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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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지하철을탔다.

쏟아지는 졸음을 그냥 방치하기로 했다.

지하철에서 끄덕이며 조는 영락없는 아줌마행세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겨울낮 오후의 졸음이 달콤하고 스며들듯녹을 것 같은 폭신함..그런

느낌을 체신머리고 뭐고 다 버리고 즐기고 싶었다.

내 앉은 자리로 10시 방향에 화장을 짙게 한 60대 후반의 한 여성이

나를꼬나보는 게 느껴졌다.

약 5년 전쯤 샀을 것 같은 화이트 루이비통 가방을 이리저리 펴고 구겨지지

않게 매만지고 있었다… 이 겨울에…

누군가 나를 보고있다는 건졸음을 조금은 방해한다.

그래도 에라~~모르겠다, 자야쥐…

진짜 3 정거장이 지나도록 모르고 잠깐 졸았다.

그리고 그 60대 후반의여성이 내리려고 일어났다.

앞 뒤굽 다 합치면 25센티는 넘을 구두를 신고, 쫙 펴면 폭은 1미터는 될만한

나팔바지를 입고…넘어질까봐 내가 다 걱정이 된다.

그녀는 행복하겠다, 그 나이에도 저리 멋을 부리니…

나? 등산화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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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를 탔다.

"환승입니다"

여고생들이 가득하다.

뒷좌석 가운데 자리가 비었다.

운전사가 급정거하면 뛰어나가야 하는 자리다.

양 옆의여고생 두 명씩…좌우로 고개회전 운동을 하다가

아이들 눈가의 꺼먼 아이라인을 보고 기겁을 했다.

요즘 걸그룹에 가인이라는 눈화장의 지존이 있다.

눈보다 더 넓은 아이라인으로 자기 눈의 3배쯤 검정 떡칠을 한..

화면이니까 괜찮지 진짜로 마주보면속을 좀 비우고 봐야하는 화장이다.

양옆의 여고생들 눈이다 가인의 눈이었다.

게다가 싸구려 짧은 치마에 손톱에는 싸구려 매니큐어까지…핑크로..

나의 손을 봤다.

다듬은 흔적이라고는 없는 뭉툭한 손가락에 갓 깍은 짧은 손톱.

뭐 거기서 거기지만 그래도 .. 다 한 때이겠지만.

시선을 좀 멀리 두고 보면 좋을텐데…다 데리고 어디론가 가고싶다.

답다–는 건 정말 좋은건데 뭐라 말할 수도 엄꼬—아—미치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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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큐브.

‘사랑하고 싶은 시간’을 봤다.

브로셔에는 ‘더 깊이 나를 깨워줘–‘라는 문구가 보인다.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몸과 마음이 흔들린다라고 적혀있다.

남편이 아닌 낯선 남자에게 내 몸이 흔들린다라고도 적혀있다.

영화는 정확하게 그런 영화가 아니다.

뒷좌석의 세 여성들이 친구가 야하다고 보러가라고 했다는 소리 들린다.

야한 영화도 아니다.

(그 말듣고 기대했다가 실망하고도 남는다)

누드 좀 나온다고 야하다면 요즘 사람 아니다.

계속 마음이 아프고 결혼한 남녀에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포스터나 브로셔는 관객을 끌기 위해 선정적인 내용을 싣고

그런 부분만을 강조한다.

그런 부분으로 끌리는 관객이 문제있다.

여기저기서 수상을 했는데 야하다고, 선정적이라고 상을 주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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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나보다 나이들이 많다.

내가 한 살이나 두 살이 어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친구동생이 나랑동갑인 상황이 잦은데

‘희’도 그런 캐이스다.

급한 일을 도와줬다고 고맙다면서 다이아반지를 내민다.

베이지다이아.

그 애가 통이 큰 거랑, 커다란 사업체를 운영하는 건 아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손사래를 치면서도 연신 반지에 눈이 갔다.

사실 귀걸이 베이지다이아가 있는데 거기에 맞는 반지가 없었다.

첫눈에 그 귀걸이랑 세트로 딱이다 싶었다.

하지만 밥 한끼로 족한 사례를 어마어마하게 하려는 그녀가

무서웠다.

퍼주는 거라면 나도 한펌하는데 나이들수록 간이 작아지는 실정이다.

근데 ‘희’는 기죽이는 것도 아니고 모야?

결국 실랭이 끝에 받고 말았다.^^*

종일 손가락만 쳐다보며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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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김술

    2010년 12월 23일 at 1:12 오전

    나도 그런 통큰 친구가 있음 좋겠다.
    정말 좋겠다.
    뭐라 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좋을텐데…   

  2. 보미

    2010년 12월 23일 at 9:36 오전

    울 리사님!

    평소에 많이 베푸신것이 이렇게 돌아 오는것 같습니다

    많이 많이 부럽기도 하고요

    예쁜 아가들 보고 싶어시겠지만

    즐거운 성탄 되셔요^^*   

  3. Lisa♡

    2010년 12월 23일 at 1:31 오후

    술님.

    겁도 나요.
    그런 걸 덜컥 받았으니
    …..

    그래도 부럽죠?ㅎㅎ   

  4. Lisa♡

    2010년 12월 23일 at 1:32 오후

    보미님.

    그렇게 해석이 되나요?
    고맙습니다.
    앞으로 베풀 기회가 있다면 얼마든지…
    힘이 닿는 한…   

  5. 리나아

    2010년 12월 23일 at 3:58 오후

    메리크리스마스..!!
    은총가득하길 바래요…

       

  6. Lisa♡

    2010년 12월 23일 at 11:29 오후

    리나아님.

    저도 same t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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