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짐을 싸면서 남은 돈을 내게 준다.
일주일 먼저 미국으로 날아간 큰놈은 제법 많은
돈을 쥐어주고 떠났고 둘째는 6만원이 좀 넘는 돈을
내게 준다.
딸은?
3일전 3권의 책을 읽고 15만원을 받아가더니 오늘 달랑
10000원과 100원을 준다.
성격을 말해주는 부분인데 딸은 그저 돈이 있으면
다 써버리고 늘 모자라는 아이다.
하긴 나도 그랬으니 뭐 야단칠 마음은 없다.
그래도 부수입이 짭짤하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엄마.
콜라와 카라멜 팝콘을 들고 ‘최종병기 활’이라는 영화를
보려고 자리를 잡고 앉아 바삭바삭 팝콘을 먹기 시작하는데
스크린에 뱃살, 허벅지..하면서 누런 지방 덩어리 흡입병원
선전이 나오는 게 아닌가.
갑자기 입맛이 뚝 떨어지면서 내 다시는 이 팝콘이나 콜라를
먹지 않으리라 싶은 게 팝콘인지 무슨 종인지 맛이 구분이 안된다.
입맛에 대한 정리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다.
자리가 없어서 나만 앞에 앉고 뒷자리에 아들과 아비를 앉히고
옆을 보니 혼자 온 여성이다.
그 여자..혼자서 중얼거리면서 영화를 보더니 급기야는 큰소리로
전화까지 5초 정도받는다.
딸은 안본 영화가 거의 없는지라 하는 수 없이 혼자 너무나
재미없다는 공포영화를 보고 우리를 기다리려야만 했다.
딸과 같은 영화를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번 벌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려가리라 다짐을 했다.
그런데 날을 잡고보니 바로 아이들이 가기 전 날이다.
하는 수없이 또 가질 못했다.
엄마, 아빠…죄송해요.
언니 꿈에 아버지가 나타나 주변의 나무들을 다 베는 꿈을
꾼 후라 오늘 가서 할아버지와 아버지 주변의 나무들을 죄다
베어버렸다고 한다.
묘소 주변에 나무가 너무 많은 것도 안좋다고 한다.
그러잖아도 늘 그 나무들이 걸렸노라고 언니는 말한다.
나무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하나하나 예를 따지자면 그런 것도 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해야할지도
모를 일이지만 우리집은 그다지 장묘문화나 제사관습 같은
부분에는 자유롭다.
추석이 가까와지는데 남편과 나는 갈 곳이 없다.
우리끼리 제사를 지내고 나면 그 다음이 없다.
이번에는 그냥 조용한 곳으로 떠나고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소셜커머스로 알아봐도 추석연휴여행경비는
전부 터무니없이 비싸기만 하다.
하긴 대목이니 여행사측에서도 이럴 때 돈을 벌어야지
언제버나 싶을 게고, 언뜻 눈에 띄는 가격을 쳐서 자세히
보면 결국은 낼 돈 다 내고 가는 여행이다.
그래서 못가고 저래서 못가고 갈 곳도 오라는 곳도 없다.
나는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라도 들리는 곳으로 가서
아무 잡념없이 푹 자고 책이나 읽고, 또 자고 그러다
오고픈데 잘 될지 모르겠다.
아무도 가지않는 곳을점찍어 두긴 했는데 글쎄—-나무아미타불.
오를리
2011년 8월 28일 at 5:46 오후
내 품에 있을때의 자식들이 대견하고
예쁘고, 사랑스럽 습니다….
올 추석은 어떤일이 있어도 특별한 일이
없는한 부모님 차려를 올리고…
하와이에 부모님 묘소가 있어도 성묘는
그저 꿈못꾸고 가을을 맞이하게 생겼습니다…
더위에 건강챙기시고~~~
김삿갓
2011년 8월 28일 at 10:10 오후
추석이 언제죠? 아이들 가고 나면 집도 조용 할텐데 오랜만에
부부님 두분이서 못다 핀 꽃송이 피우리라 같은 노래도 좀 하시며.
같이 놀면 좋치 안을까요? ㅋ
좋은 시간 되세유!!! ^________^ 구우벅!
벤자민
2011년 8월 28일 at 10:39 오후
아~~~추석이오는군요
그런거올때마다 서글퍼집니다
요즘 중국슈퍼앞에 산더미처럼쌓여잇는
월병을보고도 별생각없이 지나쳤는데
그런게닥아오고있었군요
이제애들이 다 미국으로돌아가 적적하시겟읍니다
우리어릴적에는
한가정두자녀하는 무슨캠페인이잇엇던것같은데
요즘은 한가정한자녀이상 해외유학보내기가
한국의 대세인거같읍니다^^
내조카들도 전세계적으로 태평양으로 대서양으로 인도양으로
아주 골고루 유학나가잇읍니다^^
그래서 우리집안은 앞으로
아마작은 U.N 을하나만들지않을까싶네요
누나가말합니다
앞으로 우리집안에는 통하지않는 언어가없을거라고 ㅎㅎ
그런데과연 앞으로 본전을뽑을수있을지도..
TRUDY
2011년 8월 28일 at 11:24 오후
꿈 깨시요.. 리사 아지매~~
아무도 안가는 곳이 이 세상 어디메 있겠시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리 생각할껄요. 후후
김술
2011년 8월 29일 at 12:11 오전
이제 세 쌍동이가 떠나고,
집에 적막(?)이 오는건가요?
그럴리가 없겠지…
천하의 슈퍼초울트라캡숑빠떼리 외계인 아지맨데.ㅋㅋ
저도 일요일 저녁에 ‘최종병기 활’ 보았습니다.
나름 긴박감있게 재미있더군요.
웬일로 큰 놈이 예매했다고, 보라해서
마님이랑 공짜 영화 함 봤슴다.
나를 찾으며...
2011년 8월 29일 at 2:57 오전
아우~ 리사님~
잠시 동안 부비부비하시던 자제분들
다아 떠나시면 잠시 적적해지시면 어떡하나요?ㅎ
김술님 말씀따나 천하의 슈퍼초울트라캡숑빠떼리 외계인 아지매라서
금방 떨치시리라 믿어요.
구엔히~ 이런 말이 그런 분위기를 더 조장하는 건가?ㅎㅎ
암튼 걱정스런 맘에…
와~이럴 땐 많은 이웃들이 도움이 될 수도 있는거구나아!!!!
Hansa
2011년 8월 29일 at 3:38 오전
아이들 키우는 마음에 공감합니다.
부모님 살아계실 적에 잘했어야 하는디..
돌아가시니 그저 잘못한 것만 마음에 남습니다.
Lisa♡
2011년 8월 29일 at 4:15 오전
오를리님.
이번 여름 텍사스 고생 쫌 하셨지요?
하와이에 부모님 산소가 있다니 낭만적으로
들리지만 가기는 쉽지 않겠군요.
그래도 나이가 드셨어도 그렇게 부모님을 그리워
하시니 정말 효자세요.
샌 안토니오 체이스 뱅크에서 뭐가 날아와서
잠깐이나마 오를리님 생각했네요…ㅎㅎ
Lisa♡
2011년 8월 29일 at 4:17 오전
삿갓님.
요새 남편과는 무언이 대화입니다.
그다지 나눌 얘기가 없어요.
우리가 문학을 논하기도 글코
시사교냥을 토론하기도 글코
참….난감합니다.
말없음이 말하는 거랍니다.
아이들 이야기나 가족이야기 외에는
글쎄–못다핀 꽃 한송이가 있을랑가
모르겠어요.
Lisa♡
2011년 8월 29일 at 4:19 오전
맞아요—벤자민님.
요즘은 모이면 각나라 말이 다 될 정도입니다.
아이들 주변에는 모로코에서 온 형을 비롯
페루에서 온 친구, 각 나라에 우리 교민들이
없는 곳이 없더라구요.
유럽에서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기본 4개국어를 하니
그들과 대화하면 못할 언어가 없겠어요.
그래도 더 내보내고 능력이 닿는 한 많이 돌아다녀야
이득이 더 많을 겁니다.
아무래도 경험을 쌓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고봐요.
Lisa♡
2011년 8월 29일 at 4:19 오전
트루디님.
있어요.
발견했어요.
갔다와서 말씀 드릴께요.
근데 아무나 가는 곳은 아니라서
아마도 조용할 겁니다.
Lisa♡
2011년 8월 29일 at 4:20 오전
술님.
초강력 울트라 캡숑 밧데리 나갔습니다.
이제 좀 쉬려구요.
그게 잘 될런지 모르지만.
이미 울릉도 노래를 부르고 곰배령 노래를 부릅니다.
근데 활요—-박해일 눈 한 번 성깔 드럽게 보이던 걸요.
Lisa♡
2011년 8월 29일 at 4:21 오전
나찾님.
공항 다녀오는 길입니다.
시원섭섭하네요.
멋들을 어찌나 내는지 드러워서..
핸드캐리는 하지 않으려고 해서
나 참……으그~~~그래도 섭섭!!!
Lisa♡
2011년 8월 29일 at 4:22 오전
한사님.
양가 부모님이 다 안계시니 추석 명절에는
그저 서운한 게 뭔가가 빠진 느낌이랍니다.
이번 추석은 조용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구요.
김진아
2011년 8월 29일 at 6:06 오전
돈을 돌려주는 것에서 웃음이 ….
성격 나오죠. 전부 다는 아니래두요.ㅎㅎ
저희 애들 심부름 값 모아서 사용하는 모습 생각나서 웃었습니다.
조용한 곳에서 ..쉬고 오세요.
^^
Lisa♡
2011년 8월 29일 at 6:08 오전
진아님.
심부름값을 모아서 사용하는 거 어릴 때
하던 거지요.
어제는 시누이가 거금을 아이들 용돈으로
준다기에 제가 킾한다고 우름짱을 놓았지요.
거기에 별 대꾸도 없더군요.
가끔 그런 일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화창
2011년 8월 29일 at 12:21 오후
우린 작은 아버남 살아계실 때까지 제사와 설날, 추석 차례를 지낼겁니다.
그 이후에는 명절에 여행을 다니려고 합니다.
Lisa♡
2011년 8월 29일 at 3:53 오후
화창님.
그래도 되겠어요?
저희는 남편이 도저히 그런 게 안통하는 사람이지요.
그렇다고 너무 근엄하지도 않지만.
강정애
2011년 8월 30일 at 6:18 오전
리사님!
아이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쓸쓸한 갯벌
적막감과 피로감만 ㅡ
울트라 빳데리가 나갈 만도 하지요
리사님!
그러잖아도
어디 조용한 데 가서
먹고자고 먹고자고 하고 만 싶다
책도 읽고 기도도 많이 하고 싶다는
메일을 친구에게 보낸 참이랍니다
너나 없이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한 시간인 가 봅니다
마침 조용한 곳을 찾아 내셨다니
그거 다행이네요
저처럼 곱게 들국화가깔린
오솔길 저편에?
리사님의 천국을 숨겨둔 건 가요?
벌써 들국화가 저리도
곱게 피었을 리는 없고ㅡ
좋은 휴식되세요
Lisa♡
2011년 8월 30일 at 2:43 오후
정애님.
찾아보면 있을 겁니다.
저는 일단 비스무리한 곳을
찾기는 했는데 가봐야 어느 정도인지
알 것 같습니다.
산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나중에 알려드릴까요?
코스모스는 피었더라구요.