁금합니다.
    싸이!
    제가 좋아하는 녀석입니다.
    남들 한번도 안가려는
    군에도 2번 다녀오고…ㅎㅎㅎ   

  4. 왕소금

    2010년 11월 17일 at 5:52 오전

    젊으시네요, 애들 콘서트까지 다 찾아다니시고ㅎ
    그렇게 항상 젊게 사시기를…^^   

  5. 벤자민

    2010년 11월 17일 at 1:41 오후

    정말 내가하고픈얘기가
    아직젊으시네

    난싸이가 어떻게생긴줄은 잘모르겠지만
    싸이엄마는 한번봤네^^
    뭐 청담동에서 뭘하신다더만 ㅎㅎ   

  6. 오현기

    2010년 11월 18일 at 9:13 오전

    꽐라…국내 모 그룹 회장급에서 자주 쓰던 어휘던데요..    

  7. Lisa♡

    2010년 11월 18일 at 9:50 오후

    빈추님.

    꽐라 되는 것의 여파가 이제는
    2-3일 가는 것 같아..나이를 실감합니다.
    시낭송회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시낭송회가 아니고, 가수들이 나와서
    펼치는 북 콘서트라서인지 시보다는
    노래가 더 와닿는….나만 그런가?   

  8. Lisa♡

    2010년 11월 18일 at 9:51 오후

    밤과꿈님,

    싸이나 김장훈이나
    다 팬이 되어버렸네요.
    싸이야 뭐 본래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없더만요.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죠…그리되고파요.   

  9. Lisa♡

    2010년 11월 18일 at 9:52 오후

    술님.

    그러잖아도 싸이가 말하길
    자기는 군대6년 갔던 싸이라고 했어요.

    W요?
    처음엔 W가 와인이고
    나중엔 위스키구요.   

  10. Lisa♡

    2010년 11월 18일 at 9:53 오후

    왕소금님.

    음…………젊게 사는 편이긴 합니다.
    그런데 그날 어떤 스님을 만났는데
    그 스님이 제게 30대 후반으로 알았다고
    하시더군요….저 가끔 그리 보인다는 거
    …아시겠죠? ㅎㅎㅎㅎ   

  11. Lisa♡

    2010년 11월 18일 at 9:54 오후

    벤자민님.

    싸이엄마는 청담동서 음식점을 하셨지요.
    지금도 아마 다른 자리에서 하시고 계실 겁니다.
    누나는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모던밥상이라는
    음식점을 하고 있구요.   

  12. Lisa♡

    2010년 11월 18일 at 9:56 오후

    현기님.

    꽐라는 우리 애들이 흔히 쓰는 말인데
    주변의 친구인 진영도 그 말을 자주 써서
    어느새 나도 물들었네요.
    본래 꽐라는 우리 엄마가 중국사람을 가르킬 때
    짱꽐라들..뭐 그랬는데..
    짱꼴라들…대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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