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

잡화 002.jpg

어제 아침 일찍 나가서 달맞이 꽃 모종을 얻어서 옮겨왔다.

땅을 한 뼘 정도 파서 심고 흙을 더 파다가 얹고 물을 듬뿍

뿌려주었건만 꽃들이 고개를 다 숙이고 있다.

오늘 아침에 다시 가서 물을 흠뻑 주었지만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공연히 그 자리에 둘 걸 옮겨와서 저리 되었나 싶은게 미안하다.

떨어진 꽃잎 하나도 아까워 들고 들어왔다.

달맞이꽃은 처음봤는데 아주 화려하고 샛노랗다.

피나물의 노란 꽃처럼 아주 샛노랗다.

달맞이유는 여성 폐경기에 좋고 달맞이유가 수분보습에 그리

좋다지만 일단은 내가 옮긴 달맞이 꽃이 싱싱하게 살아나길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창 밖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종일 바라보고 짝사랑 중이다.

잡화 018.jpg

아들 둘이 아침 일찍 병역신검을 받으러 갔다.

어느새 자라서 어른의 모습으로 신체검사를 받으러 간다니

감개무량하다.

큰아이가 여기저기 고장난 부위가 많아서 면제를 받을까해서

병사용진단서를 끊어봤더니 다 면제 바로 아래단계다.

시력차이도 4디옵터면 면제인데 아들은 3디옵터..뭐 그런 식이다.

안과는 카타님 병원에 가서 검사받고 진단서를 만들었는데

안되더라도 일단 참고로 가져가보라고 하셨다

공짜로 해주셨는데 돈 잘 버시나보다~ㅎㅎ

친한 사인데 간호사들 앞에서 내게 존댓말을 써야하나 말아야 하나

어정쩡해 하시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다.

다리에도 아킬레스 아래 인대가 3개나 끊어졌는데 MRI상에도

나오지 않으니 진단서가 별 효력이 없다싶어 그건 포기했다.

하악도 면제 받을 정도는 아니라는데 일단은 불편하니

진단서를 끊었다.

두개나 끊어왔다고 미워하면 어쩌나 싶은 게 되려 걱정이다.

잡화 014.jpg

딸은 아들들이 무섭단다.

나도 무서운 건 마찬가지다.

같이 지내던 형들도 무서워한단다.

까칠한 성격이다보니 자연 주위에서 그렇게 느끼나보다.

그래도 내가 볼 땐 너무 귀여운데…순수하고.

‘개’복숭아가 뭐냐고 딸이 물어서 ‘개’라는 접두사인데

변종에 붙는 말이라고 설명을 해줬더니 요즘 아이들은

‘엄청난’ ‘많은”큰’ 이런 뜻으로 ‘개’라는 말을 많이 쓴단다.

헌데 딸이 이 말을 한 번 썼다가 아들들에게 혼이 났다며

다시는 그 말을 안쓸 것 같단다.

엄마인 내가 봐도 그건 듣기 싫은 말일 수 있다고 했더니

무서워서 아들들 앞에서 유행어를 못쓰겠단다.

아들들이 좀 그런 편이다.

고지식하고 벗어나는 꼴을 못본다.

시간 약속 조금만 어겨도 난리가 난다.

난 잘 늦는 편인데 아들과 한 약속은 칼이다.

잡화 007.jpg

정확하게 5시 30분 뻐꾸기 소리에 잠이 깼다.

뉴욕에 살 때 아들은 아침마다 5시만 되면 새한마리가

날아와 늘 창문 위의 작은 창을 콕콕..쪼아서 잠이 깨곤 했단다.

그 새는 무슨 새였을까?

엄마를 부탁해-에도 새가 엄마역할이 아닌가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새는 어떤 연유로 아들의 창에 아침마다 와서 깨웠을까?

보은하는 동물들이 심심찮게 거론되는데 그것도 아니고…

우리 아이들은 아침형 인간이고 나도 마찬가지다.

친구 중에 밤에 2-3시에 자고 아침에 11시가 넘도록 못일어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늘 아프다라는 말을 달고 산다.

병원에 가서 같이 검진을 했는데 결과는 아무 이상이 없다.

내 보기에 그 친구는 생활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지않고는 그 아픈 듯한 기분을 고치기 힘들 것이다.

그 집은 엄마가 그러니 아이들도 모두 늘 자고있다.

대낮에도 저녁에도..그리고는 새벽 3-4시까지 깨어있다.

뭘하느냐..주로TV마칠 때까지 지키느라 그러는 모양이다.

내 경우는 늘 6시에 일어나다가 리듬이 한 번 깨지면 피곤하다.

잡화 006.jpg

8 Comments

  1. 김술

    2011년 6월 21일 at 2:39 오전

    사진이 달맞이꽃인가요?
    앵두는 아파트 현관 옆에도 피었던데…
    벌써 넝쿨장미들의 색이 바래가는군요.
    뭔 유월이 이리도 더운지,
    너무 오지랖 넓게 휘젓고 다니지 마시고
    건강도 챙겨가며 다니세요.   

  2. Lisa♡

    2011년 6월 21일 at 11:16 오전

    술님.

    달맞이 꽃입니다.

    앵두 지금 철이니 따세요..
    부끄러워하시지마시고요.
    넝쿨장미가 벌써..아닌데 우리동네는
    아직 괜찮은데..
    넝쿨말구요…그냥 커다란 장미를 벽을
    따라 주욱 심은지 꽤됐는데 올해도 정말
    화려하게 피었어요.
    오지랍요?
    바빠죽겠어요…ㅎㅎ   

  3. 밤과꿈

    2011년 6월 21일 at 11:30 오전

    오지랍 => 오지랖
    산천에 지천으로 널린 것이 달맞이꽃인데 처음 보신다니요???
    정말 의외입니다~   

  4. Lisa♡

    2011년 6월 21일 at 11:55 오전

    그게 피나물꽃 아닌가요?

    저는 달맞이꽃이 처음이거든요.

    글쿤요…오지랖.   

  5. 김삿갓

    2011년 6월 21일 at 7:44 오후

    모종이나 꺽꽃이 할떄는 너무 강렬한 햇빛이 안들게 천이나 스크린으로…
    (아 우산도 좋겠네) 한동안 가려 주어야 합니다. 흙도 너무 진흙도 안되고
    너무 물이 빨리 빠져도 안되고 적당한 선으로….

    전 달맞이 꼿 과 미류나무는 책에서만 듯던 이름이고 한번도 본 기회가 없었는데
    아 항 저게 달맞이 꼿이구나. 감사 합네다. 좋은 시간 되세유~~ ^_________^    

  6. Lisa♡

    2011년 6월 21일 at 10:25 오후

    삿갓님.

    약간 그늘에 심었는데
    3일이 지났는데 아직 고개를
    꺽고 있답니다.
    아…아무래도 실패일 확률이 큽니다.   

  7. shlee

    2011년 6월 22일 at 1:50 오전

    병역~
    아들둔 엄마의 숙제….
    보내야하는데
    차마 보내기가 …
    최근 군대 뇌수막염이 퍼지고
    군대 군의관이 절대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니
    남의 일같지 않았어요.   

  8. Lisa♡

    2011년 6월 22일 at 8:57 오전

    쉬리님.

    사실 고민입니다.
    보내야하나 말아야 하나..
    보내고 싶지 않은데
    적당히 고생은 좀 시키고 싶고
    이래저래 생각을 좀 해봐야겠어요.
    시간낭비인 것도 같고…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